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회상록
뀌도 미나 디 쏘스피로 지음, 조세형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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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 들려주는 그 오랜 시간동안의 이야기.

'나'라는  빗방울이 어떻게 '강'으로 만들어 졌는지. 그리고 그 오랜시간동안 수많은 식물들과 동물. 사람 그리고 님프와 신들의 살아온 이야기들을 옆에서 지켜보며 내내 옆에 함께 해온 '강' 이 스스로 그 일들을 회상하는 내용이다. ^^

책을 읽기 전에 강이 회상하는 내용이라면 분명히 인간들이 그 태곳적 강의 모습을 현재의 모습으로까지 회손시킨 내용이 중심을 이룰 것이라 생각했는데, 책에는 그 뿐만이 아니라 지구의 태곳적 모습과 인간이 출현한 계기. 불의 사용. 종교와 철학. 중세의 연금술과 예술세계. 그리고.. 자연. 에 관한 이야기를 강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표지에 적혀 있는 인류의 모든 것이 이 책에 담겨 있다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라 생각된다.

거기에 대홍수나 강이 범람 하는 것은 기후때문이 아니라 강의 감정때문이라는 것을 집어넣어 순진한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신작로가 없었던 오랜 옛날 구불구불한 길이 있었던 것처럼 강도 태초에는 구불구불 흘렀다. 그러나 문명으로. 또 인간으로 인해 직선화 했고, 회손되어간다. 점점 더. 어떻게 보면 처음처럼 되돌릴 수는 없지만. 무분별한 개발은 조금씩은 막아볼수 있지는 않을까.

강이 들려주는 자연에 관한 이야기보다. 인류가 지내온 동안의 이야기들과 신에 관한 이야기도 꽤나 재밌어서 지루한줄 모르고 읽었던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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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0
하인리히 뵐 지음, 김연수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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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방황하는 칼날> 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자신의 딸을 성폭행하고 죽인 아이를 살해하는 아버지에게는 죄가 있을것인가. 없을 것인가..

범죄자 이지만 사랑하게 된 한 남자를 도망가게 만들어 버린 여자. 카타리나 블룸. 그녀는 경찰로 부터 심문을 당하게 되고 언론지 <차이퉁>에는 그녀의 모든 일거수 일투족이 실리고. 그녀의 인생을 심하게 바꿔 거론한다. 그리고 착하고 순수했던 한 여자의 삶은 바뀌게 된다. 언론의 폭력은 또 다른 폭력으로 이어져 카타리나는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살인자로 수감된다.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것인가?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났지만 정직하고 착하게 가정부 일을 하며 자신의 일을 착실하게 하던 27살의 평범했던 한 여자. 카타리나 블룸. 그녀가 일간지 기자를 살해하고. 스스로 경찰을 찾아와 그를 살해하였다고 자살한 일로부터 이야기는 진행된다. 왜 그녀는 한 남자를 살해한 것인가?

그 사건이 일어나기 4일전 그녀는 축제에서 한 남자를 만났고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지만. 범죄자를 도망가게 하였다는 것으로 그녀는 검찰의 심문과 조사를 받게 된다. 그리고 <차이퉁>지는 1면에 카타리나 블룸의 범죄자를 숨기게 했다는 것을 대서특필하고 그녀의 어머니에게서 인터뷰한 것들을 오보했고. 전체적으로 봤을때 그녀의 인생 전체를 오보했다. 그녀의 명예는 땅에 처박혀 버렸고. 그 <차이퉁>지의 기자를 그녀는 총으로 쏴 죽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비단 그 언론이라는게 소설속에서만이 아니라 우리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잘못된 오보와 또 개인의 사생활을 들추는 정보들. 자살까지 이어지는 이 모든 일들이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토록 소박하고 착했던 카타리나 블룸에게 던진 언론의 폭력과. 그녀의 살인. 죄의 경중을 따져야 할것은 무엇인가?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옆에 적힌 부제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혹은 폭력은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 하고 말이다..

