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단편문학선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
김동리 외 지음, 이남호 엮음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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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소설 두번째 책을 다 읽은 후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앞으로 종종 우리나라 단편소설을 꼭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었다. 제2권에서 총13편의 단편소설중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은 황순원의 <소나기> 뿐이었다. 박경리의 <불신시대>와 강신재의 <젊은 느티나무>는 익히 제목만 익숙할뿐 내용은 전혀 기억하지 못한 채였다. 그리고 수록된 총 13편의 소설들은 1권마냥 나를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

때론 눈물겹도록 저리게, 또 때론 그들의 대화체가 너무 재미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처음 듣는 사투리의 뜻이 뭔지 몰라, 사전을 찾아보면서까지.. 읽는 내내 행복했으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해드리고 싶었다. 내가 무슨 학생도 아니고, 한국단편문학을 읽어야 될 쏘냐. 라고 소리치는 사람에게는 추천해드리고 싶지 않다. 이건 학창시절에 읽던 소설외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으니..^^

1950,60년대 우리나라는 왜 그리 힘들었을까. 소설이 그 시대를 반영한다고 했지만, 도통 행복한 글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나는 왠지 그 시대 행복한 일들을 서론한 글들을 찾아 읽어보고 싶었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1권에서 느꼈던 기분을 느낄수가 있었으니. 참 글의 위력이란.. 제2권에서는 마지막에 가서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는 단편소설 몇편을 접할 수 있었다. 비록 내가 그 시절을 살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윗 분들이 산 시대였다는 것만으로도 그 힘든 시절이 이렇게 가슴에 와 닿는다.. 그래서 아련해지고.. 그렇다. 그중 몇가지의 이야기를 여기에 담는다.

김동리의 <황토기>
황톳골 두 장정과 두 여인네 사이에서 생긴 이야기로, 마지막에 가서는 놀라운 반전을 보여준다. 한 여자를 사랑하는 것과 그리고 나머지 한 여자의 질투심이 불러일으킨 비극. 그리고 황톳골에 내려오는 옛 이야기가 섞여 스릴러와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손창섭의 <혈서>
규홍의 집에 얹혀 살고 있는 세사람. 취업준비생인 달수. 군대에서 다리 한쪽을 잃어버린 준석. 그리고 간질병 환자인 창애. 달수와 준석은 매일 대화를 하면서 말다툼으로 끝나버리고 창애는 밥을 지을때 빼고는 똑같은 자세로 멍하니 앉아 있는다. 그리고 창애의 불러오른 배. 특히나 재미있는 것이 달수와 준석의 대화이다. 준석은 창애의 부른 배를 무시하며, 규홍과 창애를 혼인시켜야 한다고 하고, 달수는 저 창애의 부른 배를 보면서고 그런 소리를 하냐며, 응수하는데, 꽤나 그들의 상황이 씁쓸하면서도, 재미있는 대화가 읽는 맛을 준다.

김동리의 <까치소리>
까치가 울면 기침을 하시는 어머니.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전쟁터엘 갔다가, 사고가 아니라 그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손가락을 절단하여 상이군인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은 이미 결혼을 한 상태. 그는 자신의 생명은 어찌해야 하냐며 그녀가 자신과 함께 도망가 살기를 바라지만, 그러고마 했던 그녀가 순응해 사는 것을 보면서, 자신을 사랑하는 다른 여자와 갈대밭으로 향한다. 이 이야기는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나는 상당히 익숙한 줄거리였는데, 읽어보니 또 재미가 있는 단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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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커피
마이클 와이즈먼 지음, 유필문.이정기 옮김 / 광문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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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원두커피보다는 다방커피를 좋아한다. 아니면 달달한 맛이 있는 카라멜 마키아또정도. 그래서 사실 커피를 갈아 내려서 마시는 커피는 그리 좋아하질 않는다. 그건 커피 맛을 잘 모른다. 라는 정도로 얘기해 둬도 될까. 그래서. 신의 커피.. 라는. "커피 맛이 너무 황홀해서 컵안에서 신의 얼굴을 보았다." 라는 평까지 한 약간은 오바라고 생각된 이 문장이 책을 읽으면서 오바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커피를 정말 사랑하고 그것을 깊이 탐구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커피한잔에 그런 말을 내뱉을 수 있으리라. 라고..

