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는 것이 능력이다
다카기 고지 지음, 장은주 옮김 / 가나출판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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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보자면 나는 회사생활에서 시키는 일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나의 업무를 시킨다면 자신의 일을 해내지 않고 떠맡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싫었고, 나에게 좀 버겁다 싶은 일조차도 가능하면 내 선에서 일을 다 마무리하려고 노력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래서 회사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나의 회사생활과 견주어 많은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과거 그 상사는 정말 시키는 것을 아주 잘하는 능력있는 분이셨구나. 그 사람은 시키는 것을 정말 잘 못했던 무작정 시키는 스타일의 사람이었구나. 그리고 나는 어떤 사람이었던가? 들을 말이다.

 

누군가에게 일을 잘 시키는 것이 능력이라고 나는 평소에도 생각해왔다. 나와는 반대로 나의 반쪽은 누군가에게 시키는 것을 잘하는 사람이다. 처음에는 그것이 왜 자기 일을 떠맡는가?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사람을 알면서 그 생각은 변해갔다. 일을 잘 시키는 것은. 잘 맡기는 것은 능력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 능력이 부러워졌다. 일을 시키는 것은 능력이지만, 그 일을 누군가에게 지시하거나 도움을 부탁하거나 등등에는 무작정이란 없었다. 앞뒤 봐가며 어떤 식으로 그 일을 지시하는가는 아주 중요하다.

 

시키는 것도 일을 맡길 사람을 봐가며 시켜야 한다. 그가 그 일에 적합한 사람인지. 책임감은 있는지. 그래야 일을 맡기는 위험도가 감수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편이 그 일을 받아들일때 기분 상하지 않게 잘 말하는 것도 시키는 사람의 능력에 해당된다. 즉 욕 안먹고 잘 시키는 방법이 그것이다. 대화화법에 대한 이야기도 이 책에 아주 잘 소개되어 있다. 사례를 들어서 적절하게 설명되어 있으니, 지루하지 않고, 너무도 공감가게 이해가는 책이었다.

 

직장 상사에게 일을 건네 받았을때, 무조건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에게 그 일이 차후에 도움이 될 일이라는 것을 잘 인지하고 그 업무를 잘 수행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깨알같이 잘 설명해 준다. 이 책은 회사 생활하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책이기에 꼭 한번 읽어보셨으면 한다. 일을 시키기에 고수가 되기. 그리고 그 일을 받아서 잘 수행해보기. 당신도 회사 생활을 좀 더 긍정적이고 수월하게 해보고 싶지 않은가?

 

 

 

회사라는 곳은 시킨 일을 제대로 처리할 줄 아는 직원을 생각보다 훨씬 높게 평가한다. 여기서 '회사는 스스로 일을 창출해내는 인재를 구하려 하지 않나?'라고 의아해하는 사람도 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그동안 수많은 회사의 인사 관련 담당자와 이야기하면서 내린 결론은, 공식적으로는 시킨 일을 처리하기보다 유연한 사고와 폭넓은 시야로 스스로 할 일을 찾아 실천하는 창조적인 인재를 구한다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대외적으로 하는 말일 뿐이었다. (p.23)

 

비즈니스 세계에는 흔히 '2:6:2의 법칙'이 존재한다. 조직은 20%의 우수한 사람, 60%의 보통사람, 20%의 열등한 사람으로 구성되어 우수한 20%의 사람이 80%를 이끌고 대부분의 수익을 낸다는 말이다. (p.98)

 

<인간관계론>을 쓴 작가이자 교사 데일 카네기도 "한 번도 해본적이 없는 일이라도 과감하게 전력을 다한다. 일을 하나씩 정복할 때마다 실력이 늘어간다."는 말을 남겼다. 무엇보다 일을 시키는 사람이 먼저 그렇게 믿는 것이 중요하다.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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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미나의 기적 - 잃어버린 아이
마틴 식스미스 지음, 원은주.이지영 옮김 / 미르북컴퍼니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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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밥을 먹으면서 티비에 '필로미나의 기적'이라는 영화가 소개되었다. 내가 현재 읽고 있는 책인데, 얼마나 반갑던지! 이 영화가 최근에 개봉된 것인가? 궁금증이 일어 검색을 해보니 영화는 올해 4월달에 이미 개봉된 영화였다. 어쨌거나 반가웠다. 꽤나 오래전에 받은 책인데, 이제서야 두툼한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수 있게 되었다. 조금은 책의 내용이 무겁고 아프게 다가와서 일까. 영화를 찾아볼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다. 영화까지 보게 된다면 더 마음이 시려올 것 같아서.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아일랜드의 그 비극적인 역사속 사건들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필로미나 리' 라는 한 여성의 기적같은 일이 끝내 이뤄졌구나. 라는 생각에 희망을 가지고 읽어 내려갔지만 마지막 결말은 나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다. 그것은 과연 기적이었을까? 그 만남이 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일까? 1950년대에 아일랜드에서 있었던 그 일들은 현재시점에도 무관하지 않은 일들이 아니다. 요즘도 수많은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버림받기 때문이다.

