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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문학선 1 ㅣ 한국단편문학선 1
김동인 외 지음, 이남호 엮음 / 민음사 / 1998년 8월
평점 :
책을 읽는 내내 나의 학창시절 국어 수업시간이 생각나서 나로 하여금 읽는 순간만큼은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던 우리한국의단편소설집이었다. 내 모교의 국어선생님은 수업시간에 시험친 시험문제중에서 네모칸 안에 본문이 길게 나온 글들은 돌아가면서, 읽히게 만드셨다. 그 본문안에 글들은 장편소설의 일부이거나 단편소설의 일부 혹은 기행문. 등등 다양한 글들이 있었지. 나는 그 시간들을 참 좋아했었다. 총 19편의 단편들이 이 책 1권에 수록되어 있는데, 내가 학창시절에 접해보아 잘 알던 단편들도 있었고, 전혀 생소한 것들도 있었음은 물론이요, 또 제목은 아는데, 내용이 도대체가 생각나지 않는 단편들도 있어서, 참 재미나게도 읽었다.
너무도 구수한 우리나라의 사투리들. 정감어린 문장들이 나를 기분좋게 만들었으며, 또 우리네의 힘겨웠던 시대들의 이야기들이라 눈시울이 젖기도 하면서, 19편들의 단편을 음미하는 시간이었다.
김동인의 <감자>에서는 80원에 팔린 복녀가 어이없는 죽음을 당하였지만, 뇌일혈로 죽었다는 거짓부림으로 그 남편에게 십원짜리 석장을 내미는 몹쓸 인간의 모습을 보면서 한탄했고, 현진건의 <빈처>에서 한부부의 처연한 가난에 마음이 아파왔다. 최서해의 <홍염>에서는 바람이 많이 부는 새까만 밤 아내의 죽음과 딸을 가져간 중국인 지주에 대한 복수로 방화하게 되는데, 그 까만 밤.. 불타는 집과 그곳에서 뛰쳐나온 딸과 아버지의 포옹은.. 상상력이 덧붙여져 코끝이 시큰거리게 만들었다.
그러고보니, 단편이야기들이 모두 행복한 순간을 그린 이야기들보다는 우리네 힘들었던 시대의 힘들고 우울하고 불행했던 순간들의이야기들이다. 모든 단편들이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런 불행한 일들속에서도 행복이 느껴지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것은 왜인지.. 이 단편들을 읽으면서 나는 이상한 기분에 휩싸였다. 불행이 있으므로 해서 행복이 있다는 것인가... 아무튼 내 기분이 그랬다. 이 단편소설들을 하나 하나 읽으면서, 너무도 따뜻해졌다.
2권에는 또 어떤 만나보지 못한 단편소설들을 읽을 수 있을런지, 새삼 설레이는 기분마저 든다. 그러면서, 학창시절 교과서에 나왔던 소설들보다, 더 많은 우리나라의 단편소설들을 읽어봤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