저자는 20대 초반부터 원두를 사서 집에서 갈아먹긴 하였으나, 정작 커피 타는 솜씨는 없었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닉이라는 사람이 타준 커피 한잔을 마시고 감탄을 하게 되고, 커피를 사랑하고 커피에 미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나게 되면서. 많은 커피 관련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나도 어떤 한가지에 확 마음이 동해 여행을 떠나는 여유로움을 가져보았으면, 하는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어떤 것에 열정을 쏟는 사람들을 볼때 상당히 매력적이다. 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에서 만나는 사람들 또한 그들의 커피에 대한 열정이 너무도 대단해, 내가 마시는 한잔의 커피가 그냥 단순한 한 봉의 스틱이 아니라는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석유다음으로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는것이 커피라는 이 책의 글귀에 또 한번 놀라면서, 전 세계의 사람들이 하루 마시는 커피양이 얼마만큼일지, 상상해 보니 또한 어마어마하기만 하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그런 최고의 커피 한잔을 만들기 위해 커피에 빠진 사람들. 그리고 커피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온 열정을 다 귀울인다. 그들과의 만남과 저자의 생각들.. 이 책을 읽으면서 커피를 마시는 횟수가 은근히 늘어났다. 커피에 몰두하고, 커피에 온통 관심을 쏟는 그들. 얼마나 그들이 커피라는 것을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신의 커피는 아직도 계속 발전 중인 것이다..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이들처럼 커피에 열광을 보이는 분들이 읽으면 더더욱 좋을 듯한 책이었다.  



커피는 볶는 것이지 굽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커피를 구우면 너무 천천히 익게 되지요. 그것은 신맛과 향을 빼앗아서 굴뚝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살짝 튀긴 양파처럼요. 커피콩은 태우거나 불로 끓이는 것이 아니라 캐러멜처럼 만드는 것이 좋아요. (p.248)

나의 가족은 시실리에 있습니다. 나는 할머니에게서 자랐고, 할머니는 영어를 하지 못했습니다. 나는 할머니에게 인생이란 짧고, 잔인하며, 보잘 것 없고, 그리고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고 배웠습니다. 내가 커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바로 커피의 아름다움입니다. 커피가 창조할 수 있는 바로 순간의 아름다움 말입니다.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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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문학선 1 한국단편문학선 1
김동인 외 지음, 이남호 엮음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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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나의 학창시절 국어 수업시간이 생각나서 나로 하여금 읽는 순간만큼은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던 우리한국의단편소설집이었다. 내 모교의 국어선생님은 수업시간에 시험친 시험문제중에서 네모칸 안에 본문이 길게 나온 글들은 돌아가면서, 읽히게 만드셨다. 그 본문안에 글들은 장편소설의 일부이거나 단편소설의 일부 혹은 기행문. 등등 다양한 글들이 있었지. 나는 그 시간들을 참 좋아했었다. 총 19편의 단편들이 이 책 1권에 수록되어 있는데, 내가 학창시절에 접해보아 잘 알던 단편들도 있었고, 전혀 생소한 것들도 있었음은 물론이요, 또 제목은 아는데, 내용이 도대체가 생각나지 않는 단편들도 있어서, 참 재미나게도 읽었다.

너무도 구수한 우리나라의 사투리들. 정감어린 문장들이 나를 기분좋게 만들었으며, 또 우리네의 힘겨웠던 시대들의 이야기들이라 눈시울이 젖기도 하면서, 19편들의 단편을 음미하는 시간이었다.

김동인의 <감자>에서는 80원에 팔린 복녀가 어이없는 죽음을 당하였지만, 뇌일혈로 죽었다는 거짓부림으로 그 남편에게 십원짜리 석장을 내미는 몹쓸 인간의 모습을 보면서 한탄했고, 현진건의 <빈처>에서 한부부의 처연한 가난에 마음이 아파왔다. 최서해의 <홍염>에서는 바람이 많이 부는 새까만 밤 아내의 죽음과 딸을 가져간 중국인 지주에 대한 복수로 방화하게 되는데, 그 까만 밤.. 불타는 집과 그곳에서 뛰쳐나온 딸과 아버지의 포옹은.. 상상력이 덧붙여져 코끝이 시큰거리게 만들었다.

