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와의 대화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6
요한 페터 에커만 지음, 장희창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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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만나는 괴테와의 만남이다.
최근에 읽은 괴테의 책 <이피게니아*스텔라> 라는 책을 접하고 한 클럽에 글을 남겼었는데, 회원 한 분의 추천을 받고 이 책을 찾기 위해 도서관을 찾았다.  전2권으로 엮어져 있는데, 1권의 두께가 장장 일반 책 3권정도의 두께로 7백페이지가 넘는 쟁쟁한 두께를 자랑하고 있음에 입이 쩌억 벌어졌다.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읽은 그의 책에서 느낀 괴테에 대한 생각들에 좀 더 많은 생각들을 더할 수 있었던 책이 되었다.

책에 들어가기에 앞서, 저자 요한 페터 에커만의 삶에 대해, 즉 그가 어떻게 괴테를 만나서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몇장 나오는데, 괴테와의 대화에 비하면 아주 짧다. 그러나 괴테와의 대화를 함에 있어서, 그의 인생경로도 함께 들여다 볼 수 있었으니, 실망하지 마시길..

페터 에커만은 아주 가난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림을 잘 그리는 그의 재능을 보고, 좋은 직장을 가지게 되고, 그의 문학에 대한 재능도 피어났다. 논문을 집필하고, 첫 책을 내기 전 원고료의 필요에 의해 괴테에게 출판업자에게 보낼 몇 마디 추천사를 부탁하기 위해 에커만이 쓴 글을 괴테에게 보내는 것으로 인연은 시작된다. 그때 괴테는 벌써 유명한 사람이었고 말이다. 그렇게 1823년 6월 10일 괴테와의 첫 만남이 시작된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약 십년간 1000번의 만남을 가지며, 대화를 하고, 함께 인생의 길을 가기 시작하는데, 여기서 에커만은 괴테에게 많은 영향을 받게 됨은 물론이다. 책의 진행방식은 에커만이 괴테를 10년동안 만나오면서 그와의 대화를 일기에 메모하는 형식으로, 책도 날짜를 적고, 괴테와의 대화를 이야기한다. 이 두사람의 대화는 문학과 극. 그리고 자연. 사랑. 예술에 대한 것으로 집중되어 있다.

특히, 괴테는 젊은 에커만에게 많은 충고들을 남기게 되는데, 그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 잘 알고 있겠지만, 괴테는 여러 곳에 많은 관심을 가졌고,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었다. 문학은 물론이고, 그림. 자연. 또, 암석. 음악. 등 많은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다. 이런 점에 대해서 괴테는 에커만에게 자신이 오직 문학에만 관심을 가졌더라면, 더 많은 좋은 작품을 남겼을 것이라, 후회한다고 말한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아- 괴테가 남긴 대화들은 얼마나 대단한지!
1권의 끝은 괴테의  마지막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는데, 2권의 시작은 언제 어떤 괴테의 대화를 보여줄지 자못 궁금하다.  <이탈리아 기행1.2>의 표지에서 괴테의 모습과 이 책의 표지에서 보여준 괴테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자- 2권을 읽어볼까나.

동물들은 그들의 기관을 통해 배운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나는 인간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인간은 그가 아주 우연하게 행한 일을 통해서 자신에게 잠재해 있는 더욱 높은 것을 배우게 되는 법이라고. 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그 자체로서는 보잘것없는 일이었지만 나의 인생 전체에 하나의 전기를 마련해 주었고, 잊을 수 없는 일로 영원히 남게 되었다. (p.18)

자자한 명성, 높은 지위란 인생에 있어서 좋은 일이야. 하지만 나의 모든 명성과 지위로 할 수 있었던 일은 기껏해야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그들의 견해에 대해 침묵하는 것뿐이었네. 덕분에 나는 다른 사람의 사고방식을 알게 되고, 다른 사람은 나의 생각을 모르게 된다는 점에서 득을 보긴 했지. 하긴 그마저 없었다면 사실 지독히도 재미없는 삶이었겠지. (p.111)

나는 말일세. 내 분야가 아닌 것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았어. 로페 드베가 이루어낸 것을 생각해 보면, 내가 창작한 문학 작품의 수는 너무나 약소한 것으로 여겨지네. 내 자신의 분야에만 힘을 쏟아야 했던 거야. 내가 암석을 수집하느라고 그렇게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더 나은 일에 시간을 썼더라면, 다이아몬드와 같은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었을 테지.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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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렐의 발명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5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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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표류기' 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정재영 씨가 주인공으로 나왔던 영화로, 한강의 밤섬에 우연찮게 머물며, 혼자 무인도생활을 하기 시작하는 영화였는데, 꽤나 재밌게 본 영화로 기억에 남는다. 처음에는 괴로웠지만, 혼자 무인도에서 사는 삶도 꽤나 즐기며 살던 유쾌한 김씨. 나도... 언젠가 무인도에 책과 나만 남아, 평생을 책만 읽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문득 그 영화 생각이 났다.

