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롱뇽과의 전쟁
카렐 차페크 지음, 김선형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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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아닌 다른 종족이 문명이라고 부를 수 있는 발달을 이루어 냈다면, 어떠한 모습이었을까? 궁금해졌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모습과 다른 그 어떤 것들을 잠시 상상해 본다. 좀 더 발달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과 어쩌면 이렇게 자연이 파괴되지 않았으리라 하는 기대감. 도롱뇽들이 일구어낸 그들만의 지구 모습은 어떠했을까. 대륙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온통 물과 도롱뇽. 그리고 물 속 세계에서 솟아난 건물들의 이미지?

상당히 충격적이고 놀라움을 가져다 준 책이었다. 동물농장의 동물들이 보여준 인간을 풍자한 모습과는 다르다. 도롱뇽들의 세계는 결국 인간들처럼 권력과 정치가 가까이하면 파멸에 이를것이라는. 이런 극단적인 생각은 들지 않는다. 도롱뇽들은 하나였다. 하나된 그들이 일궈낸 세상이 너무나도 궁금해졌는데, 마지막은 조금 아쉬웠다면 아쉬운 부분이었으리라.

타나마나 섬의 데블데이라는 곳에는 악마가 출현한다는 말이 있었다. 그래서 그 곳 주민들은 그곳엘 가기 꺼려했는데, 진주를 채취하는 배의 선장이었던 호기심이 가득한 반토흐선장은 이곳 데블데이 바다에서 이 문제의 도롱뇽과 마주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도롱뇽은 아니고. 열살정도 꼬마아이의 키에 머리를 가지고 있고 짧은 두 손과(손가락도있음) 뒷발을 가지고 있다. 쯔쯔라는 소리를 내며 발을 바꿔가면서 깡충깡충 걸어다닌다. 다른 사람들은 이들을 보며 혼비백산 도망쳤지만, 반토흐 선장은 달랐다.

해변에 앉아 있었던 반토흐 선장은 수면위로 수백마리 그 문제의 도룡뇽들이 머리를 빼꼼히 빼며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보았고, 그들이 내는 쯔쯔 소리를 조용히 따라 내 보았다. 그러자 도롱뇽 한마리가 수줍은 듯 선장에게 다가와 조개를 던져주었다. 이 부분을 읽을때의 놀라움이란! 선장은 조개를 칼로 까서 그 안에 있는 진주를 빼고 조갯살을 도롱뇽에게 던져주자, 도롱뇽은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았으며, 맛있게 조갯살을 먹는 것이었다. 이 모습을 본 다른 도롱뇽들도 따라 나와 조갯살을 받아갔다. 물론 선장에겐 진주가 남겨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배우게 된다. 도구를 이용해 조개를 까는 방법을!! 선장으로부터. 선장은 선물로 칼을 준다.

자식이 없었던 반토흐 선장에게 이들 도롱뇽들은 너무나 귀여웠던 것이다. 그는 큰 회사의 어릴적 안면이 있는 사람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사업은 시작된다. 진주가 있는 바다에 이 도롱뇽들을 배로 이동시켜, 그들로부터 진주를 얻는 것이다. 그렇게 그들은 점점 증식하게 되고, 도롱뇽 교역이 성행하게 된다. 이들 도롱뇽들은 대단한 바다속 일꾼들이었다. 심지어 반토흐 선장은 이들에게 글과 말을 가르치고, 나중에서는 사람과 박사가 된 도롱뇽이 지식에 관한 대화를 하기까지 이른다.

흥분해서 이 책의 줄거리를 너무 많이 밝힌듯 한데, 충격적이고 놀라웠던 책이었다. 중간중간 반토흐 선장과 사업을 시작하게 된 지인을 만나게 해준 문지기는 이 모든 것이 자신이 해낸 결과이며, 그 한순간의 결정이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 자랑하고. 또 자책하는 부분도 꽤나 재밌다. 어디선가 인간 말고 이런 다른 종족이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 인간의 모습을 훔쳐보며, 쯔쯔 혀를 차고 있을법한.. 너무 재밌고, 또 인간세계가 아닌 다른 종족의 세계는 어떠할까. 라는 신나는 상상들을 맘껏 하게 된 특별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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