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베개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28
나쓰메 소세키 지음, 오석륜 옮김 / 책세상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소세키 작가의 <그 후><마음> 이후로 세번째로 만나는 책이다.이 책은 소세키 작가 자신의 예술론에 관한 모든 생각이 담겨 있는 책이 아닐까 한다. 제목의 '풀베개'는 '풀로써 베개를 삼는다' 라는 문장처럼 여행을 상징하고 있다고 책의 뒷편 소세키의 인터뷰에서 소개되었다.

여행.. 소세키 작가는 고등학교 강사일을 하다가 오직 문학에만 전념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그 일을 그만두고 그 해 연말에 오아마 온천 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그때 이 책의 소재를 얻었다고 하니 이 책에 나오는 온천으로 여행을 가는 주인공 나인 화가는 소세키 작가 그 자신일수도 있겠다.

화가는 혼자 온천 여행을 떠난다. 가는 도중에 찻집의 할머니를 만나고 마부를 만나기도 한다. 그리고 자연을 이야기 하고. 도착한 온천방에는 여자가 있었다. 나미라고 하는 여자로. 한번 결혼을 했다가 남편의 사업이 망하자 돌아온 여자인데 어떤 독특한 매력이 있었던 여자로. 그렇다고 그들 사이에 특별한 로맨스가 있는건 아니다.

단지 주인공인 화가는 이 여자 나미와 이야기하는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그 온천여행동안 한편의 그림도 완성하지 못하였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이 여자가 남편을 배웅하는 애잔한 표정에서 이 화가는 그림을 완성할수 있는 그 무엇을 보았다.

이 책은 이야기가 있는 소설이지만 소설이라기보다는 나쓰메 소세키 작가의 예술에 관한 생각을 피력한 책이라는 생각이 더 들었다. 그래서 그의 예술에 관한 에세이.. 라는 느낌이 더 강한 책이었다.

"소세키는 계속 읽힐 것이다!" 라는 말처럼 아주 많은 그의 책들을 몽땅 읽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 변하지 않았다.. 



이지에 치우치면 모가 난다. 감정에 말려들면 낙오하게 된다. 고집을 부리면 외로워진다. 아무튼 인간 세상은 살기 어렵다. 살기 어려운 것이 심해지면, 살기 쉬운 곳으로 옮기고 싶어진다. 어디로 이사를 해도 살기가 쉽지 않다고 깨달았을 때, 시가 생겨나고 그림이 태어난다.(p.7)

 나는 풀을 방석 삼아 태평스러운 엉덩이를 천천히 내려놓았다. 이런 곳이라면, 오륙일 이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어도, 아무도 불편한 소리 할 사람은 없다. 자연의 고마움은 여기에 있다. 때가 오면 용서도 미련도 없는 대신에, 사람에 따라서 차이를 두고 취급을 달리하는 따위의 경박한 태도를 조금도 보이자 않는다.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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