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6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미애 옮김 / 민음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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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가 비치는 곳에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사시사철 바다를 보는 것?

여름의 시원함과 봄 가을의 고즈넉한 해변가 산책, 그리고 폭풍우와 짠내.

밤새도록 우리집을 비출 불빛, 달빛과는 또 다른 느낌이겠지. 속속들이 비추어 내는 밤의 등대 불빛.

사건은 두 줄로 아니 어쩌면 한 줄로도 요약가능하다. 그렇지만 책 속 등장인물들의 내면은 이 책 하나로도 모자라지 않을까. 조각 조각 나뉘어 지고, 해체되고 널부러진 듯하지만, 사실 사람들의 내면은 결국 그런 것 아닌가. 화를 냈다고 어찌할 줄 몰라 빙빙 돌고,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지만 결국 지치고 포기하다 멍 때리다가, 다시 주저앉아 잠시 쉬고.

램지부인은 등대의 불빛이었을까. 타인에게 자신과 닮은 삶을 강요하기도 하지만, 그녀는 따스하다. 아이처럼 끊임없이 인정받고 싶어하면서도 권위를 내세우는 램지씨조차 아내에게 기대곤 한다. 아이들 또한 그렇다. 아이들의 상처를 내면을 그 섬세함을 읽어내는 일조차 램지부인의 몫이다. 그런 아이들을 다독이고, 이웃들을 어떻게든 배려하며, 이 끊임없이 낡아가고 구멍이 생기는 이 집을 지탱한다. 전쟁으로 죽음으로 모두 떠나고 소금기 가득 머금으며 낡아가는 집, 램지씨 가족은 돌아와 등대로 떠나고, 릴리는 그림을 그린다.

이곳은 혹은 우리는 어쩌면 램지씨의 말처럼,

“처량하게도 하찮은 곳이군”



(버지니아 울프는 개들을 굉장히 좋아했다. 특히 코커스파니엘인 핑카를 예뻐했다고 한다. 마크 트웨인은 자신의 딸들에게 콜리를 선물했는데 이름인 I know, You know, Don‘t know 라고 한다. 콜리들의 이름이 삶의 진리를 담고 있다.
아참 버지니아 울프님은 흑말띠. 1882년생이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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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3-22 14: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근데.... 이거 재미나요? 전 분명히 읽었는데, 그냥 활자만 읽은 거 같습니다. 흑흑흑....

mini74 2021-03-22 14:12   좋아요 4 | URL
저는 젊은 시절 읽다가 포기. 지금 나이 들어 있으니 그 복잡하고 정신없는 듯한 그들의 내면이 재미있더군요. 다들 저렇게 눈치보고 미워하면서도 참아내며 속으로 욕하며 사는 구나. 저렇게 쪼잔하구나 다들 ㅎㅎㅎ 헉. 저 또 막 오독하는 건 아닌지 ㅠㅠ 참 저. 나는 고백한다. 넘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아이가 첫 장의 문도 글귀를 보더니 중2스럽다고 ㅎㅎㅎ

Falstaff 2021-03-22 14:13   좋아요 2 | URL
그죠, 그죠, 나는 고백한다, 그거 찐이지요? ㅋㅋㅋㅋㅋ
책만 좋으면 영업은 제가 자진해서 해준다니까요!!!!

청아 2021-03-22 14: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댓글 보면 또 이렇게 채찍질 당하네요ㅋㅋㅋㅋ<나는 고백한다>안그래도 찜했는데 다시 한번 주입! <등대로>저는 열린책들로 가지고 있어요. 보나마나 감동일듯! 인공지능로봇 좀 무섭긴 한데 어쩔땐 책정리나 순서정하는데 냉정하게 도움받고 싶어서 얼른 나왔음해요!(이것도 한번 글로 써야겠어요.흐흐)미니님도 필요하시죵?ㅋㅋㅋ

mini74 2021-03-22 15:34   좋아요 1 | URL
넵! 나온다면 우리 다같이 공동구매로 *^^*

scott 2021-03-22 15: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글이 쉽게 써지고 이렇게 상상이 뻗어 나가기는 처음이다.
내 영혼에 열린 어떤 열매에도 이제 손이 닿으리라 생각한다.
-1926년 2월 23일, 버지니아 울프의 일기

델러웨이 부인 -등대로- 올랜도 울프의 최고작이고 가장 모던한 작품이라고 생각 해요

친구가 부탁해서 한달 정도 코커스파니엘인 핑카 키워 봤는데 엄청 귀엽고 똑똑하고 사릉스러움
눈뜨자마자 달려드는 (・ᴥ・)

mini74 2021-03-22 16:03   좋아요 3 | URL
뭐죠 이 극강의 귀여움은 ㅎㅎ 이모티콘 장인님으로 인정합니다 *^^*

새파랑 2021-03-22 16: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등대로 민음사 버전이 동네 독립서점?에 진열되서 있어서 살까 고민중인데, 고민하면 안되겠네요 ㅋ

mini74 2021-03-22 17:05   좋아요 2 | URL
솔출판사에서 기념판이 나왔는데 표지는 예쁜데 ,가격이 쪼금 더 나가서 민음사를 택했지요 ㅠㅠ

han22598 2021-03-23 2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면을 비추는 ..등대라니. 마음을 속속들이 들여다 보이게 해주는 등대가...마음의 길도 알려주는 역할도 해주는 건가요? ...그런거라면. 그 등대....붙잡고 싶어지네요. 울프의 작품은 항상 동경의 대상일뿐 아직...엄두도 못내고 있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