 

이 책은 1950년대 아일랜드에서 사생아를 낳은 수많은 어머니들의 운명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중에 '필로미나 리'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과 그녀의 아이 앤터리에 대한 아픈 이야기라고 해야 될 것 같다.

아일랜드에서는 유아를 매매하는 거래가 그 시대 활발했고, 특히 교회는 아이 어머니에게 이야기도 하지 않고 아이들을 미국으로 팔아 치웠다. 혼전임신한 여성들을 수녀원에 감금하고, 3년동안 일을 하게 했으며, 아이를 마음대로 볼 수 있게 할 수도 없었다. 그 중 '필로미나 리'가 있었다. 10대에 임신하고 아버지에 의해 그곳에 버려진 그녀는 아들 앤터리를 출산하게 되었지만, 아이의 법적 보호자로서 포기 각서에 사인을 하게 되고, 앤터리를 미국으로 입양 보내게 된다. 자신의 의사는 아무런 힘이 되질 못했다.

 

그녀는 아들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책은 아들 앤터리의 생애로 내내 진행된다. 그의 힘겨웠던 마지막 생애조차 평생 찾고자 노력했던 생모는 없었다. 그의 묘지앞에 필로미나가 섰을때는 이미 늦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는 이들의 이야기만이 아닐 것이었다. 책의 초점은 앤터리에게 집중되어 있었지만, 사실 나는 필로미나의 이야기가 더 궁금했었다. 책의 처음과 마지막에 그녀가 등장했는데, 중간 중간 그녀가 아이를 뺏기고 어떻게 살아갔는지도 중점적으로 다뤘다면 좀 더 집중하며 읽어 내려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앞으로 이런 비극적인 사건들은 그 어디에서건 사라지길 바래본다.

 

 

 

죽음은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다. 죽음은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 놓는다. 죽음은 살아 있는 사람들과 죽은 사람들을 바꾸어 놓는다. (p.184)

 

유아기의 경험이 우리의 남은 인생을 형성하니까. 아기들이 태어난 직후에 어머니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다는 거 아나? 사십 주 동안 자궁 안에 머문다는 건 이미 어머니와 자식 사이에 유대감이 꽤 형성된 상태라, 그런 어머니에게 버려진다는 것은 커다란 사건이야. 만약 자네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생모와 떨어졌다고 해도, 그 아이들의 의식 속에는 여전히 어느 정도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있고, 여전히 아이들에게 그 사실은 충격으로 남아 있을 수 있어.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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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와 드골 - 위대한 우정의 역사
알렉상드르 뒤발 스탈라 지음, 변광배.김웅권 옮김 / 연암서가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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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와 드골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두사람을 전혀 알고 있지 못했다고 우선 밝힌다. 한번쯤은 어디선가 들어는 봤던 인물이었는데, 관심이 없으니 그냥 듣고 한 귀로 흘겨 버렸던 것 같은데 말이다. 이 책은 2008년에 출간된 책을 최근에 와서 우리말로 번역해 출간한 책이다. 초반에는 두 사람에 대한 궁금증으로 어렵지 않게 집중해서 읽어 내려갔었는데, 초중반을 지나면서 조금은 어려운 정치 관련 내용들이 나와서 그런지 몰라도 나에겐 쉽게 쉽게 읽어 내기는 약간 버거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책을 다 읽어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천천히 읽자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씹고 또 씹으면 조금은 더 가까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여.

 

말로와 드골. 두 사람의 만남의 시작뿐만이 아니라 각자의 어린시절을 소개하고 이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사상을 가지고 정치권에 입문하고, 무엇들을 일궈냈는지 찬찬히 밝히고 있다. 각 단락을 나누어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교차방식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그들이 서로 만나기까지 이들은 살아온 방식은 달랐지만 그들이 바라고자 하는, 지향하고자 하는 것은 같은 지점에 있었다. 그랬기에 이 두 사람의 우정이 성립한 것이 아니었을까? 연인관계만이 스파클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과 같은 성향을 가진 동성의 사람들에게도 이것은 마찬가지로 존재한다.

