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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 제2회 중앙 장편문학상 수상작
오수완 지음 / 뿔(웅진) / 2010년 11월
품절
책의 3분의 1정도까지는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이리 서두를 길게 잡은 걸까. 라며 이리저리 도무지 방향을 잡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자가 어느쪽으로 향하며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3분의 1을 조금씩 넘어서던 어느 지점부터저자가 어느쪽으로 향하며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그 방향을 잡자마자 금새 집중하게 되면서 읽어 내려간 책이었다. 현대사회에도 직업으로 책 사냥꾼 이라는 이름이 있다면, 상당히 독특한 직업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자꾸 책과 관련된 상상을 하게 되었다. 그 중의 하나가 각도시별로, 오직 책과 관련된 건물 하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했다. 지하는 헌책방. 1층은 서점가 2층은 도서관련 판매마트. 3층은 도서가 원작인 영화를 상영하는 곳. 4층은 뭐 책과 관련된 토론을 하는 카페형식의 장소 라든가. 등등.. 책과 관련된 무한한 공간이 밀집되어 있는 공간으로 말이다. 아, 그러면 다른 작은 서점들이 무너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란 생각도 해봤다 ㅋ -.-; 이 책에도 비슷하게 이런 식으로 서울 한복판에 북시티가 건설되는데, 이 곳에는 출판사와 헌책방. 서점가들이 즐비하게 모여있는 곳으로 설정되어 있다. 음. 아무튼. 상상은 여기까지고.
책 사냥꾼. 말 그대로 책을 사냥한다는 말인데, 이 단어가 출현하게 된 계기는 이러하다. 정보화사회를 만들겠답시고, 정부는 도서관의 책을 없애고 그 책의 내용을 모두 데이터베이스화 하게 된다. 그래서 출판물을 검열하고 작가를 구속하게 되는 일까지 일어나게 되면서 책을 없애는 과정에서 책값이 뛰고 고서의 귀중함은 극에 다다른다. 여기서 어떠한 책을 소장하고 싶은 사람이 돈을 주고 사람을 시켜 그 책을 찾기에 이르는데, 그 책을 찾는 사람을 여기서 책 사냥꾼이라고 한다.
반디는 이런 책 사냥꾼 중의 한 사람이다. 아니, 책 사냥꾼이었다. 하지만 모든것을 그만두고 헌책방을 운영하며 조용하게 지내던 중, 윤선생이라는 거물급 인사로부터 어떠한 책을 찾아달라는 청탁을 받게 되고, 다시 책 사냥꾼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텅빈 서재. 정부가 발표한 정보화사회를 만들겠다는 것 때문에 서점가는 문을 닫고 많은 책들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람들의 서재는 텅비게 된다. 그러나 능력이 되는 사람들은 책을 여전히 소장하고 있고, 그 책으로 상당한 이윤을 남기게 된다. 그리고 다시 책 사냥꾼으로 활동하면서 반디는 사라진 책을 찾게 된다.
20년동안 소설을 써왔지만, 이제 마흔에 이르러서야 이 책을 통해 작가의 이름을 새롭게 얻게 된 작가. 그가 책을 통해 쓴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스토리가 새롭기도 했지만, 굳이 이 이야기가 남일 같지만은 않았다. 책의 정보화. 하지만. 디지털보다 종이로 된. 손으로 직접 만지며 읽어 내려가는 책의 중요성은 미래에도 중요시 될 것이라 믿으면서. 조금은 불안했던 마음을 달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