한 남자는 사형 선고를 받은 도망자 신세이다. 그는 쫒기는 신세로 이탈리아 사람의 말에 이끌려,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 빌링스 섬으로 오게 된다. 이 섬은 엘리스 군도에 속하는 섬으로 전염병이 넘쳐나 사람이 살 수 없는 섬이라는 소문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 모렐은 그렇기 때문에 이 섬을 선택했고, 그 곳으로 목숨을 걸고 오게 된 것이었는데.. 어느 날. 이 사람이 살지 않는 섬에, 사람들이 나타났다.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섬의 언덕 꼭대기에는 박물관과 예배당 수영장이 있었고, 사람들은 모여 춤을 추기도 했으며, 서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도망자인 그는 섬의 낮은 곳에서 꼭대기의 그들을 바라보며, 숨고 있었는데, 그들 중 떨어져서, 항상 머물던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 그래서 그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이면, 다시 잡히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사랑한다는 이유때문에 그녀에게 접근을 시도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에게 가까이 가도 그녀는 이 남자를 알아보지 못하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되면서, 그들의 존재 자체에 의문을 가지게 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들은 매번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대화라든지. 행동이라든지.

그들은 허구였다!
모렐이라는 한 사람이 발명한 기계로 인해서 매번 그들은 재 탄생한것이다. 이 도망자는 모렐이 발명한 기계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박물관 지하에 들어가보기도 하고, 유심히 그들의 대화를 듣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은 파헤치지 못하고 이 글을 남기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가 사랑하게 된 그 여인을 위해서, 모험을 겁내지 않게 된다.

그가 처음 섬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생긴 일들에서 약간의 흥미를 가졌으나, 생각지도 못한 다른 사람들이 허구의 존재가 밝혀지는 부분에서는 약간 예기치 못하게 당황했다. 허구라니! 말이다. 그리고 이 도망자가 하는 이야기에도 믿지 못할 구석이 있어서, 의심으로 가득찬 책이 되어 버렸다.

모든 것은 바로 일주일 전에 시작되었다. 처음으로 내가 이 사람들의 초자연적인 출현을 목격했을 때였다. 오후에 나는 섬의 서쪽 바위 근처에 서서 벌벌 떨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에 대해, 그러니까 너무 오랫동안 속세를 떠나 혼자 지낸사람 모양, 고작 집시 같은 여인을 보고 사랑에 빠지다니, 너무나 저속하고 통속적이라고 나 자신에게 말했다. (p.42)

우리는 항상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느낄 것입니다. 왜냐하면 각각의 순간이 상영될 때마다 영원히 반복될 레코드에 기록된 그 순간의 기억 외에는 그 어떤 기억도 가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가 수없이 뒤로 미뤄 두었던 앞날은 영원히 그 속성을 간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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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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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사람과, 오래된 연애를 하면서도.. 나는 가끔씩 자신에게 물어본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라고. 생을 살아감에, 사랑이라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아주 사소한 것에도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사랑이라는 단어가. 점점 흔해져가는 세상임을 알고 있다. 한 사람에게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졌다가도 그것이 금새 옅어질수도 있는 일이고, 내 사람을 가졌다고, 다른 사람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전혀 담기지 않는다는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자제할줄 알아야 하는것이 옳은 사랑이고,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임을 이 책은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아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의 사촌(유부녀)을 사랑하게 되는 뉴랜드 아처는 확고하게 자신의 마음을 밝히지도 못한채, 자신의 아내에게 정착하게 된다. 물론 그것은 현명하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자신의 처신을 끝까지 지키는 아처의 아내 메리때문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아처는 자신의 아내가 자신과 사촌 엘렌의 관계에 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정작 아내 메리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아처가 아내에게 사촌 엘렌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려던 그 순간, 아이를 가졌다고 말했던 것이고, 그에 앞서, 자신의 사촌 엘렌에게 그 진실을 이야기 함으로써 엘렌을 떠나가게 한 것이다.

