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여자들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정유리 옮김 / 북하우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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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꽤나 많은 책을 쓴 작가임에도 처음 만나는 일본 작가이다. 기이한 색감의 표지와 그림이 내용도 그러할듯 보였던 책.

부잣집 아들인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밖으로 나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책을 좋아해서 하루종일 책을 읽는 것을 즐겨했다. 그러다가 서른을 넘어서부터는 시력이 점점 나빠지면서 그가 생각한 것이, 책속의 지어낸 이야기 보다 실제 사람들의 체험담이 듣고 싶어진 것이다. 그래서 이 남자는 바닷가 근처에 자신만의 별장을 지어, 바닷가가 보이는 방 창문 쪽에 쇼파를 배치해 두고 그곳에서 자신만의 시간들을 보낸다.

그가 생각해 낸 것은 이제는 더이상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래서 신문에 광고를 내서 제목의 이야기꾼 여자들을 모집한다. 여기서 모집이라는 말에서 좀 오해가 생길수가 있는데 이 여자들은 모집되어 이곳에 머물면서 이야기를 계속 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녀들이 체험한 기이한 이야기들을 단 한번 이 남자에게 들려주고 그걸로 끝이다.

그렇게 총 17명의 여자들이 이 곳으로 와 이 부잣집 남자에게 그녀들의 기이했던 체험들을 이야기 하고 간다. 그러니까 이 책에는 총 17편의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에 빼곡히 1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총 17편의 이야기들은 신기하다 싶은 기이한 이야기도 있고, 또 그리 신비하다고 말하기엔 고개를 갸웃할 정도의 이야기들이 섞여져 있다.

책에 싫증이 난 한 남자가 17명의 여자들에게서 기이한 체험을 듣는다는 설정은 참으로 좋았던것 같다. 특히나 이 남자는 그녀들이 이야기할때 바닷가가 보이는 창 아래 쇼파에 시종일관 누워서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빠져드는데, 꽤나 부러웠기도 했다. 다만 약간 아쉬웠던 점은 그런 괜찮았던 설정에도 총 17편의 단편들의 이야기가 조금은 약해서 아쉬었다. 좀 더 강하고 각각의 이야기들이 개성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 ^^

그래도.. 나름 괜찮게 읽었는데...

아.. 근데 편하게 여자들의 재미난 또는 신기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바닷가 마을 나의 집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다른 누군가로부터 아무런 응대도 하지 않으면서 그들의 신비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 남자가 꽤나 부러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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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만나 - 모든 중요한 일은 만나야 이루어진다
수잔 로앤 지음, 김무겸 옮김 / 지식노마드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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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단 만나' 라는 제목자체가 의미심장한 메세지를 전한다.

점점 컴퓨터가 나날이 발전해가고 있다. 그럼으로써 만나는 것보다 컴퓨터상에서 의견을 나누고, 또 자택근무를 하며, 하다못해 무엇을 사는 것도 인터넷쇼핑으로 집안에서 누군가를 만나지 않고 진행되는 일이 점점 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해도. 사람들을 만나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란 아무리 말해도 부족하지 않다.

인터넷과 디지털의 발달로 사람들은 점점 누군가를 만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며, 그들과의 대화는 더더욱 그렇다. 통계에 의하면 점점 그 부담감이 늘어가고 있다고 하는데, 그러하기에 이 책의 시사하는 바는 자못 중요하다.

'일단 만나' 만나면 상대와 눈을 마주치고 대화가 진행될것이다. 일반적으로 사회에 성공한 사람들의 대다수가 아니 거의 100%에 가깝게 대화를 잘이어나가고 대면접촉을 통한 인간관계에서 우위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 사람을 나의 대화로 이끌어 올 수 있는 능력. 그것은 본성적인 자질인가. 아니면 노력으로도 가능한 것인가?

나는 노력으로도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자 수전 로앤은 20년동안 백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육.검사를 한 후 이 책을 내놓았다고 하는데 그녀 자신은 또한 많은 회사로부터 강연요청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일단 만나서 무엇을 할것인가? 어떤 능력을 펴내서 대화를 이어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 이 책의 포인트이다.

처음 만나 대화를 이어갈 대 하는 수다를 스몰 토크라고 한다. 상대편을 모르는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어 나가는 것. 그 첫단계를 스몰토크라고 하는데. 이 용어를 처음 알았다. 대화를 하는 세가지 방법은 관찰하고 질문하고 드러낸다.

내가 알지 못했던 대화 속 많은 중요한 포인트 점들과 상대방과 대화를 하면서 생기는 많은 에피소드들을 담으면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진행해 나갔다. 자못 지루할수 있었던 이야기들을 전혀 그렇지 않게. 편하면서 집중력있게 읽어 나갔던 책이었다.

