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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과 조선건국사 - 드라마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고려멸망과 조선 건국에 관한 얽히고설킨 흥미진진한 이야기
조열태 지음 / 이북이십사(ebook24) / 201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1383년 이성계와 정도전의 만남이 시작된다. 드라마 '정도전' 1회에서 정도전이 이성계를 찾아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꽤나 인상적이다. 드라마에서는 정도전보다 이성계의 모습이 더 부각된다. 이 두사람의 만남 9년후 왕씨 고려는 마감하게 되는데.. 드라마에서 첫회에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데 반해 여기 책 에 정도전의 출연은 중반 이후에서야 등장한다. 그 이전까지는 공민왕. 그리고 우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최근에 '정도전' 관련 책도 많이 쏟아져 나오고 드라마도 그렇다. 요즘 방영되고 있는 '정도전' 드라마도 그렇지만, 요 몇일 새 보게 된 '신의'라는 드라마에서도 공민왕이 나오고 최영이 나온다. 그래서 인지 몰라도, 드라마랑 엮어서 이 책을 깨알같이 속속들이 읽으려 노력했다. 깊이 들어갈수록 인물들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중간중간 섞여 있는 고려사, 고려사절요, 동국통감의 문장들을 읽는 재미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나라 고려를 일부 사람들이 무너뜨리고(비정상적인 고려였기 때문에 무너뜨렸다고 왜곡함) 조선을 세움. 이라고 적혀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려의 역사는 고려를 무너뜨린 사람들이 써 놓은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적어 놓았다. 고려멸망과 조선건국을. 작가는 그렇지 아니한가? 작가 또한 작가의 시선으로 보고 이 책을 써내려가고 있다. 물론. 작가가 나라를 세운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이 책의 시선은 조금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역사속 사서들의 사실들에 의혹을 품으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이다. 사서를 이야기하며, 이상하다고 모순된 점들을 풀어나가고 그 후 필자가 새로 이야기를 쓰는 시나리오가 작동된다. 또한 그 이후는 독자의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책을 쉬이 읽어 내려갈 수가 없었다. 내 이야기도 시작해야 했으므로.
정치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참으로 더럽다. 배배꼬여있다. 백성을, 국민을 위한다고 하는 자들조차, 믿을수가 없다. 책에서, 백성들을 위한 애틋한 마음이 표현되어도 그 자가 정말로 그런 생각을 그때 가졌을까. 라는 의구심이 문득문득 일어난다. 그건 드라마를 봐도 마찬가지다. 왕이 삐뚫어졌어도 중신들이 제대로 왕을 보필했더라면, 우리의 역사속 왕들이 조금은 그렇게 엇나가지 않았을 텐데. 라는 생각도 해본다. 당신은 조선의 건국이 과연 정당한 것이었다고 생각하는지? 이 책을 읽노라면 그 물음을 두고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책의 저자는 책의 끝에 말한다. 만약 조선이 건국되지 않았다면, 세종과 한글을 탄생되었을까. 냐고..과연 우왕과 창왕이 그만했을까? 라고 되물으며 책은 끝을 맺는다. 그럴것도 같지만..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은 아무도 알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