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침묵 세계 거장들의 그림책 4
주제 사라마구 글, 마누엘 에스트라다 그림, 남진희 옮김 / 살림어린이 / 2011년 10월
절판


나는 다시 강으로 되돌아왔습니다. 해는 이미 저문 다음이었스빈다. 낚싯대를 드리우고 물고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물은 아주 오랫동안 침묵했습니다. 물의 침묵은 세상 어떤 침묵보다 진한 침묵이란 걸 알았습니다. 나는 결코 그 기억을 잊을 수 없습니다.-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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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말해줘
버네사 디펜보 지음, 이진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10월
절판


나는 씁쓸해 하며 생각했다. 소리치고 싶었다. 나는 단 한 번도 누군가를 제대로 사랑해 본 적이 없다고, 그런 내가 어떻게 엄마가 될 수 있겠느냐고, 어떻게 그럴 수 있겠느냐고. 그러나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사랑을 했었다. 한 번 이상 했었다. 온 힘을 다해 스스로 그 사랑을 파괴하기 전까지는 그것이 사랑인 줄을 알지 못했을 뿐-3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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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만나요 - 책으로 인연을 만드는 남자
다케우치 마코토 지음, 오유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1월
절판


한밤의 도서관은 오직 나만의 것이고 내 손에는 손전등이 있으니 더 바랄 것이 없었다. 삼촌이 밤참거리를 사 왔다며 들락거리는 것보다 아침까지 도서관을 독차지하며 흘러가는 시간을 만끽하는 편이 훨씬 좋았다. 삼촌이 돌아간 후 나는 도서관을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잠들어 있는 책들을 깨우듯 한 칸 한 칸 서가마다 손전등을 비추며 아무도 없는 도서관의 밤을 만끽했다.-46쪽

나는 어릴 적부터 서점 냄새를 좋아했다. 새 종이와 잉크 냄새 때문에 그런지 여름에는 그 냄새가 더 도드라진다. 올해는 짧은 여름도 끝나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지만, 그 서점 안에는 에어컨을 놓아 보송보송한 공기 속에서 책 향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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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의 고백 - 법의학자가 들려주는 살인 조서 이야기
마크 베네케 지음, 송소민 옮김 / 알마 / 2008년 12월
구판절판


어마어마한 희생자 수만으로도 범죄사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연쇄살인범과 내가 수년 간 접촉을 하면서 짐작한 바는 이렇다. 성도착 강박 충동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한 일을 정확히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충동을 억제할 수 없다. 아무리 기도나 폭음을 시도하든, 또는 처음 범행을 저지른 뒤 곧 속죄를 바라든, 그런 건 전혀 관계가 없다. 그들은 매번 되돌아오는 환상 속에 갇혀 있다. 그런 환상은 법정에 앉은 복수심에 불타는 방청객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차이는 범행자는 자신의 상상을 실천함으로써 그 무엇으로도 그를 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2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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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의 도서관 - 여성과 책의 문화사
크리스티아네 인만 지음, 엄미정 옮김 / 예경 / 2011년 12월
절판


지성적으로나 그 외에 여러 방면에서 중세는 여성에게 더욱 가혹했던 암흑의 시대였다. 당시 대부분 사회에서 교육의 기회는 극히 제한되었고 특히 여성의 지적 호기심을 격려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중세 사람들 대부분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초적인 능력을 넘어서는 것, 예를 들어 독서를 하는 방법 같은 것을 배우지 못했다. 책을 접하고 읽을거리를 선택하는 일은 엄격하게 통제되었다. 그것은 종교와 세속의 권력이 조심스럽게 승인해주어야만 하는 일이었다. 학교에서든 개인적이든 읽기를 배울 기회는 제한적이었고, 책값은 엄두도 낼 수 없을 만큼 비쌌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맹이었다-26쪽

수전 헐의 저서 <순결,침묵,복종>에 따르면 1475년에서 1572년 사이에 여성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출간된 책은 스물네 권에 불과했다. 4년마다 한권씩 출간된 셈이다. 이후 1582년까지 잉글랜드의 도서 시장에서는 여성 독자를 위한 책이 열아홉 권 출간되었다. 이런 책들은 주로 종교생활, 가사용 안내책자, 부부생활 지침서였다. 하지만 여성들은 명시적으로 여성독자를 겨냥한 책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형식의 작은 서사시인 발라드와 시처럼 접할 수 있는 책이라면 무엇이든 읽었다-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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