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미나의 기적 - 잃어버린 아이
마틴 식스미스 지음, 원은주.이지영 옮김 / 미르북컴퍼니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오늘 아침에 밥을 먹으면서 티비에 '필로미나의 기적'이라는 영화가 소개되었다. 내가 현재 읽고 있는 책인데, 얼마나 반갑던지! 이 영화가 최근에 개봉된 것인가? 궁금증이 일어 검색을 해보니 영화는 올해 4월달에 이미 개봉된 영화였다. 어쨌거나 반가웠다. 꽤나 오래전에 받은 책인데, 이제서야 두툼한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수 있게 되었다. 조금은 책의 내용이 무겁고 아프게 다가와서 일까. 영화를 찾아볼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다. 영화까지 보게 된다면 더 마음이 시려올 것 같아서.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아일랜드의 그 비극적인 역사속 사건들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필로미나 리' 라는 한 여성의 기적같은 일이 끝내 이뤄졌구나. 라는 생각에 희망을 가지고 읽어 내려갔지만 마지막 결말은 나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다. 그것은 과연 기적이었을까? 그 만남이 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일까? 1950년대에 아일랜드에서 있었던 그 일들은 현재시점에도 무관하지 않은 일들이 아니다. 요즘도 수많은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버림받기 때문이다.

 

이 책은 1950년대 아일랜드에서 사생아를 낳은 수많은 어머니들의 운명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중에 '필로미나 리'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과 그녀의 아이 앤터리에 대한 아픈 이야기라고 해야 될 것 같다.

아일랜드에서는 유아를 매매하는 거래가 그 시대 활발했고, 특히 교회는 아이 어머니에게 이야기도 하지 않고 아이들을 미국으로 팔아 치웠다. 혼전임신한 여성들을 수녀원에 감금하고, 3년동안 일을 하게 했으며, 아이를 마음대로 볼 수 있게 할 수도 없었다. 그 중 '필로미나 리'가 있었다. 10대에 임신하고 아버지에 의해 그곳에 버려진 그녀는 아들 앤터리를 출산하게 되었지만, 아이의 법적 보호자로서 포기 각서에 사인을 하게 되고, 앤터리를 미국으로 입양 보내게 된다. 자신의 의사는 아무런 힘이 되질 못했다.

 

그녀는 아들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책은 아들 앤터리의 생애로 내내 진행된다. 그의 힘겨웠던 마지막 생애조차 평생 찾고자 노력했던 생모는 없었다. 그의 묘지앞에 필로미나가 섰을때는 이미 늦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는 이들의 이야기만이 아닐 것이었다. 책의 초점은 앤터리에게 집중되어 있었지만, 사실 나는 필로미나의 이야기가 더 궁금했었다. 책의 처음과 마지막에 그녀가 등장했는데, 중간 중간 그녀가 아이를 뺏기고 어떻게 살아갔는지도 중점적으로 다뤘다면 좀 더 집중하며 읽어 내려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앞으로 이런 비극적인 사건들은 그 어디에서건 사라지길 바래본다.

 

 

 

죽음은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다. 죽음은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 놓는다. 죽음은 살아 있는 사람들과 죽은 사람들을 바꾸어 놓는다. (p.184)

 

유아기의 경험이 우리의 남은 인생을 형성하니까. 아기들이 태어난 직후에 어머니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다는 거 아나? 사십 주 동안 자궁 안에 머문다는 건 이미 어머니와 자식 사이에 유대감이 꽤 형성된 상태라, 그런 어머니에게 버려진다는 것은 커다란 사건이야. 만약 자네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생모와 떨어졌다고 해도, 그 아이들의 의식 속에는 여전히 어느 정도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있고, 여전히 아이들에게 그 사실은 충격으로 남아 있을 수 있어.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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