그대 나의 봄날
박진희 지음 / 워커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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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오신 분들의 책을 수없이 읽은 것처럼 아프리카에 다녀온 사람들의 책도 차 많이 읽어왔었다. 그들이 그토록 열광한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아니, 사실 열광했다. 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는 것 같다. 따뜻하고 뜨겁다의 중간 정도가 맞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아프리카를 다녀온 사람들은 또다시 그곳에 가기를 열망했다. 한번도 가보지 못한 아프리카를 나도 언젠가 가보고 싶다. 라는 생각은 수없이 많은 그들이 쓴 찬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덥고, 지저분하고, 가난한 나라를 나도 다녀온다면, 또 가보고 싶어질까? 아직은 모르겠다.

동아프리카 케냐의 수도인 나이로비에서 한시간 정도 차로 이동한 후 키자베로 가면 마이마히유 라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작은 마을에 한국인 선교사가 운영하는 초등학교와 고아원이 있었다. 2009년의 여름 석달동안을 30대인 4명의 여자들이 그곳엘 가기 위해 아프리카로 떠났다.

조이홈스의 아이들. 그녀들에게 그곳의 아이들은 그 유명한 킬리만자로와 세렌게티도 포기하게 만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들은 그 무엇보다도 더 소중했고 그들과 이별할때는 펑펑 눈물을 쏟아내야만 했다. 커다란 눈망울에, 언제든 반갑게 맞아주는 아이들.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아이들과는 사뭇 다르다. 한국에서는 아주 사소한 것들이 아프리카에서는 너무도 소중하고, 인기많은 것이 되어버린다는 사실이 아프게 다가온다.

우리나라의 '빨리,빨리' 를 이해할수 없는 아프리카인들의 성격. 그들에게는 여유로움이 묻어나고, 그냥 천천히가 몸에 베어 있는 것 같다. 길에서 버리는 몇시간의 시간도 당연한듯 받아들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 그래서 그 여유로움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언제쯤 아프리카에 가볼수 있을까? 사실은 가기에 앞서 두려움이 앞선것도 사실이다. 무사히 다녀올수 있을까? 라는 용기없는 내 모습이 자꾸 움츠러드는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쓴 용기있는 글에 가보고 싶다. 라는 마음만 내비치는게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조그만 열정들이 모여, 언젠간 나도 그곳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있을거라 믿어본다. 그리고... 아프리카에 출판사를 내서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많은 동화책을 읽게 해주고 싶다는 이 책을 낸 박진희 작가의 꿈이 언젠가는 이뤄지길 빌어본다. 그리고 그녀는 언젠가 조이홈스에 다시 가서 그 반짝반짝 빛나는 눈망울의 다 큰 아이들을 만나볼수 있겠지? 언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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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잊지 말아요 - 아들이 써내려간 1800일의 이별 노트
다비트 지베킹 지음, 이현경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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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엄마가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로 이 책은 시작된다. 저자 다비트 지베킹씨가 실제 자신의 어머니를 기록한 책으로 어머니가 치매를 겪기 시작한 때부터 투병의 기간 5년간을 담은 기록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책과 함께 영화도 제작하였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치매라는 병은 나에게 멀리 있는 병이라고만 생각해왔다. 치매의 발병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 있겠어. 라고 치부해왔었는데, 그것이 꽤나 심각한 것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내 일이 아니니 방관해왔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듦에 따라 치매라는 질병은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을만큼 많은 사람들이 걸리고 있고, 심각해 지고 있다. 나의 엄마도 이런 말씀을 하신적이 있으셨다. 치매에 걸리게 된다면.. 그게 가장 걱정이라고.

정치와 경제를 논하며 신랄한 독설을 내뱉고, 재치있고 박식한 여인이었던 한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과 가족들을 몰라보게 되었고, 방향 감각을 상실하게 되며, 음식물 섭취가 어렵게 되었다. 조금씩 조금씩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한 지베킹의 어머니는 결국 치매라는 병명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던 초기에는 가족들이 치매라고 생각했었지만 병원에서는 그녀에게 치매가 아니라고만 했고, 어머니가 심각해지고 나서야 치매라는 병명을 안겨주었다.

