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 - 벽 뒤의 남자
윌 엘즈워스-존스 지음, 이연식 옮김 / 미술문화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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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의 욕구는 곧 창조의 욕구~ 파쇄기에서 잘려 나오는 그의 그림을 보며 사람들은 뱅크시당했다라고 말햇다. 

그의 그림들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익명성 뒤에 숨은 가장 유명한 익명성이란 아이러니의 화가 뱅크시

시대를 보는 눈을 가지고, 세상을 읊는 영리함과 감성과 풍자가 담긴 그림들, 쉬운그림과 한 눈에 들어오는 글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그리는지 쉽게 알 수 있는 그래서 모두의 그림이게 하는 그의 힘.




신데렐라의 마차가 뒤집어져 있다. 죽어 널부러진 신데렐라 옆으로 파파라치들이 셔터를 누르고 있다. 이건 바가지라고 적혀 있는 피켓, 난민들이 가득찬 호수위 보트와 난민익사자들. 우울한 얼굴의 직원들과 낡고 쓰러져가는 테마파크, 바로 뱅크시가 기획한 디즈멀랜드. dismal음울한 과 디즈니랜드를 합한 어른들의 혹은 지금의 세상을 보여준다.



누군가 미국은 거대한 디즈니랜드라고 했다. 세상의 예쁜 것들을 모아 놓은 곳, 아이들의 천국이라지만 돈없인 한 발도 들일 수 없는 자본주의의 모든 것이 담긴 곳이다. 상업과 광고와 자본 랜드, 그곳엔 난민도 가난도 불합리도 없다. 설탕옷을 두껍게 입은 모습이지만 그 속은 그 무엇보다 짜다. 마지막 한 푼조차 소비하게끔 꿈과 아이들의 환상마저도 바가지를 씌워 파는곳을 패러디한 인물이 뱅크시다.

반정부주의자 반자본주의자 혁명가 등등 그를 지칭하는 말들은 많지만 누구도 부정못할 사실은 그는 예술가라는 것, 거리의 예술이던 그래피티 아트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후드 티, 스프레이, 불법, 마약 그리고 거리를 쓰레기로 만드는 자들, 이것이 뱅크시 이전 그래피티 아티스트에 대한 시선이었고 실제로 징역을 산 이들도 있다. 그래서 그들은 비주류로 세상을 마음껏 풍자하고 비웃기도 했고 도발도 했다. 기득권의 예술을 돈놀이처럼 생각했고 제대로 감상조차 하지 않으며 미술관에서 거들먹 거리는 이들을 비웃었다. 그래서 뱅크시는 미술관 사이에 자신의 작품들을 몰래 끼워넣었다.

모네의 유명한 그림을 복제해 그 수련연못에 카트를 그려넣었다

작은 돌에 선사시대 기법으로 카트를 모는 현대인을 그려 전시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쉬운 미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문구들로 세상을 채우기도 했다. 정치의 타락, 자본주의의 허상, 독점기업과 소비를 부추기는 거대한 스펙타클.

 

그래서 주류가 되어 돈을 버는 뱅크시를 변절자라 못마땅해 하는 그래피티티아티스트들도 있다. 그렇지만 뱅크시덕에 그들 또한 조금 더 양지에서 자신들의 작품세계를 펼칠 수 있음을, 좀 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모른 척 하진 못할 것이다.

그의 작품 중 소녀와 풍선은 영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가 되었고, 그가 그림을 그린 담벼락은 불법행위의 증거가 아니라 비싼 값에 팔리는 작품이 되었다.

최근 그의 작품이 경매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파쇄기가 내려간 파포먼스가 있었다. 그리고그 작품은 경매가의 18배가 넘는 가격으로 되팔렸다. 뱅크시의 작품에 퍼포먼스가 합쳐진가격이다. 이제 누군가 파쇄기로 그림을 자른다면 그건 뱅크시하다가 될 것, 그의 고유작품과 퍼포먼스가 된 것이다. ( 가끔 그저 퍼포먼스일 뿐인 작품들이 있다. 작품마저 사라지고 매번 결과마저 다른데 이런 작품들이 팔린다. 어떻게? 작가는 퍼포먼스의 순서와 재료 등 설계도를 파는 것이고 미술관은 그 설계도를 바탕으로 작품을 구성해 전시를 하는 것이다 )


 

재치와 능력, 세상을 보는 눈과 비판적인 시각이 뱅크시의 이름을 높인 것이다.

그의 메세지가 그의 그림들이 불편하지만, 이제 그는 그 자체로 작품이고 상품이 되었다.

하트풍선을 쥔 소녀, 폭탄을 끌어안고 있는 소녀.

크리스마스에 눈 대신 날리는 재와 먼지에 혀를 내미는 소년.