그러고보니, 단편이야기들이 모두 행복한 순간을 그린 이야기들보다는 우리네 힘들었던 시대의 힘들고 우울하고 불행했던 순간들의이야기들이다. 모든 단편들이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런 불행한 일들속에서도 행복이 느껴지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것은 왜인지.. 이 단편들을 읽으면서 나는 이상한 기분에 휩싸였다. 불행이 있으므로 해서 행복이 있다는 것인가... 아무튼 내 기분이 그랬다. 이 단편소설들을 하나 하나 읽으면서, 너무도 따뜻해졌다.

2권에는 또 어떤 만나보지 못한 단편소설들을 읽을 수 있을런지, 새삼 설레이는 기분마저 든다. 그러면서, 학창시절 교과서에 나왔던 소설들보다, 더 많은 우리나라의 단편소설들을 읽어봤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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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일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4
장 주네 지음, 박형섭 옮김 / 민음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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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밝히고 싶은 바는 상당히 읽기 거북했다는 점이었다. 첫장부터 끝까지 내내... 나는 사실 동성애자를 옹호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동성에 관련된 책이나 만화를 상당히 싫어한다. 학창시절에도 즐겨 보던 만화책중 특히 일본만화에 동성애적인 이야기를 주로 해서 만든 만화책들이 종종 있었는데, 어쩌다 빌린 책이 그런 내용으로 흐르면 상당히 짜증내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특히나 남자를 여자모냥 그려서 말이다.

사실 이 책의 표지도 그런 오해를 살 만한 그림이다. 저기 뒤에서 껴안고 있는 사람이 남자인가? 여자인가? 헷갈리게 만든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남자로 보였으니... 처음에 표지를 보고 받은 인상에서 이 책이 혹시.. 동성애자에 관련된 책? 이라는 의심을 가지며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역시나.. 내용은 동성애에 관련된 것들이 주를 이룬다. 특히나 내가 충격을 받은 것은 이 이야기가 저자인 장 주네의 경험을 토대로 쓴 이야기라 하니..  물론 각자의 성향을 뭐라 하는것은 옳지 않으나, 읽는 내내 나로 하여금 불편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실제로 좀도둑에다 비렁뱅이였으며, 남창이자 동성애자였으며, 또한 방랑시인이라 불린 저자 장 주네. 그의 삶은 이 한권의 책을 보면 대충 어떠했을지 느낌이 올 것이다. 사생아로 태어나 10세때 절도 죄로 교도소에 수감되었던 저자는 그때부터의 경험을 토대로 이 책의 이야기를 구축해 나갔다. 그러니까 이 책은 그의 내적 고백이자 자전적 소설이 되겠다. 정말 가장 밑바닥 생활을 한 자가 어떻게 이렇게 책을 낼 수가 있었던 것일까..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던 것을 솔직하게 얘기하겠다. 보수적인 나로서는 당연히 든 생각이었는데, 뿌리뽑아 버려야 할 생각이었다.

책은 상당히 우울하고 어둡게 진행된다. 배반과 절도. 그리고 남자들이 서로를 탐하는 이야기가 주 된 이야기로,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성격상 중간에 읽다가 끝내지 못하는 고로, 마지막까지 읽기는 했지만, 장 주네라는 작가의 처참한 생활과, 그의 동성애적 이야기는 정말.. 불편하도록 오래도록 이 책의 표지사진과 그리고 작가의 이름과 함께 기억에 남을것 같다.

누구든 타락의 흔적을 가지고 있는 동안은 타락한 채로 있는 법이다. 사기꾼이라는 인식에 주의를 기울여도 별 소용이 없다. 다만 비참한 삶에 의해서 요구된 자부심만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며 우리는 가장 구역질나게 하는 상처들을 배양함으로써 연민의 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우리는 당신들의 행복을 질책하는 자가 되었다.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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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29 39 - 열아홉, 스물아홉, 서른아홉 그녀들의 아슬아슬 연애사정! 소담 한국 현대 소설 2
정수현.김영은.최수영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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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 29살. 그리고 39살. 이 세대가 다른 세개의 나이.
처음에 대충 이 책을 알았을때는 10대. 20대. 30대의 마지막에 있는 그녀들의 인생이야기가 담긴 자기 계발서라고 생각되었다. 왜 그런거 있지 않나. 10대때 해야 할 일들과 2,30대 해야 할 일들을 죽 나열해 놓은 자기계발서 등등.. 그런데, 왠걸, 나의 예상은 빗나갔다.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19, 29, 39살 먹은 여자들의 사랑이야기였다. 그것도 세명의 나이대가 다른 여자 세명이 한 남자를 사랑하는 이야기이다. 고로 예상했던 자기계발서는 아니었음 -.-;