그녀가 조금씩 기억을 잃기 시작하고, 뭔가를 하는 것이 어려워지기 시작하면서 가족들은 그녀의 가장 가까운곳에서 어머니를 보호하게 된다. 사실 책에서도 한명의 의사가 가족들에게 말하기도 했지만, 가정에서 한 사람이 이렇게 병에 걸리게 된 후 끝까지 돌보는 것이 참 어려운데, 지베킹과 그의 가족들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으며, 작은 처치에도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것은 병원보다는 가족. 그리고 집을 우선시 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우리는 얼마나 병원. 의사에 의존하는지? 어머니의 마지막을 집에서 보내게 했을때 그 따뜻함이 나에게 까지 느껴져서 눈물나도록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어머니가 치매를 겪고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기간동안 아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1800일간의 이별일기이지만, 감동적인것은 뒤로하고, 이 책은 치매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가족으로 두신 분들이 읽으면 참 많은 위로와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었다. 그리고 치매에 대한 질병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 플러스가 될 것 같다. 그래서 그분들께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이다. 아울러 이 작가분의 어머니를 찍었다는 그 영화도 기회가 된다면 찾아서 꼭 보고 싶다. 그녀의 마지막의 마르고 아픈 모습이지만 아름다웠다는 그 모습을 영상으로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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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잔의 칵테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이덴슬리벨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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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소중한 것일수록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야 하거든. 그래야 상대의 마음 깊숙이, 정확하게 전달되니까.-37쪽

인생을 살면서 중요한 것은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가 아니라, 일어난 일에 대해 내가 무엇을 하느냐 아니겠어? 어차피 일어난 일은 그대로 받아들여야 해. 과거는 바꿀 수 없으니까. 하지만 말이야. 일어난 일을 기회로 삼을 수는 있어. 위기는 기회야.-104쪽

네가 살 수 있는 건 지금 이 순간뿐이야. 과거와 미래를 염려하는 건 다 쓸데없는 짓이지.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과거를 슬퍼하면 모처럼 살고 있는 '지금'이 불행해질 뿐이야.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불안해할 필요도 없어. 소중한 '지금'을 하찮은 것으로 만들면 안 되겠지? 괴로운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의 불안도 모두 잊고, 지금 이 순간만을 음미하며 살자. 그게 바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비결'이란다-2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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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잔의 칵테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이덴슬리벨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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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혼자서 살아간다는 것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그런 의미가 아닐까. 나의 부족한 점을 상대방이 채워주고, 상처난 곳을 아물게 해주는. 서로가 있어서 더 행복한 세상. 물론 그 반대가 될수도 있는 것이 세상이겠지만... 말이다. 이 책은 따뜻한 것들 투성이다. 혼자서 살아가는 것보다, 혼자서 모든 것을 감내하는 것보다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따뜻한지 보여주는 책이다.

책의 표지에 칵테일 잔에 걸쳐서 앉아 있는 근육질 남자의 '으쌰~' 두손을 번쩍 올리는 사내가 보이는데, 그는 스낵 Bar 히바리를 운영하는 곤마마 라고 한다. 2미터 거구이며 게이인 이 사장님은 칵테일바를 찾는 사람들의 상처를 쓰다듬고 들어주는 일을 하고 있다. 물론 그에게도 상처는 있다. 그의 상처도 다른 사람들의 상처를 보듬어 주면서 치유하게 된다. 나도 곤마마의 지하가게를 찾아가 따뜻하지만 강렬한 칵테일 한잔을 그에게 주문해 보고 싶어졌다.

40대 가장인 혼다 소이치씨는 매일매일의 삶이 그냥 그저 그렇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과 아내가 있기에, 직장생활에서 아무리 힘겨워도 퇴근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은 행복했다. 그러나 사춘기 딸아이는 아빠를 무시하기 시작하고, 대학교에 가는 것 대신 프랑스 유학을 떠나겠다고 한다. 혼다 씨는 헬스장을 다니기로 결심한다. 딸 아야카가 텔레비전을 보면서, 아이돌 아이들의 몸매에 극찬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곳 헬스장에서 만나게 되는 곤마마와 여러명의 사람들. 그의 평범하고 무던했던 삶도 조금은 활기가 돋기 시작한다.