 

긴장이라고도 할 수 있는, 정말로 불가피한 정체된 상황들이 있다. 물을 뺀 바닥이 금방 보이도록 모든 원천의 방향을 단숨에, 그리고 한꺼번에 돌리고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p.58)

 그녀는 "왜 그런 결말이 날 수밖에 없었을까요?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차이퉁>에는 이렇게 썼다. "그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듯이, 그렇게 끝날 수밖에 없었겠지요.' 블룸 부인의 진술을 다소 바꾼 것에 대해 그는 기자로서 '단순한 사람들의 표현을 도우려는' 생각에서 그랬고, 자신은 그런 데 익숙하다고 해명했다.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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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베개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28
나쓰메 소세키 지음, 오석륜 옮김 / 책세상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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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세키 작가의 <그 후><마음> 이후로 세번째로 만나는 책이다.이 책은 소세키 작가 자신의 예술론에 관한 모든 생각이 담겨 있는 책이 아닐까 한다. 제목의 '풀베개'는 '풀로써 베개를 삼는다' 라는 문장처럼 여행을 상징하고 있다고 책의 뒷편 소세키의 인터뷰에서 소개되었다.

여행.. 소세키 작가는 고등학교 강사일을 하다가 오직 문학에만 전념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그 일을 그만두고 그 해 연말에 오아마 온천 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그때 이 책의 소재를 얻었다고 하니 이 책에 나오는 온천으로 여행을 가는 주인공 나인 화가는 소세키 작가 그 자신일수도 있겠다.

화가는 혼자 온천 여행을 떠난다. 가는 도중에 찻집의 할머니를 만나고 마부를 만나기도 한다. 그리고 자연을 이야기 하고. 도착한 온천방에는 여자가 있었다. 나미라고 하는 여자로. 한번 결혼을 했다가 남편의 사업이 망하자 돌아온 여자인데 어떤 독특한 매력이 있었던 여자로. 그렇다고 그들 사이에 특별한 로맨스가 있는건 아니다.

단지 주인공인 화가는 이 여자 나미와 이야기하는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그 온천여행동안 한편의 그림도 완성하지 못하였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이 여자가 남편을 배웅하는 애잔한 표정에서 이 화가는 그림을 완성할수 있는 그 무엇을 보았다.

이 책은 이야기가 있는 소설이지만 소설이라기보다는 나쓰메 소세키 작가의 예술에 관한 생각을 피력한 책이라는 생각이 더 들었다. 그래서 그의 예술에 관한 에세이.. 라는 느낌이 더 강한 책이었다.

"소세키는 계속 읽힐 것이다!" 라는 말처럼 아주 많은 그의 책들을 몽땅 읽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 변하지 않았다.. 



이지에 치우치면 모가 난다. 감정에 말려들면 낙오하게 된다. 고집을 부리면 외로워진다. 아무튼 인간 세상은 살기 어렵다. 살기 어려운 것이 심해지면, 살기 쉬운 곳으로 옮기고 싶어진다. 어디로 이사를 해도 살기가 쉽지 않다고 깨달았을 때, 시가 생겨나고 그림이 태어난다.(p.7)

 나는 풀을 방석 삼아 태평스러운 엉덩이를 천천히 내려놓았다. 이런 곳이라면, 오륙일 이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어도, 아무도 불편한 소리 할 사람은 없다. 자연의 고마움은 여기에 있다. 때가 오면 용서도 미련도 없는 대신에, 사람에 따라서 차이를 두고 취급을 달리하는 따위의 경박한 태도를 조금도 보이자 않는다.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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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2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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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희.비극을 하나씩 읽는 즐거움은 나에게 큰 것이었다. 몰랐던 것을 읽는 재미와 그로 인하여 하나씩 알아가는 즐거움은 얼마나 큰 것인가. 비극중에는 <햄릿>을 남겨놓았고 희극으로는 처음으로 이 <한여름 밤의 꿈>을 처음 접하는데, 비극을 읽는 재미와는 또다르다. 읽으면서 나는 비극체질인가. 라고 느꼈다는. 후후.