29살인 그녀는 9년째 연애해오던 남자와 곧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니까.. 약혼녀였던 29살 그녀. 그런데 어느 날 자신의 약혼남에게 두명의 여자가 있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두명의 여자가 다름 아닌 19살 먹은 여자아이와 39살인 이혼녀. 실제 상황이었다면, 완전 머리 끄댕이 잡고 난리 났을법한데, 의외로 담담한 모습을 보이는 약혼녀. 아마 9년째의 연애에서 식상함이 그동안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약혼남은 마땅히 잘못을 저질렀다. 그러나 그는 그리 크게 잘못을 뉘우친듯해 보이진 않았고, 그가 나쁘다는 쪽의 분위기를 책은 보여주질 않는다. 오히려 이 세명의 여자와 한 남자의 연애를 상당히 재미있게 풀어나간다. 특히나 마지막 장면은 완전 이래도 되는거야? 를 연발하게 되는 막장으로 치닫게 되지만, 읽어 내려가는 재미만은 유쾌하다. 29살 약혼녀는 다른 남자를 만나 해피엔딩으로 가고, 19살의 그녀는 아직 어리니 새로 충분히 시작할 수 있고, 39살의 그녀는 이 남자의 아이를 가졌고, 낳았으며, 미혼녀로 살게 된다. 그리고.. 이 남자는?? 그 남자는... 기가 찰 또 다른 이야기로 마지막을 장식한다. 후...

세명의 여자들은 각기 자신의 사랑이야기를 번갈아 이야기하면서, 진행해 나간다.  세대가 다른 그녀들의 각기 다른 한 남자에 대한 사랑이야기가 공감을 끌어내기도 하고, 이건 있을수 없는 이야기라고 단정짓는 장면도 있긴 했으나, 끝까지 그녀들의 감정을 표현한 글들이 유쾌하게 끌어가는 책이었다. 가볍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시간은 아무런 힘이 없었다. 그냥 그랬다는 것뿐, 시간에 미례해 내가 그를 더 많이 알고 있다고 할 수도 없었고, 그가 나를 가장 많이 사랑하고 있다고도 자신할 수 없었다. 가장 오랜 기간 만나면서 우리는 아마도 가장 많이 싸웠을 것이고, 가장 많이 화해했을 것이고, 가장 많은 추억들을 쌓았을 테지만, 상처나 추억은 시간처럼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손에 잡히지 않고 귀에 들리지 않는 그런 것들은 실체가 있는 것 앞에서 무력해지기 쉬웠다. (p.187)

삶은 언제나 뒤통수를 맞는 일의 연속이다. 막연히 불안해하면서도 결혼할 거라고 생각했던 그에게 두 여자가 있다는 걸 아는 것처럼, , 아무리 피하고 피해봐도 아플 일은 또 생겨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아파한 만큼 적어도 그런 일에 대해서 다시 아파하는 일은 없용서하려고 했던 그에게 아이가 있다는 걸 아는 것처럼. 서른이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결코 적은 나이도 아니다. 지금까지 아플 만큼 아팠다고 하지만을 것이다. (p.295)

철학은 늘 과학을 따라잡지 못했다. 과학이 어떤 결과물을 내놓으면 그제야 그에 대한 생각이란 게 생겼다. 인생도 그렇다. 일이 벌어져서야 어떻게 할지를 생각한다. 남자를 만나서야 남자에 대해 생각하고, 결혼을 해서야 결혼에 대한 생각이 서고, 이혼을 하고서야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아이를 낳고서야 사는 데에 두려움이 생긴다. 그리고 그 두려움을 겪고서야 모든 일은 생각이 아닌 마음으로 이겨내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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