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나요, 내 인생
최갑수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1월
구판절판


'파이팅' 같은 건 하지 말자. 그런 거 안 했어도 우린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잖아. 최선을 다하지도 말자. 그것도 하루 이틀이다. 매일매일 죽을힘을 다해 달리려니까 다리에 쥐난다. 지치려고 그런다. 조금은 적당히 조금은 대충대충 좀 걸어 보는 건 어떨까. 걸으며 주위도 돌아보고 그러자-36쪽

성공할 확률은 1%도 채 되지 않지만 이제는 그만두어야 할 때임을 알고 있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인정할 수도 없고 포기할 수도 없다. 뒤돌아보니 너무나 먼 길을 와 버린 것 같다. 칼로 두부를 자르듯, 반듯하게 그만두는 결단력은 이런 때 필요한 것이다. 발을 빼야 할 시기를 놓쳐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경우가 얼마나 많았던가. 가차 없이 뒤돌아서는 것. 그것 역시 결단력이다. -66쪽

우리가 여행을 감행하기 위해 거창하고 명확한 명분을 만들 이유는 없다. 여행이란 하루키가 말했듯, 그 남자 혹은 그 여자가 가방을 들고 표를 사서 어디로든 가는 것이고, 타인을 납득시켜야 할 명확한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사랑은 어쩌면 여 행을 닮았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명확한 목적과 이유를 모른다. 단지 당신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다. -104쪽

우리는 다가올 생에 대해 기대는 없었고, 지나간 삶에 대해 후회는 많았고 잘 살아보고 싶었고, 하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았고. 폐허를 사랑했고. 내년에는 온전하고 곤한 꿈을 꾸고 싶다고... 그리고 정말로, 정말로 떠나고 싶다고. 그곳이 어디든 상관없다고-2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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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나요, 내 인생
최갑수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1월
구판절판


인생 뭐 별건가. 되는 일이 없다고 너무 힘들어 하지 말게나.


너무 빡빡하게 세상을 살지 말기를. 한번 뿐인 인생, 이리 볶이고 저리 볶이며, 열심히 사는 것도 좋지만, 한번 뿐인 인생. 조용하게 물 흐르듯 가진것에 만족하며 사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나는 외친다! 이런 모토를 가지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내 코드와 맞아 떨어지는 책이었다. 내가 가고 싶은 곳과 사고 싶은 것을 사는 여유. 작가의 생활은 그러했다. 급여가 통장으로 들어오고 세금과 전기세 카드 긁은 것 등등이 모두 빠져나가고, 잔고가 얼마 남지 않아도 만족하며 사는 삶. 일은 또 하면 되는 것.

음악을 들을 수 있는 mp3와 사진기를 하나 가지고 떠나는 여행에서 오는 충만감. 사진에서는 어떤 슬픔이 묻어나야 진정한 사진이라고 말하는 작가가 찍은 정말 슬픔과 고독이 너무도 잘 드러나는 사진과 시와 글들이 산재해 있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사진을 감상하고 글을 읽으려 했는데, 글도 좋고 여백이 주는 느낌도 너무 좋아서 잠을 자기전 잠깐 읽으려고 했던 책을 잠도 깨운채 금새 읽어 내려가버렸다.

아버지께서 외항선원이셨고... 항상 바다로 떠나기 전에 아들인 자신과 함께 목욕탕에 가주셨던 아버지.. 꼬마는 하얗게 김이 서린 유리위에 그림을 그리며 놀고 그 모습을 흐뭇하게 돌아보시는 아버지. 목욕이 끝나면 아들이 좋아하던 칼국수 집에 가서 함께 국수를 먹고, 아버지는 잘 다녀오겠다고 말하신다. 이 하루의 일은 잠시 떠나는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인사였다.. 이제는 그 아들이 아버지가 되었다. 저자인 최갑수 씨는 자신과 아버지의 추억을 자신의 아들과 다시 그린다. 사진을 찍기 위해 어디 멀리 떠나기 전에 아들과 함께 하는 목욕. 자신처럼 아들도 칼국수를 좋아한다던 글귀..

정겨운 사진과 나도 떠나고 싶게 만드는 고독감이 묻어나는 글귀와 사진들. 그리고 저자의 아들과의 추억과 자신의 사랑과 일에 관한 글귀들이 탁자위 모서리에 남긴 공간처럼 남겨지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여름보다는 겨울에 읽으면 더 좋을 책이었다. 세상이 많이 각박해졌지만, 가끔씩은 숨을 돌리고, 내가 사는 이 인생이 꽤나 잘 살아온 거라고 다독여주자. 스스로에게. 뭐가 잘됐고, 뭐가 잘못되었는지를 꼬집기 전에 이건 내가 살아온 인생이니까 박수를 쳐주자. 그리고 가끔씩 주는 여행선물을 주기를.. 삶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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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세자빈 강빈
김혜경 지음 / 문학스케치 / 2010년 6월
품절


소현세자빈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되다..


소현세자에 대한 책을 두세권 정도 읽었지만, 그의 아내인 이분에 대해서 읽는 것은 처음이었다. 강빈이라는 이름도 나에겐 낯선 이름이었다. 역사가 어떻게 씌어졌고, 또 누군가에 의해 왜곡되어지는 일이 서글퍼졌다. 조선을 바로잡으로고 했던 그녀와 소현세자의 노력은 꿈에 그리던 조선으로 돌아오자마자 모든 것이 물거품되어졌다.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고 한 세력들과 무능력한 임금때문에..