 

1945~1968년에 활동한 온건 좌파들의 지식인들과 불화관계였던 이 두사람. 그리고 결국 1959년 프랑스의 대통령으로 당선된 드골은 말로를 문화부장관에 임명하였다. 종전 후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프랑스를 강대국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두사람의 살아온 길은 정확히 일치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우정의 역사는 영원히 기록으로 남겨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역사는 아니지만, 프랑스의 역사속 두 인물에 대해 그들이 살아온 길과 우정에 대해 알게 된 좋은 책이었다. 프랑스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아마 더 깊이 있게 읽어 볼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책장에 오래도록 함께 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은 다시 한번 더 관심있게 읽어 볼 생각이다. 책의 종이 책장의 손길 닿는 부분에 닳은 그 세월만큼 나의 머릿속에, 마음속에 쌓이는 그 무엇이 되길 바래본다.

 

 

 

샤를 드골과 앙드레 말로, 만일 그들이 그들 각자의 개성을 넘어 역사와 문학에 대한 심오한 지식을 갖지 못했더라면, 그들이 만나서 정립했던 것과 같은 심오한 지식을 갖지 못했더라면, 그들이 만나서 정립했던 것과 같은 인간관계를 맺지 못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인류의 정신 유산에 대한 취향과 감수성을 갖지 않은 뛰어난 책사는 없다. 알렉산더대왕의 성공에는 항상 아리스토텔레스가 있었다." 앙드레 말로와 샤를 드골의 어린 시절의 유일한 공통점은 책과 역사에 대한 동일한 열정이었다. 후일 그들은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었고, 서로를 존중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그들의 우정의 시작에 언어, 즉 문학과 역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p.48)

 

18세에서 20세 사이의 삶이란 가치를 구입하는 일종의 시장과 같다. 돈을 지불하고가 아니라 행동으로 말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시장에서 아무것도 구입하지 않는다.(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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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한 초대 -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의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이창기 옮김 / 하늘아래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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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에 쓴 에머슨 작가의 글이지만, 현재 어느 순간에 읽어도 충분히 마음에 와닿아서 울림을 만들어 내는 힘이 있는 글이었다. 현재 뿐만이 아니라 아주 먼 미래에도 그의 글은 빛이 나겠지. 그러고 보면 글의 힘은 참 대단한 것 같다. 마찬가지로 책의 힘도 그와 같다. 저자가 무심히 쓴 글이라는 것이 느껴지는데도, 그 글에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힘이 되는 무언가가 있다. 그것이 느껴진다. 그래서 읽는 내내 더 천천히 읽어 내려간 책이 아닐까 한다.

 

특히 이 책은 대학생들 또는 고등학생들이 읽는다면 꽤나 힘이 될 것 같다. 보편적이지만 누군가는 마냥 힘을 내야 한다는 글들이 아닌, 스스로 게으르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그 자신은 상당히 많은 일을 하고 있으니, 힘을 내라고 말해 준다. 게으르지만, 당신은 알게 모르게 많은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니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하는 글을 읽고 나는 많은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보편적이지만 또한 역설적이기도 하는 글. 이 책의 읽다보면 몇몇 글귀에서 멈쳐서 생각에 빠지게 만든다.

 

자신감, 경험, 보상, 자연, 정치, 역사, 초영혼, 그가 말하고자 하는 이 책의 소제목들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그라는 인물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더 소중한 책이 된것 같아 기쁘다. 모든 것을 아우르는 광대한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꼬집어 말할 수 있는 그의 신념이 우러러 보인다.

 

최근 7월달 초에 이사를 하는 바람에 한달에 열권 정도 읽던 책 읽기를 읽지 못하고 내내 이 한 권의 책으로 읽고 또 읽었다. 한달 내내. 그러면서 한 권의 책 속에서도 꽤나 많은 것들을 알게 되고 다시금 또 느낄 많은 것들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발견하였다. 그 사실들은 놀라웠다. 나의 책 읽기 열중이라는 그동안의 생각에 단 한권의 책을 계속 읽는 다는 것도 그에 버금간다는 것을 알게 해준 책이었다. 아주 오래전 한 사람의 정중한 초대를 받아 그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게 만든 다는 책. 그의 책이 오래오래 빛나길 바래본다.