사회는 그 어떤 불륜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개인적인 것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친족세계로 넓혀 한 사람이 불경한 짓을 저지르면, 그건 그 가문의 불경한 일이 되버려, 소문나고. 그 한 가문의 일인것으로 치부된다. 이러한 일을 가장 환멸하는 것이 아처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이 엘렌을 좋아하면서도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엔 사회라는 의무에 메이게 된다. 엘렌또한 남편과의 이혼을 열망하고 그를 떠나왔으면서도, 집안 사람들의 강경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포기하고 만다. 

요즘의 사랑에 비하면, 웃음이 나오기만 한 일이다. 각자의 사랑만 중요한 세상이 아닌가.. 아처는 결국 자신의 아내를 버리지 못하고, 몇명의 아이를 더 낳고, 아내가 죽는 것을 보고, 일흔아홉의 나이로 자신의 과거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첫째 아들의 입에서, 자신의 아내가 엘렌과 자신과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는 말을 들으면서, 회한에 잠기게 되면서 책은 끝을 맺는데, 이루지 못한 사랑은 역시 가슴에 남는 것인지, 그는 아내보다 그 엘렌을 더 가슴에 담으며 살아가게 된다. 가지지 못한 사랑은.. 역시나 그렇게 큰가보다..

 
아처는 자신도 이런 태도에 물들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졌다. 그에게는 물론 다른 취미도 있고 관심사도 있었다. 휴가 때면 유럽을 여행했고, 메이가 말하는 '똑똑한 사람들'과 친분을 유지했고, 올렌스카 부인에게 말했듯이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러나 일단 결혼을 하면 그의 진짜 삶이 펼쳐지는 이 좁은 삶의 여백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는 자기보다 열렬하지는 않았겠지만 나름대로 꿈이 있었던 젊은이들이 선배들의 조용하고 사치스러운 일상 속으로 점점 침몰해 가는 모습을 물리도록 보아 왔다. (p.160)

 




차이가 있다면 이 아이들은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 당연히 얻을 줄 알지만, 우리는 거의 항상 당연히 얻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는 점이지. 단지 궁금한 것은....., 앞일을 훤히 예상할 수 있다면, 그래도 심장이 거칠게 뛸 수 있을까? (p.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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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 시간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
지그프리트 렌츠 지음, 정서웅 옮김 / 민음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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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벌로 내게 글짓기를 시켰다." 라는 문구로 책은 시작된다. 주인공 지기 예프젠은 책의 제목인 독일어 시간에 '의무의 기쁨'이라는 주제로 작문을 하라는 고르프윤 박사의 말에 빈공책을 제출하였다. 그것은 할 이야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적어야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라는 이유로, 빈공책을 제출하게 되는데, 그 벌로 그 '의무의 기쁨 ' 이라는 제목의 작문을 완성하도록 하는 벌을 주게 된다. 이렇게 이야기는 시간된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지기 예프젠의 독일어 시간이 어느장소에서 일어난 일인지 통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간수님이라거나, 독방을 쓴다거나, 벌을 받는 동안에는 면회를 받지 못하게 한다는 둥의 문장들은 분명히 학교는 아닌것 같고, 교도소 같기도 한데, 어떤 연유로 지기 예프젠이 교도소에 간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되어 있지를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기의 독방에서의 작문은 시작된다. 과거로 거슬러가 지기는 자신의 의무에 연유한 기억들을 회상해내기 시작하는데..

검열이 철저해지던 시기. 파출소장인 지기의 아버지는 그의 친구인 화가 막스가 그리는 그림을 직업상 검열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었고, 자신의 아들 지기에게도 그가 그림을 그린다거나 어떤 의심나는 상황을 본다면, 자신에게 바로 말해야 한다는 의무를 지워준다. 그러나 화가는 그런 검열에도 굽히지 않고,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종이에 그림이 담겨져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그 어떠한 검열을 하더라도, 자신의 내면에 있는 그 그림은 검열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친구 지기의 아버지에게 말한다.