나는 몇일전에 뉴스에서 보았다. 국회에서 정치인들이 아귀다툼을 하는 것을.. 국회의 가구들이 내동댕이 쳐졌고, 심지어는 서로 다투느라 피까지 흘리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모습을 보면서 창피했다. 동인.서인.노론.소론을 따지며 서로 이권을 챙기기 바빴던 조선이라는 나라. 그러나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소현세자 내외는 조선에서는 몰랐던 것을 청나라의 볼모로 가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그것을 뼈저리게 느꼈던 것이다. 그때의 조선과 지금의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바뀐것이 도대체 뭐가 있는것인지. 책 속의 조선이 지금의 대한민국의 정치에서 한치의 오차도 틀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또 부끄러워졌다. 조선을 바꾸려 한 세자빈 강빈이라는 분께..

볼모로 있었던 8년동안 소현세자와 그의 아내 강빈은 청에 붙잡혀온 조선인 볼모들을 환원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조선의 임금 인조는 조씨의 베갯말에 이끌려, 자신의 아들을 오해하고, 점점 더 헤어나올 수 없는 곳으로 빠져버린다. 명나라가 망하고 그토록 바라던.. 조선으로 가, 세계속 강대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꿈에 부풀었던 소현세자 내외는, 그러나.. 그 꿈은 단숨에 날아가 버렸다. 참.. 정치란게 무섭고, 또 무서웠다. 인조는 아들을 죽이고, 소현세자빈에게 사약을 내리고, 강빈의 노모와 4형제는 모두 처형 당한다.

그냥.. 암담하고 답답했다. 만약 소현세자가 임금이라는 자리에 올랐다면, 우리의 현재는 또 어떻게 달라졌을지 모를 일이다. 이 책이 전부다 진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주인공이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세계로 나가려 하지 않고, 새 것을 목격했음에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군주. 그녀가 바랬던 세상의 조선이 지금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면 어떤 말을 했을지 궁금해졌다. 좀 더 나은 조선이기를. 임금으로서 백성을 지켜주지 못한 소현세자의 마음이 안타까웠다. 음.. 소현세자에 관한 책을 읽으신 분들은 더불어 같이 소현세자빈에 관한 책 한권 쯤 읽으면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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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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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남자아이였을때부터, 소매치기를 하며 살아온 한 남자. 수많은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오면서 자신도 모르게 타인의 옷 속에서 지갑을 훔치고, 자신의 손이 한 짓을 의식조차 하지 못하듯이 소매치기를 하며 살아온 사람. 이런 나쁜짓을 하면서 살아온 남자인데도, 그가 보여주는 이미지는 순수하다. 엄마의 손에 붙들려, 마트에서 물건을 훔치는 것을 보면서 그 모자를 도와주고, 아이를 보살펴주려고 노력한다. 그 사람의 잘못된 점 한가지 때문에 그의 모든 것을 비난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그러나 세상은 이런 사람들에게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다.

한때 그와 함께 소매치기 동업을 했던 이시카와는 어느날 사라졌다가 다시 그의 앞에 나타나게 되는데,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 한 남자. 그러니까.. 소매치기를 평생의 업으로 해온 이 주인공 남자와는 반대되는 인물이랄까. 악으로 똘똘 뭉친 사람. 어느 곳 하나 손가락 비집고 들어갈 만한 구석이 없는 인물이었다. 이 남자의 소개로 살인사건을 거들게 된다. 그러나 이시카와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버렸고. 다시 시작된 소매치기 생활에 다시 그 눈빛의 남자가 돌아와 자신이 시키는 일에 가담하라고 명한다. 그가 돌보는 아이와 엄마의 목숨을 걸고..

그가 시킨 일을 완벽하게 해내지만, 돌아온 건 살았을지 죽었을지 생각할 수 없는 결말이었다.. 평생 소매치기를 하며 고독하게 살아온 한 남자와 그가 지키려 했던 한 꼬마 소년의 이야기. 이 작가의 책을 두 권째 읽었다. 두 권 모두 우울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책인데,다 읽고 난 뒤 뒤돌아 서면 무언가 미묘한 것이 남는 느낌이다. 특히 처음 읽은 이 작가의 책 <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 는 더 좋았다..

한 남자의 운명을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손에 쥐고 주무를수 있다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기자키가 주인공 남자에게 들려준 그 옛날 이야기는 특히나 그랬다. 스스로 노력하고 살았던 삶이 누군가에 의해 조정당해온 거라면, 그 얼마나 허무한 것일까.. 내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그 삶이 저 신에 의해 정해진 거라면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소매치기를 하는 이 남자의 고독과 마주하면서 조금 어둡기는 하지만, 이 작가만의 독특한 글을 들여다 볼수 있었는데, 이 작가의 다른 책들도 모두 이런 분위기의 글인것인지, 궁금해서 다음번에 이 작가의 책을 꼭 찾아서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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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 번 내게 물어야 할 것들
크리스토퍼 해밀턴 지음, 정미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살아가면서 한번은 읽으면 좋을 책이다...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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