 

 

우리는 살면서 스스로 자신을 게으르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런데 가만히 돌이켜보면 실제로는 많은 일들이 이루어졌으며, 우리가 벌인 일들이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들의 하루하루가 아무 보람도 없이 지나갔다고 생각되지만, 이른바 지혜나 시, 또는 미덕 같은 것들을 자신이 언제 어디서 얻게 되었는지를 따져보면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p.49)

 

삶이 고단하고 힘들다고 죽으려 하지 말라. 어깨에 진 짐이야말로 인간의 목표를 달성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짐을 벗어버리는 유일한 길은 목표를 달성시킨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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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정진우 지음 / 행복에너지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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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란 존재는 자식에게 사실 모든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어머니라는 존재는 말해서 그 무엇하랴. 어떤 말로도 다 담아내지 못하는 분이 아닐까. 나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임을 알면서 사랑한다는 한 마디 조차 못하고, 어디 좋은 곳에 함께 가지 못하고, 맛있는 것을 좀 더 많이 함께 먹어드리지 못한것을 우리는 후회한다. 돌아가시고 나서야 말이다. 또는 어떤 큰일을 계기로 후회하게 된다. 하지만 자식이라는 존재는 아무리 부모에게 효도한다고 해도, 그 큰 사랑보다 더 드리지 못하고, 또 더 잘해드리지 못함을 후회한다.

 

 

나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부모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어른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의 아이를 키워내고 사랑을 아이에게 쏟아붓는 그 과정을 거쳐야 어른이 되는 거라고. 그래서 나는 아직도 아이이다. 아이일뿐이다. 나에게 소중한 어머니라는 존재가 아직 곁에 있음을 너무도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효도하고 싶다는 마음 가득이지만, 나는 먼훗날 저자처럼 후회할 것이고, 가슴 아파할 것이다. 현재 좀더 잘해드리려고 노력하지만, 후회는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저자의 어머니께서는 101세에 돌아가셨다. 사실 그가 부러웠다. 오랫동안 어머니를 곁에 두었으니까. 나의 어머니도 제발 오래사시길 바란다. 자식의 곁에 오래오래 함께하길 바란다. 저자 정진우씨의 어머니는 101세로 돌아가시기 몇일 전만 해도 저자의 바짓가랑이에 붙어 있는 밥풀을 보시고 손톱으로 그 밥풀을 긁어내시고 웃으셨다고 한다. 그 모습을 회상하는 저자의 모습에 가슴이 아련해지고 만다. 부모에게 자식은 아무리 나이를 먹었어도, 어린아이에 불과한 것인가 보다.

 

 

정진우씨의 아버지는 어머니가 37세였던 31세에 돌아가셨다. 그리고 이후 어머니는 혼자되신 몸으로 형제들을 키워내셨고 밤낮으로 일하시며 손이 부르트실 정도였다. 나중에 편안한 생활을 하게 되었을때조차 쉬시는 일이 없으셨던 분이셨다고 한다. 정진우씨에게 어머니는 한시도 떨어져 있고 싶지 않은 그런 분이셨던 것 같다. 그도 어머니에게 효도를 많이 한 분이었지만, 후회를 하고 또 후회를 하신다. 그의 글에서 어머니에 대한 정이 얼마나 애틋했는지. 읽으면서 마음 깊이 와닿음을 느낀다. 가끔은 나의 어머니의 손을 쓰다듬어 드리자. 나를 키워주시느라 힘겨웠던 그 손을 보듬어 드리자. 가슴이 울컥 해올지도 모를 일이지만, 어머니는 행복해 하실 것이다.

 

 

어머니만큼 참는 일에 도사인 사람을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내게 '어머니'란 뜻을 풀이하라고 하면 "참는 데 세계 챔피언! 울면서 울음을 감추는 데 세계 챔피언! 가정을 위해 몸과 마음을 희생하는데 세계 챔피언!"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그러나 세계 챔피언인 어머니도 강철이 아니었을 터, 하루하루 고된 일과를 겨우 마치고 잠자리에 들 때마다 얼마나 온몸이 쑤시고 아프셨을까? 지금처럼 진통제가 있을리도 만무하고. 그때마다 눈물이 핑 돌고 나지막한 흐느낌으로 이어졌으리라. 힘이 들수록 고향 생각은 더 간절해지는 법이다. (p.51)

 

 

그런데 이상한 것은 내가 그 당시에 어머니가 열심히 일하시는 것을, 너무도 당연하게만 여기고 있었다는 점이다. 어머니의 건강을 걱정해 드린다든지, 우리를 위해 열심히 일하시니 참 감사하다든지 하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 나이가 어려 철이 없어서였거나, 호강에 넘쳐 고마움을 표현할 줄 몰랐던 것이다. 지금까지 무척 후회되는 일 중 하나이다.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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