자유에의 의지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 자유가 누군가에 의해 꺽일때, 우리의 의무는 망각되고 만다. 어쩔 수 없이 사회의 의무를 온전히 실행해 나간 지기의 아버지와. 거기에 맞서는 친구 화가 막스. 그리고 그 중간에서 어떤 의무를 져야 하는것인지, 고민하고 의심스러웠던 주인공 지기. 그리고 그의 독방에서의 작문과 과거의 기억들.

빨리 2권이 읽어야 겠다. 온전히 마음을 빼앗겨서가 아니라. 책을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모호하고. 불온한 책인것 같아 마음이 쓰였고, 전체적으로 우울한 분위기가 나서 지기와. 화가 막스. 그리고 지기의 아버지의 의무를 빨리 끝내버리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이 글짓기 벌- 그동안 혼자 격리되고 친구들의 방문이 금지 되었다- 을 합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벌을 준 자들은, 내가 기억이나 상상으로부터 아무것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을 반성케 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이 나에게 이러한 격리를 지시한 이유는 차라리 다른 데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순순히 의무의 기쁨을 찾고 있던 나는 갑자기 너무도 할 이야기가 많은 나머지 서두도 꺼내지 못한 채 무진 애를 썼던 것이다. 코르프윤이 우리로 하여금 찾아내어 묘사하고 음미하도록 요구한 주제가 자유로운 것이 아니고 반드시 의무의 기쁨에 관한 것이었던 까닭에.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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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4
베르나르마리 콜테스 지음, 임수현 옮김 / 민음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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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책을 읽어오면서 가끔가다 정말이지, 이 책이 무슨 말을 나에게 하고 싶은 건지, 도무지 가늠하기가 힘든 책이 있다. 100권중에 3~4권 정도. 그런 책에 이 책도 포함해야 될것 같다. 또, 그 백에 서너권정도가 고전일경우가 대다수인데, 요즘들어 민음사 고전에 집중해서 읽는 나에게 있어서, 이런 책이 발견될때면, 좀 힘들어지기도 한다. 성격상 아무리 읽기 싫어도 끝까지 읽기는 하지만, 책의 줄거리를 엮기도 힘들고, 읽는 독자로 하여금 어떤 것들을 보여주려 하는가가 짐작조차 되지 않는 책들을 볼때는 진도나가는것이 정말 하늘의 별따기다.

무언가 감동적이고, 감상적일것 같은 제목으로 나를 현혹하게 만들었던 책의 제목은 나의 기대를 산산히 무너뜨려 버렸다. 책의 어두운 느낌의 표지에서 짐작을 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두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그리 두껍진 않아서, 읽는데 시간이 그리 걸리는 책은 아니었지만,  책을 읽는 눈과 마음이 영. 연결되지 않았믕을 밝혀둔다.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딜러와 손님. 이 두 사람의 대화로 내내 시작되고 끝을 맺는다. 어떤 거래를 하기 위해 두 사람이 만난 것만은 확실한데, 실질적으로 거래에 관한 직접적인 이야기는 피하면서 이야기를 전달한다. 폭력과 섹스에 관한 이야기라든지. 추운데 서로 옷을 벗어주는 것에 관한 것이라든지. 이런 거래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이야기를 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두 사람사이에는 상당한 긴장감이 흐르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이 작가의 능력인가?

숲에 이르기 직전의 밤
한 사람이 말하고 있는 독백의 글로 진행되는 단편이다. 이 단편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내내 하게 만드는 글이었다. 어떤 누구에게 말하는 자신의 독백으로, 하루만 지낼 방을 밤새도록 찾아 헤매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가 만났던 여자들의 이야기들과 또 이런저런 잡다한 이야기들을 늘어놓고 있어서, 상당히 부산스럽다는 느낌을 준다.

요즘들어 고전을 접하면서, 상당히 고심하고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갖히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고전이라고 부르는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나의 고전 독파하기는 계속되리라.. 파이팅!!

 사람이란 스스로 견딜 수 있는 고통만을 가하고, 또 자신이 가할 수 없는 고통만을 두려워하는 법이니까요. 그러니 제발, 거절하지 말고 내게 당신의 열정의 대상을, 당신의 시선이 내게서 찾고 있는 것을. 그 이유를 말해 주오. 혹 당신의 자존심이 조금이라도 상할까 봐 그러는 거라면, 좋습니다. 그저 나무에 대고 말하듯, 감옥의 벽에 대고 말하듯, 혹은 밤에 벌거벗고 목화밭의 고독 속에서 산책하며 말하듯 그렇게 얘기하면 됩니다.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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