40대 가장인 혼다씨. 딸을 먼저 보낸 치과의사 선생님 센세. 관고대리점 사장인 샤초. 현역고교생 슌군. 인기절정의 만화가인 25살의 섹시미녀 미레씨. 히바리 Bar에서 바텐더로 일하고 있는 카오리.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칵테일 바의 사장인 곤마마씨. 이들 여섯명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들은 각자의 상처를 Bar에서 털어놓고, 칵테일 한잔을 마시며 곤마마와 대화를 하기도 하고, 또 다른 헬스 손님들과 어울리며 원만하게 풀어나가는 이야기다.

책 속에서 일본 Bar 분위기를 만끽 할 수 있다. 웬지 우리 나라에서는 느껴보지 못할 그런 분위기. 곤마마 씨의. 현재를 즐기는 것이 최고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화려한 색감의 칵테일 한잔과 함께.. 책은 읽기에 전혀 지루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미스테리 소설처럼 빠져드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따뜻한 그 무엇으로부터 감싸이듯, 편안하고 행복하게 읽은 책이니, 추천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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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과 조선건국사 - 드라마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고려멸망과 조선 건국에 관한 얽히고설킨 흥미진진한 이야기
조열태 지음 / 이북이십사(ebook24)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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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3년 이성계와 정도전의 만남이 시작된다. 드라마 '정도전' 1회에서 정도전이 이성계를 찾아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꽤나 인상적이다. 드라마에서는 정도전보다 이성계의 모습이 더 부각된다. 이 두사람의 만남 9년후 왕씨 고려는 마감하게 되는데.. 드라마에서 첫회에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데 반해 여기 책 에 정도전의 출연은 중반 이후에서야 등장한다. 그 이전까지는 공민왕. 그리고 우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최근에 '정도전' 관련 책도 많이 쏟아져 나오고 드라마도 그렇다. 요즘 방영되고 있는 '정도전' 드라마도 그렇지만, 요 몇일 새 보게 된 '신의'라는 드라마에서도 공민왕이 나오고 최영이 나온다. 그래서 인지 몰라도, 드라마랑 엮어서 이 책을 깨알같이 속속들이 읽으려 노력했다. 깊이 들어갈수록 인물들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중간중간 섞여 있는 고려사, 고려사절요, 동국통감의 문장들을 읽는 재미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나라 고려를 일부 사람들이 무너뜨리고(비정상적인 고려였기 때문에 무너뜨렸다고 왜곡함) 조선을 세움. 이라고 적혀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려의 역사는 고려를 무너뜨린 사람들이 써 놓은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적어 놓았다. 고려멸망과 조선건국을. 작가는 그렇지 아니한가? 작가 또한 작가의 시선으로 보고 이 책을 써내려가고 있다. 물론. 작가가 나라를 세운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이 책의 시선은 조금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역사속 사서들의 사실들에 의혹을 품으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이다. 사서를 이야기하며, 이상하다고 모순된 점들을 풀어나가고 그 후 필자가 새로 이야기를 쓰는 시나리오가 작동된다. 또한 그 이후는 독자의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책을 쉬이 읽어 내려갈 수가 없었다. 내 이야기도 시작해야 했으므로.

정치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참으로 더럽다. 배배꼬여있다. 백성을, 국민을 위한다고 하는 자들조차, 믿을수가 없다. 책에서, 백성들을 위한 애틋한 마음이 표현되어도 그 자가 정말로 그런 생각을 그때 가졌을까. 라는 의구심이 문득문득 일어난다. 그건 드라마를 봐도 마찬가지다. 왕이 삐뚫어졌어도 중신들이 제대로 왕을 보필했더라면, 우리의 역사속 왕들이 조금은 그렇게 엇나가지 않았을 텐데. 라는 생각도 해본다. 당신은 조선의 건국이 과연 정당한 것이었다고 생각하는지? 이 책을 읽노라면 그 물음을 두고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책의 저자는 책의 끝에 말한다. 만약 조선이 건국되지 않았다면, 세종과 한글을 탄생되었을까. 냐고..과연 우왕과 창왕이 그만했을까? 라고 되물으며 책은 끝을 맺는다. 그럴것도 같지만..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은 아무도 알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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