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지 않고 떠나기 - 직장인이 즐기는 현실적인 세계여행
김희영 지음 / 어문학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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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젊었을 때 다녀왔던 그 나라를 40여 년이 지난 지금, 당신 딸이 출장으로 왔다는 것을 아시면 얼마나 대견하게 생각하실까. 서울 못지않게 화려한 호찌민 시내의 모습을 직접 보면 깜짝 놀라실 거라고. 당신은 참전을 했고 나는 출장을 왔지만 우리는 외화를 번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까지, 이제는 내가 해 드릴 수 있는 이야기가 너무 많은데 나는 지금 혼잣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움이 밀려와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86쪽

만델라는 수십 년 수감되는 동안 두 번의 이혼을 거쳤고 80세가 되었을 때 세 번의 결혼을 했다. 김대중 대통령도 결혼을 두 번 했으나 이희호 여사와의 결혼 이후 옥중에서도 매일 서신을 교환할 정도로 부부간의 신뢰와 의리가 있었다. 말 그대로 세기적인 러브스토리였다. 예전에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감흥 없이 받아들였던 사실이 여행을 통해 새롭게 다가왔다-146쪽

때론 과감하게 선택하지 않음이 옳은 선택일 수도 있다. 나는 앉은 자리에서 엎드려 견딜 수밖에 없었지만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진정 가슴이 시키는 일이 있다면 그것을 따르는 것이 맞다. 하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는 것이 현실에 대한 불만족이나, 막연한 동경과 환상에 의한 결정은 아니어야 한다. 파랑새는 결국 집 앞마당 새장에 있으므로-3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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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잣거리의 목소리들 - 1900년, 여기 사람이 있다
이승원 지음 / 천년의상상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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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전 내가 현재 발 딛고 살고 있는 이곳에서 나와 같은 피를 가진 우리나라 선조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그들에게도 나처럼 사소한 일상들을 살아내고 있을 것이며, 큰 일들도 겪었을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삶을 살아가는 것은 똑같을 것이지만, 그때보다 좀 더 나은 세상을 살고 있는 내 모습이 그들에게 조금은 미안하기도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저자이신 이승원 작가님의 책을 이번에 처음 만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전작인 <세계로 떠난 조선의 지식인들> 이라는 책을 아주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대한제국 시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대한제국의 역사는 13년밖에 되지는 않지만, 그 기간은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라고 재촉하는 나라와 현재까지 이어온 것을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혼란이 상재해 있는 시대였다. 그 시절의 신문들은 거진 그런 내용이 주를 이룬다.

사실, 역사책이라고 봐도 무방할것 같았다. 대한제국에 초점을 맞춘 역사책. 그리고 이 역사책의 중간중간에는 그림들이 등장하는데, <대한민보> 이도영 화백의 시사만평에 담긴 그림과 글을 실었다. 재미있는 점은 신문의 기사들이 상당히 사소하고 개인적인 일들을 실었던 것이다. 그 중 기억나는 기사가 있었다.

"이제 그만 갈라섭시다" 라는 제목으로 시작해 아내가 자신의 이혼사유를 적은 기사를 낸다. 그 기사를 보고 남편이 흥분해 반박사유를 적은 기사를 다시 똑같은 신문에 내는 등. 개인적인 기사들에서 읽는 당사자는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다. 비록 그 시절 그 사람들에게는 웃고 넘길 일이 아니긴 하지만.

자유국가인 지금. 과거의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았던 우리나라의 처지를 읽는 순간. 울화가 치솓는다. 무능한 정치인들과(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오롯이 그 피해와 고통을 받았던 백성들의 사연들이 마음을 울린다. 대구에 사는 일본인이 개에게 물렸다고 해서 개 소탕 작전이 펼쳐졌다고 한다. 개를 기르는 사람은 개의 모양, 색깔, 종류 등을 자세히 기록해 경찰에 보고해야만 하는 의무가 있었다고 하는 기사. 한 일본인이 피해가 대한제국에 미친 폐해다.

그시절 사람들의 이야기는 백년 후 우리와 맞닿아 있지만, 먼 곳의 이야기처럼 동떨어져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내가 다른 시절을 생각한다고 해도, 현재에 살 수 밖에 없는 것처럼. 그들도 같았을 테니까. 그들도 그때의 시절을 열심히 살아내는 수밖에 없었을 뿐. 좀 더 많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적은 페이지의 책의 장수가 약간은 아쉽기도 했다. 시대별로 나뉘어 좀 더 많은 그들의 사소한 사건과 일들을 들어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나는 현재에 열심히 살아야 겠지. 살아야 되겠다고 다시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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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잣거리의 목소리들 - 1900년, 여기 사람이 있다
이승원 지음 / 천년의상상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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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시절 그 사람들이 살아낸 시대와 조우할 때마다 왼쪽 가슴 어디에선가 통증이 인다.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 가는 역사의 거대한 소용돌이를 견뎌내야 했던 평범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온몸이 저려온다. 그들에 대한 연민 때문이 아니다. 그들의 삶이 내가 살고 있는 오늘의 삶과 겹쳐지기 때문이다-4쪽

<독립신문> 발행을 담당한 사람들은 신문이 사사로운 개인의 의견이나 소식을 전하는 저잣거리 소식지나 '찌라시'가 아니라 공론을 보도하고 수렴하는 '공론장'이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당시 일반 사람들에게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경계는 희미햇다. 사정이 그러하니 자신이 사는 마을의 이야기를 신문 광고로 실어달라 했던 것이다. <독립신문> 편집진이 아무리 너무 번거롭고 쓸데없는 일이라 한들 독자들이 이를 곧이곧대로 믿고 따랐을 리 만무했다.-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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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카페의 노래
카슨 매컬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열림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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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오롯이 사랑한다는 그 마음은 무엇일까. 미스 어밀리어의 사랑에 가슴이 아파온다. 정상적인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누군가를 사랑했지만 그 사람으로부터 그 사랑을 되돌려 받지 못했을 때의 아픔은 얼마나 클까. 한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람과 사랑을 이루고 결혼까지 골인한 나는 미스 어밀리어의 고통을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 상처가 얼마나 클지 짐작조차 할수 없기에..