우리도 일단 만나서 이야기 해보자.
핸드폰. 인터넷을 통한 것이 아니라. 직접 만나서 말이다. 모든 중요한 일은 만나야 이루어진다는 저자의 말처럼 무조건 만나서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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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초대
윤미솔 지음 / 떠도는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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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나도 유체이탈이라든지. 죽은 뒤에는 영혼이 어디로 가는 것일까? 아니.. 영혼이 있기는 있는걸까? 라는 그런 류의 생각에 몰입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것에 약간의 불신을 가지고 있는 나는 영혼이라는 것이 있다고는 믿지만 사후 세계라던가 유체이탈은 믿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런 류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영혼에서부터 시작해. 꿈 이야기. 또 유체이탈관련이야기. 저자 자신의 이야기와 또 사랑과 부부사이의 싸움을 잘 이끌어 나가기 위해 하면 좋을 일들 까지.. 중심은 아무튼 영혼과 유체이탈 이야기이다. 그리고 죽음까지..

저자 윤미솔 이라는 분은. 자신이 유체이탈을 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할려고 마음을 가지면 할 수 있는- 그래서 유체이탈로(몸은 나두고 영혼이 빠져나오는것) 그 영혼이 자신의 본향까지 다녀오고, 또 돌아가신 아버지를 만나고, 자신이 키워왔지만 죽은 강아지를 만나기도 했다고.. 읽으면서도 반신반의하는 물음을 나 스스로도 던지게 만들었던 책이었다.

그리고.. 내가 불신했던 유체이탈과 사후세계에 대해 ' 아! 정말 있구나' 라는 생각보다는.. 그냥 의심이 들었다. 정말? 이런.. 의구심. 저자는 분명히 말하고 있었다. 자신은 확고히 그런 체험을 했노라고. 그리고 누구든.. 기도와 명상. 그리고 노력을 들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전생세계를 들여다 볼수도 있고,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들수 있노라고..

흠... 그런데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꼭 그런 기분이었다.
길을 가다가 한쪽 어깨에 긴 가방을 멘 남자분 또는 여자분이 다가와. "기에 대해 아십니까?" "생기에 관해 얼마만큼 아시나요?" 라는 말을 건네받은 뜻한 기분..
나는 아직도 불신하고 있는것이다...

부부싸움이든 뭐든 우리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일은 하지 말고 살아요. 당장 화가 나서 퍼붓고 나면 속이야 시원하겠지만, 상처받은 사람보다 상처를 준 우리 자신이 더 마음 아프잖아요. 나만 존중받고 나만 행복해야겠다는 게 아니라 나도 존중받고 행복해야 할 권리가 있다는 게 핵심이니까 그 목적만 달성하면 되지 상처까지 줄 이유는 없지요.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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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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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받은 책을 책상 곁에 고스란히 놓아 두고 읽기 만을 기다려온 책이었다. 아끼고 아껴두었던 책. 가끔 어떤 책들은 읽기 전에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책들이 있다. 바나나의 책들도 내게 그런 책들중의 하나이다. 이 책은 어떤 이야기로 또 한 가득 내게 다가올까. 기다리는 동안 몇번의 눈길에 그런 설레임이 담겨져 있다.

제목만 알았을뿐 전혀 어떤 이야기인지 알지 못했던 나는 초반에 몇장을 넘겨 읽으면서 아... 이 책도 혹시 바나나의 <불륜과 남미>의 이야기처럼 여행과 관련된 이야기인가... 싶었다. 그러나 공통점만이 있었을뿐. 달랐다. 두권의 책들 모두 여행지를 직접 여행한 후 썼다는 점과 책장의 제일 마지막에 바나나의 여행일정이 적혀 있었다는 점만이 공통점이다. 아.. 그리고 불륜을 다룬 점 또한... ^^ <불륜과 남미>에서는 아르헨티나를 여행한 후. <무지개>는 타히티섬을 여행한 후 여행지의 정경과 느낌을 담아놓는다.

하지만 <불륜과 남미>는 7편의 짧은 단편들이. <무지개>는 하나의 이야기로 되어 있다. 딱 하나만 고르라고 하면 고르지 못하겠을 두권의 책 모두를 좋아한다..

이야기는 혼자서 타히티섬을 여행 온 그녀로부터 시작된다. 노란색의 상어와 아름다운 섬. 그리고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태어날때부터 줄곧 자신의 옆에 있어준 할머니와 엄마에 대한 추억을 안고 있는 나. 일하던 레스토랑에서의 오너와의 사랑이야기가 흐른다.

