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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 미국 진보 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
조지 레이코프 지음, 유나영 옮김, 나익주 감수 / 와이즈베리 / 2015년 4월
평점 :

인지언어학의
창시자로 프레임 이론을 제시하며 10년전에 출간된 조지 레이코프 저자의 책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는 책이 10주년을
맞이하여 전면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여기서 잠깐, 어려운 듯한 언어 2개가 나와서 먼저 설명하고 건너가 본다.
'인지언어학'
이란?
- 인간
마음의 본질, 더 나아가 인간의 본질을 규명하기 위한 학제적 연구의 일환으로 '언어, 몸과 마음, 문화'의 상관성을 밝히려는 언어 이론이다.
언어를 아는 것이 무엇을 뜻하며, 언어가 어떻게 습득되며, 언어가 어떻게 사용되는가를 인지적으로 타당성있게 설명하는 데에 그 목적을
둔다.
'프레임'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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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이라는 뜻으로 여러 의미가 있으나, 언론보도와 관련해 많이 쓰이고 있다.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을 일컫는다.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 우리가 짜는 계획, 우리가 행동한 방식,
그리고 우리 행동이
좋고 나쁜 결과를 결정한다.
미국
진보세력의 전략 혁신을 촉구했다고 하는 저자는 자기 자신의 주도적인 프레임 없이 보수의 프레임만을 비판하고 반대하기에만 급급한 한국 정치에도 이
책이 무언가의 지침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말한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세요~' 라고 말하면 당신은 코끼리를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정치에 빗대어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상대편의 언어를 써서 상대의 프레임을 반박할 때, 그 프레임은 더욱 활성화되고, 나의 관점은
약화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반대급부의 언어가 아닌 자신드의 언어를 써서 신념을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정확한가? 고개가 끄덕여 지는가?
책의 목차를 동영상으로 훑어보고 가보자
언어를 골라서
사용하는 것은 과학이다. 라는 이 책의 주장에 사실 조금 놀랐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며 상대방에게 자신의 주장을 어필할 때 나의 언어가 그렇게
강력한 과학이 될줄은. 어떠한 프레임을 부정할 때에도 그 프레임은 활성화 된다는 것이 놀라웠다. 어쩌면 그것은 엄마들이 그거 하지마라~
하지마라~ 라고 수없이 말씀하실 때, 정말 그것이 하고 싶은 것과 같은 것이 아닐까? 진보와 보수의 문제들도 프레임의 각도에서 보면, 쉽게 풀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진보주의자들은 오로지 보수주의자들에게 방어만 하는 경향이 있지만, 저자는 수동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지 레이코프
작가의 10주년 전면개정판은 프레임 구성에 처음 입문하시는 분들에게 쉽게 읽힐 수 있는 책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어렵지는 않았고, 어려운
단어에 막혔을 때는 자꾸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랄까? 책을 읽을 때
'수동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라.' 라는 문장은 독서방법에도 적용해 봐도 좋을 듯싶다.
인지과학이
발견한 근본적인 사실 중 하나는 사람들이 프레임과 은유를 통해서 생각한다는 것이다. 프레임은 우리 뇌의 시냅스에 자리 잡고 있으며, 신경 회로의
형태로 물리적으로 존재한다. 만약 사실이 프레임에 부합하지 않으면, 프레임은 유지되고 사실은 무 시된다. "진실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것은 진보가 믿는 흔한 속설이다. 만약 바깥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실을 모두 대중의 눈앞에 보여주기만 한다면, 합리적인 사람들은 모두 올바른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p.219)
나는 정치의
인지적 측면을 이해하는 것이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의개념적 프레임 형성의 대부분이 무의식적이고 우리가 자신의 은유적 사고를
인지하지 못할 때 더욱 그렇다. 사람들은 나를 '인지적 운동가'라고 부르며 나도 이 딱지가 나한테 잘 들어맞는다고 생각한다. 교수로서 나는
정치의 언어적, 개념적 쟁점을 분석하되, 가능한 한 정확하게 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그 분석적 행동은 정치적 행동이다. 중요한 것은 자각이다.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똑똑히 알고 말할 수 있다면, 지금 벌어지는 일을 적어도 장기적으로는 바꿀 수 있다.
(p.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