남부 조지아 주의 어느 작은 마을에는 고통스러운 사랑의 삼각관계가 시작된다. 이 중심에는 미스 어밀리어라고 하는 키 180센티미터에 사팔뜨기인 여성이 등장한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사료가게는 그녀를 부유하게 만들었고, 이 사료가게를 카페로 만들면서 그것이 일하고 퇴근하는 조용할것 밖에 없는 마을을 조금씩 변화의 길로 들어서게 만든다. 그 누구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은 그녀에게 가장 관심있는 일은 돈이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지 했었는데, 그녀의 첫 결혼은 마빈이라는 남자와 이루어졌다.

마빈은 어밀리어를 사랑해 결혼했지만, 어밀리어의 관심은 그에게 있지 않았다. 결혼해서 열흘만에 그녀에게 쫒겨나버렸고, 그의 전재산은 어밀리어의 차지가 된다. 그리고 그는 죄를 짓고 교도소로 가게 된다. 그리고 다시 조용해진 마을. 이 마을에 꼽추 라이먼이 등장한다. 첫 걸음은 위풍당당이 아닌 움츠러든 걸음이었다. 그는 어밀리어를 찾아와 자신이 그녀의 사촌뻘이라며, 말했고, 마을 사람들은 그녀가 코웃음치고 그를 내쫒을 거라 예상했지만, 그녀는 라이먼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사료가게를 카페로 만든다.

어밀리어는 꼽추 라이먼을 사랑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라이먼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을 당사자인 라이먼은 무시한다. 그리고 움츠러들었던 그의 첫 걸음은 자못 카페에서 위풍당당해진다. 하지만 라이먼 또한 자신의 헌신적인 사랑을 걸레짝보듯 쳐다보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마빈 메이시. 어밀리어의 전남편이 교도소에서 나와 다시 마을로 돌아오게 되면서 라이먼은 그를 사랑하게 되고. (그는 동성애자였나보다) 이를 지켜보는 어밀리어의 가슴은 더 찢어졌을 것이다.

라이먼은 마빈 메이시를 사랑하게 되면서부터 어밀리어와 같은 상처를 받게 되었지만 그는 진정으로 어밀리어의 마음을 알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된다. 사랑이 신비로운 이유는 서로 주고받는 상호적인 것이 아니라 혼자만의 것이라고 카슨 매컬러스는 말했다. 이 문장의 의미는 어밀리어가 보여준 사랑.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설명이 된다.

어밀리어의 사랑이 너무도 처절해서 역자는 이 책을 번역하는데 많인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나또한 읽는 내내 어밀리어의 사랑에 짠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으며,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수 없노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제 카페의 문을 닫고 오롯이 혼자서 지내는 그녀의 하루하루는 어떤 것일까. 생각만 해도 안타깝고 슬프고.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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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카페의 노래
카슨 매컬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열림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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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두 사람의 공동 경험이다. 그러나 여기서 공동 경험이라 함은 두 사람이 같은 경험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랑을 주는 사람과 사랑을 받는 사람이 있지만, 두 사람은 완전히 별개의 세계에 속한다. 사랑을 받는 사람은 사랑을 주는 사람의 마음속에 오랜 시간에 걸쳐 조용히 쌓여온 사랑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는 것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사랑을 주는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는 자신의 사랑이 고독한 것임을 영혼 깊숙이 느낀다-50쪽

우리들은 대부분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기를 원한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간단명료하게 말한다면, 사람들은 대부분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마음속으로 힘들고 불편하게 느낀다. 사랑받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두려워하고 증오하게 되는데, 충분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의 연인을 속속들이 파헤쳐 알려고 들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이는 아무리 고통을 수반할지라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가능한 한 모든 관계를 맺기를 갈망한다-52쪽

그러나 인간의 삶에는 아무런 값도 매겨져 있지 않다. 삶은 우리에게 공짜로 주어졌고, 값을 치르지 않고 얻어진 것이다. 그러면 삶의 가격은 얼마일까? 주위를 둘러보면, 때때로 삶이란 전혀 가치 없거나 만약 있다고 해도 아주 미미한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해도 내가 처한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영혼 깊숙한 곳에서부터 나 자신이 결국 가치 없는 인간이라는 자괴감이 밀려오지 않는가-104쪽

다른 사람과 한 번이라도 같이 살아보고 난 후에 다시 혼자가 된다는 것은 지독한 고문이다. 난롯불만 타고 있는 방에서 갑자기 시계의 똑딱거리는 소리가 멈출 때 느껴지는 정적과 텅 빈 집안에 너울거리는 그림자. 이런 혼자라는 공포와 마주하기보단 차라리 철천지 원수를 들이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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