여행을 온 현재는 할머니와 엄마가 돌아가시고.. 또 오너와의 사랑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모두 겪고 난 뒤의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그녀는 여행지에서 과거의 이야기를 하면서 또 여행지의 일들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 경계가 떨어져 있어 헷갈리거나 할 염려 없이 읽을 수 있는데, 여행을 마치면서 그녀의 사랑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불륜이긴 하지만...(불륜이라고 하기에도 뭣하다.. 아내에게 다른 남자가 있었으므로..) 동물과 식물에 대한 그들의 마음과 생각이 참 이뻤다. 읽는 내내 문체가 너무도 아름답고 빛나서.. 내용이 이대로 끝나버려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이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다음 책은... 내 옆에서 또 기다리고 있는 <하얀 강 밤배>
이번에는 어떤.. 내용이 기다리고 있을까나... 두근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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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44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김인환 옮김 / 민음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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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전적 소설로 뒤라스 작가의 어릴적 그녀의 삶과 가족. 그리고 연인을 엿볼수 있는 책이다. 1996년에 사망하였으며, 그녀의 할머니 모습은 책의 뒷편에서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책 표지의 앞쪽 여자의 모습은 누군지 모르겠다. 책에서 언급되어졌던 것처럼 주인공(뒤라스)이 십대때 양갈래 머리를 자주 땋았다고 했었는데. 그녀의 십대 모습일 수도 있겠고, 아니면 영화화한 장 자끄 아노 감독의 영화 <연인>의 주인공일지도 모르겠다.

이혼경력이 있는 엄마는 재혼을 하자마자 남편이 죽어버리고 두명의 아들과 딸 이렇게 세아이를 키우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한 그녀의 성격은 히스테릭했고 첫째아들에게 모든 것을 믿고 의지하지만 그녀가 믿는 첫째 아들은 난폭하고, 백수에 마약으로 집안의 재산을 탕진한다. 그리고 그런 큰오빠를 동생들은 싫어한다. 그 중에서도 제일 막내 주인공 소녀가 죽기만큼 싫어한 사람이 큰오빠였다.

가족의 생활은 삭막했고, 소녀는 기숙학교로 돌아가기 위해 메콩 강을 건너면서 그 한남자를 만나게 된다. 제목의 그 '연인' 말이다. 중국인이며, 아버지의 재력으로 부유했던 그 남자는 메콩 강 언저리에서 양갈래로 땋은 머리. 남자용 중절모. 그리고 생사 원피스와 굽이 높은 구두. 차림의 열다섯 그녀에게 반하게 된다. 그리고 소녀는 그날 이후 그 남자의 방을 드나들게 된다.

가정과 학교 그 어디에서도 따뜻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그녀의 삶에 욕망과 사랑을 준 그 남자. 가르쳐준 남자는 아니었다. 처음이었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그렇다고 소녀는 그 남자에게 빠지게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만나야 할 누군가가 필요했을 뿐. 그렇게 두 사람의 사이는 계속되고 그 남자의 사랑은 깊어만 간다. 하지만 시작이 그러했듯. 사랑은 계속되질 않는데..  그 남자는 아버지의 추천으로 한 여인과 결혼하게 되지만 만족하질 못했고 훗날 그녀를 만나게 되었을때 아직도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책의 시점은 자꾸 변한다. 어느 때는 책 속 소녀의 시선으로였다가. 또 어느 때는 금새 현재의 나이든 작가의 시선이다. 그리고 허구와 실재의 계속되는 마주침. 책을 읽음에 있어 약간 끊어지는 기분이 있긴 하지만..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했고, 나름 괜찮게 읽은 책이었다. 하지만 살짝  지루한 감은 있다.

욕망을 외부에서 끌어 오려고 해서는 안 된다. 욕망은 그것을 충동질한 여자의 몸 안에 있다. 그게 아니라면 욕망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첫눈에 벌써 욕망이 솟아나든지 아니면 결코 욕망이란 존재하지 않든지 둘 중의 하나이다. 그것은 성욕과 직결된 즉각적인 지성이거나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게 나는 경험하기 이전에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p.27)

 
내게 전쟁은 큰오빠와도 같다. 전쟁은 큰오빠처럼 도처에 번지고, 침입하고, 훔치고, 또 감금한다. 또한 모든 것에 섞여 들어 머릿속에도 몸속에도 생각 속에도 존재하며, 깨어 있을 때나 자고 있을 때나 시종일관 제어할 수 없는 취기 같은 욕망에 사로잡혀 사랑스러운 영토 같은 어린아이의 몸을, 나약한 자들이나 패배한 민족들의 육체를 점령한다. 악은 바로 거기에, 우리 피부에 맞닿을 정도로 가까이에 있기 때문이다.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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