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나요, 내 인생
최갑수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1월
구판절판


인생 뭐 별건가. 되는 일이 없다고 너무 힘들어 하지 말게나.


너무 빡빡하게 세상을 살지 말기를. 한번 뿐인 인생, 이리 볶이고 저리 볶이며, 열심히 사는 것도 좋지만, 한번 뿐인 인생. 조용하게 물 흐르듯 가진것에 만족하며 사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나는 외친다! 이런 모토를 가지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내 코드와 맞아 떨어지는 책이었다. 내가 가고 싶은 곳과 사고 싶은 것을 사는 여유. 작가의 생활은 그러했다. 급여가 통장으로 들어오고 세금과 전기세 카드 긁은 것 등등이 모두 빠져나가고, 잔고가 얼마 남지 않아도 만족하며 사는 삶. 일은 또 하면 되는 것.

음악을 들을 수 있는 mp3와 사진기를 하나 가지고 떠나는 여행에서 오는 충만감. 사진에서는 어떤 슬픔이 묻어나야 진정한 사진이라고 말하는 작가가 찍은 정말 슬픔과 고독이 너무도 잘 드러나는 사진과 시와 글들이 산재해 있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사진을 감상하고 글을 읽으려 했는데, 글도 좋고 여백이 주는 느낌도 너무 좋아서 잠을 자기전 잠깐 읽으려고 했던 책을 잠도 깨운채 금새 읽어 내려가버렸다.

아버지께서 외항선원이셨고... 항상 바다로 떠나기 전에 아들인 자신과 함께 목욕탕에 가주셨던 아버지.. 꼬마는 하얗게 김이 서린 유리위에 그림을 그리며 놀고 그 모습을 흐뭇하게 돌아보시는 아버지. 목욕이 끝나면 아들이 좋아하던 칼국수 집에 가서 함께 국수를 먹고, 아버지는 잘 다녀오겠다고 말하신다. 이 하루의 일은 잠시 떠나는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인사였다.. 이제는 그 아들이 아버지가 되었다. 저자인 최갑수 씨는 자신과 아버지의 추억을 자신의 아들과 다시 그린다. 사진을 찍기 위해 어디 멀리 떠나기 전에 아들과 함께 하는 목욕. 자신처럼 아들도 칼국수를 좋아한다던 글귀..

정겨운 사진과 나도 떠나고 싶게 만드는 고독감이 묻어나는 글귀와 사진들. 그리고 저자의 아들과의 추억과 자신의 사랑과 일에 관한 글귀들이 탁자위 모서리에 남긴 공간처럼 남겨지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여름보다는 겨울에 읽으면 더 좋을 책이었다. 세상이 많이 각박해졌지만, 가끔씩은 숨을 돌리고, 내가 사는 이 인생이 꽤나 잘 살아온 거라고 다독여주자. 스스로에게. 뭐가 잘됐고, 뭐가 잘못되었는지를 꼬집기 전에 이건 내가 살아온 인생이니까 박수를 쳐주자. 그리고 가끔씩 주는 여행선물을 주기를.. 삶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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