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정진우 지음 / 행복에너지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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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란 존재는 자식에게 사실 모든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어머니라는 존재는 말해서 그 무엇하랴. 어떤 말로도 다 담아내지 못하는 분이 아닐까. 나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임을 알면서 사랑한다는 한 마디 조차 못하고, 어디 좋은 곳에 함께 가지 못하고, 맛있는 것을 좀 더 많이 함께 먹어드리지 못한것을 우리는 후회한다. 돌아가시고 나서야 말이다. 또는 어떤 큰일을 계기로 후회하게 된다. 하지만 자식이라는 존재는 아무리 부모에게 효도한다고 해도, 그 큰 사랑보다 더 드리지 못하고, 또 더 잘해드리지 못함을 후회한다.

 

 

나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부모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어른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의 아이를 키워내고 사랑을 아이에게 쏟아붓는 그 과정을 거쳐야 어른이 되는 거라고. 그래서 나는 아직도 아이이다. 아이일뿐이다. 나에게 소중한 어머니라는 존재가 아직 곁에 있음을 너무도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효도하고 싶다는 마음 가득이지만, 나는 먼훗날 저자처럼 후회할 것이고, 가슴 아파할 것이다. 현재 좀더 잘해드리려고 노력하지만, 후회는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저자의 어머니께서는 101세에 돌아가셨다. 사실 그가 부러웠다. 오랫동안 어머니를 곁에 두었으니까. 나의 어머니도 제발 오래사시길 바란다. 자식의 곁에 오래오래 함께하길 바란다. 저자 정진우씨의 어머니는 101세로 돌아가시기 몇일 전만 해도 저자의 바짓가랑이에 붙어 있는 밥풀을 보시고 손톱으로 그 밥풀을 긁어내시고 웃으셨다고 한다. 그 모습을 회상하는 저자의 모습에 가슴이 아련해지고 만다. 부모에게 자식은 아무리 나이를 먹었어도, 어린아이에 불과한 것인가 보다.

 

 

정진우씨의 아버지는 어머니가 37세였던 31세에 돌아가셨다. 그리고 이후 어머니는 혼자되신 몸으로 형제들을 키워내셨고 밤낮으로 일하시며 손이 부르트실 정도였다. 나중에 편안한 생활을 하게 되었을때조차 쉬시는 일이 없으셨던 분이셨다고 한다. 정진우씨에게 어머니는 한시도 떨어져 있고 싶지 않은 그런 분이셨던 것 같다. 그도 어머니에게 효도를 많이 한 분이었지만, 후회를 하고 또 후회를 하신다. 그의 글에서 어머니에 대한 정이 얼마나 애틋했는지. 읽으면서 마음 깊이 와닿음을 느낀다. 가끔은 나의 어머니의 손을 쓰다듬어 드리자. 나를 키워주시느라 힘겨웠던 그 손을 보듬어 드리자. 가슴이 울컥 해올지도 모를 일이지만, 어머니는 행복해 하실 것이다.

 

 

어머니만큼 참는 일에 도사인 사람을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내게 '어머니'란 뜻을 풀이하라고 하면 "참는 데 세계 챔피언! 울면서 울음을 감추는 데 세계 챔피언! 가정을 위해 몸과 마음을 희생하는데 세계 챔피언!"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그러나 세계 챔피언인 어머니도 강철이 아니었을 터, 하루하루 고된 일과를 겨우 마치고 잠자리에 들 때마다 얼마나 온몸이 쑤시고 아프셨을까? 지금처럼 진통제가 있을리도 만무하고. 그때마다 눈물이 핑 돌고 나지막한 흐느낌으로 이어졌으리라. 힘이 들수록 고향 생각은 더 간절해지는 법이다. (p.51)

 

 

그런데 이상한 것은 내가 그 당시에 어머니가 열심히 일하시는 것을, 너무도 당연하게만 여기고 있었다는 점이다. 어머니의 건강을 걱정해 드린다든지, 우리를 위해 열심히 일하시니 참 감사하다든지 하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 나이가 어려 철이 없어서였거나, 호강에 넘쳐 고마움을 표현할 줄 몰랐던 것이다. 지금까지 무척 후회되는 일 중 하나이다.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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