소설은 해피엔딩인것이 더 좋지만. 극은 비극적으로 이어지지 않으니까 뭔가 심심한것이... 내가 변했나?? 음.. 많은 작품들이 들어간 이 <한여름 밤의 꿈>은 중간정도쯤 세커플들의 사랑이야기가 비극적으로 흘러가다가 마지막은 희극으로 바뀐다.

제목그대로 정말 한여름 밤에 잠깐 꿈을 꾼 이야기라고 할까. 누군가로 향했던 사랑은 퍽의 개입으로 뒤바껴 버리고. 또 다시 퍽의 개입으로 해피엔딩으로 바뀐다. 하지만 좀.. 집중이 안되었던건, 전체적인 책의 스토리가 산만하다는 점이랄까? 그래서 그런지 좀 쉬우면서도 어렵기도 했던 책이다.

퍽의 개입으로 사랑의 진로가 바뀌는것이 정말 한여름 밤의 꿈처럼. 깨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그렇게 사랑이 결정되어 버려지는것이 우습기도 했다. 사랑이란.. 한여름 밤의 꿈??

 

 

사랑은 저급하고 천하며 볼품없는 것들을 가치 있는 형체로 바꿔 놓을 수 있어. 사랑은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는 거야. 그래서 날개 달린 큐핏을 장님으로 그려 놨지. 게다가 사랑 신의 마음은 판단력도 전혀 없어. 날개 있고 눈 없으니 무턱대고 서두르지. 그러니까 사랑을 어린애라 하잖아. 선택할 때 그 애는 너무 자주 속으니까.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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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닥터 - 제1회 자음과모음 문학상 수상작
안보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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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가는줄도 모르고 한권을 후딱 읽어 버렸다. 주인공이 말하는 어떤 것이 진실인지. 아니면 단순한 주인공의 환각일뿐인지 알지도 못한채 마냥 추측으로 끝난 소설인데도 이어지는 스토리가 꽤나 재밌다.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추리소설마냥 말이다.

표지속 독특한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겠는 정체불명의 모습을 한 사람이 닥터 팽. 주인공이 찾아가 상담을 하는 정신병원 의사이다. 사실 닥터 팽이라고 불리는 이 사람이 의사인지 아니면 간호사인지 또는 정신병원의 환자인지 확실한건 없다. 주인공 남자가 그를 찾아가 상담을 받는것만 보면 딱 의사인데 정작 상담을 받는 이 남자도 그 또는 그녀가 누군지 모호하기만 하면서 책이 끝날때까지 이 닥터 팽이 나타나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주인공 남자 김종수. 그리고 그의 학생이었던 수연.
그들의 이야기 어디까지가 환각의 하나이고 실제로 존재한 일의 어떤 것이 사실인 것일까? 어릴때 부터 불안한 가정에서 자란 김종수의 과거이야기. 그리고 약에 허덕이며 삶을 살아가고 환각에 시달리고 있는 현재이야기. 공부는 잘하지만 아이들과 잘 어울려 지내지 못하는 수연이의 과거이야기. 그리고 선생님 김종수에게 납치.감금당한 수연의 현재이야기. 또..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둘.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허상과 진실 앞에서 나는 꽤나 혼란스러웠지만 쉽사리 책을 놓아버릴수 없었다.

주인공 김종수조차 자신의 기억이 어디까지가 허상인지 진실인지 가늠하지 못한다. 작가 안보윤은 이 책에서 주인공 김종수의 기억처럼  과연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기억은 안전한 걸까요? 라고 묻고 있었다. 자신을 무너뜨리고 있는 약에 의지하면서도 주인공은 그것을 한알씩 먹는것을 개의치 않았다. 오직 그것에만 의존하겠다는 듯이.

이번 책으로 자음과 모음 문학상 수상작을 받은 안보윤 작가는 몇년동안 방에서 글을 쓰며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쏟아붓고 싶은 심정으로 글을 썼다고 단다. 말하고 싶어 죽을것 같았고, 누군가가 들어주었으면 좋을것 같은 심정으로 썼다는 이 책.. 허상과 진실을 넘나들며 책이 끝날때까지도 그것을 알아내진 못했지만, 읽는 재미만은 높이 산 책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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