영국정치의 추악함을 커튼 밑으로 감추려는 메이드의 모습.

세상을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바꾸려는 그의 문구.

난민들의 피난처에 그려진 스티브 잡스 모습( 스티브잡스의 아버지는 시리아출신 난민이었다)

익명으로 남았지만 가장 유명한 익명이 된 뱅크시. 그를 알아내려 하는 이들이 더 미움받는, 그가 누구인지 알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 익명성 아래 그의 작품이 더욱 가치가 높을거란 계산도 있겠지만, 익명성 아래 그가 더 자유롭기를 더 멋지게 세상에 한 방 먹이길 바라는 마음도 있지 않을까.

 

그렇지만 또 그의 그림을 이용해 돈을 버는 이들도 있다. 그가 그린 벽들을 분해해 팔고, 그의 이름과 대표 캐릭터들을 이용해 상품을 만들어 이득을 취한다. 이스라엘이 세운 벽에 있기에 의미가 있는 그림들이, 노숙자의 벤치위에서 꿈을 꾸듯 날아가는 풍선들이 그렇게 분해되어 철저히 자본주의의 모습으로 미술관에 걸려 있으면, 뱅크시의 그림을 매력을 잃어버린다. 생명을 다한 듯 우울하고 슬퍼 보인다. 길거리에서 반짝이며 모두의 그림이었지만, 미술관에 걸린 그의 그림들은 그 빛을 잃어간다.

 

 

 

작고 낡은 그리고 냄새나는 골목, 아이들은 지쳤고 상처받은 곳. 마약에 찌들고 술에 취해세상이 미운 아이들이 후드티를 뒤집어 쓰고 어디선가 훔친 스프레이로 속내를 꺼낸다. 그 낡고 더러운 담벼락에 아이들의 우울함과 분노가 그려지고, 또 다른 아이들이 자신들의 색을 덮고 또 덮어간다. 그곳에서 자유를 느끼고 감정을 덜어내어 좀 더 가벼운 몸으로 다시 한 번 세상으로 걸어가려 한다. 그곳에 또 다른 정의로운 반항아, 누구보다 평범하다던 그, 뱅크시 또한 아이들의 날개를 그려준다. 상처받은 두 발로 세상을 걸어갈 수 있게 고운 빛의 풍선을 달아준다. 분노로 손에 꼭 쥔 화염병 대신 꽃다발을 그려주며, 일자리도 없고 살아가기 힘든 차가운 세상을 준 것에 미안하다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보내는 사과, 세상의 힘없는 이들에게 보내는 위로, 가진 자들의 탐욕에 대한 분노. 뱅크시의 익명성 놀이에 기꺼이 동참하며, 그의 벽화들을 좋아하는 이유가 아닐까.

(문장을 읽기가 좀 힘든 게 이 책의 단점, 왜일까. ㅎㅎ 그래도 그림만으로도 좋다)

 

그가 코로나의 시대에 보내는 새로운 영웅을 알리는 그림이다. 이게 바로 그의 그림이 가지는 위로와 힘 아닐까.

아래 그림은 <게임 체인저>사우샘프턴 병원에 선물한 작품으로, 소년이 배트맨 등을 쓰레기통에 넣고 새로운 히어로인 간호사들을 응원하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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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1-08 00: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니님 덕분에 새로운 작가와 미술 작품을 많이 알게 되어 좋아요.
언제나 감사드리며,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mini74 2022-01-08 09:55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도 축하드려요 ~~

희선 2022-01-08 01: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니 님 축하합니다 미니 님이 쓰신 글을 보고 뱅크시를 조금 알았군요


희선

mini74 2022-01-08 09:55   좋아요 1 | URL
제가 더 고맙지요. 읽어주시고 답글도 달아주시고 ㅎㅎ 고맙습니다 ~

bookholic 2022-01-08 18: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늘 고퀄러티 글 고맙습니다~~^^

mini74 2022-01-08 18:43   좋아요 0 | URL
앗 고맙습니다. 북홀릭님도 축하드려요. 즐거운 토요일 보내세요 ~

하나의책장 2022-01-08 1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퀄리티 높은 글과 함께 예술작품 감상까지 항상 잘하고 있습니다^^
미니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mini74 2022-01-08 20:01   좋아요 0 | URL
아이고 그런 과찬의 말씀을 ㅎㅎ 제가 더 고맙습니다 ~

가필드 2022-01-08 2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니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뱅크씨 정리를 잘하셨다 생각했었는데 역시 선정되셨군여 🥳💐

mini74 2022-01-08 20:01   좋아요 1 | URL
좋게 봐주셔서 제가 더 감사하지요 ㅎㅎ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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