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사 대논쟁 10가지 - 과학사의 흐름을 바꾼 열 가지 이야기
핼 헬먼 지음, 이충호 옮김 / 가람기획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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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사 대논쟁 10가지

 

출판사 가람기획에 나온 ‘과학사 대논쟁 10가지’는 17세기에서 20세기 사이 과학사에 커다란 논쟁을 일으킨 10가지 사건을 소개한다.

이 책의 저자인 핼 헬먼은 과학사에 중요한 10가지 사건을 논쟁을 중심으로 서술하면서 일반인들에게 과학적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준다.

제목처럼 논쟁중심으로 사건이 서술 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과학분야의 상세한 설명은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교양으로써 가져야할 그 분야의 핵심은 알 수 있다.

 

이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해당 과학분야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곁들여 놓았다면, 평소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독자들은 흥미로울지 몰라도, 그렇지 않은 독자는 이 책을 지루하다고 느끼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서로 다투는 두 집단의 논쟁과정이 발전해 나가는 것을 보는 것은 재미있다. 하나의 논쟁을 읽으면 그 논쟁을 서술한 글이 끝날 때 까지 책을 놓을 수가 없다. 그 다투는 과정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면 따분하게 생각했던 과학적 지식을 힘 안들이고 습득할 수 있다.

 

다윈의 진화론에 관한 논쟁을 예로 들어보면 이렇다.

“변이가 일어난다면 아주 미소하더라도 다른 개체보다 유리한 점을 지닌 개체가 생존과 번식에서 가장 나은 기회를 갖게 된다. 그리고 유리한 개인의 차이와 변이가 보존되고, 불리한 것들이 없어지는 것을 나는 자연선택 또는 적자생존이라고 부른다.“

이것이 다윈의 진화론의 핵심이다.

 

환경에 유리한 변이는 보존되고 불리한 것은 없어지는 것. 그러나 여기에는 해결해야할 문제점이 있는데, 환경에 적응하기에 유리한 변이가 생기고, 그 유리한 변이가 후세로 전달되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변이가 사라진다면 자연선택이 제 역할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후 그 문제는 오스트리아의 멘델에 의해 이것이 증명된다.

당시에는 한 종내에서 개체간에 계속적으로 교배가 일어나면, 나타나는 변이체들은 다시 섞여 중간물이 된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멘델의 유전법칙은 변화하는 형질들이 섞이는 것이 아니라, 원래의 특징을 그대로 간직한 채 남아 있음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1919년 미국의 유전학자 조지프 밀러는 유전물질이 실제로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그러한 변화가 후손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진화론에서 본 것처럼 이 책은 세부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책은 아니다. 논쟁을 재미나게 읽다 보면 지루하지 않게 우리는 핵심은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기전 과학자들의 논쟁이라 하여 굉장히 이성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논쟁과 다르게 말이다. 과학이란 이성의 가장 선두에 서 있는 학문이고, 관찰과 실험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과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예상은 빗나갔다.

 

이 책에서 소개한 10가지 사건이 ‘대논쟁’이된 것은 논쟁의 발단이된 과학적 사실을 인정한다면 기존 가치관이 붕괴되거나, 기존 학계를 장악하고 있던 과학이론을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과학적 사실의 반대편은 학계나 사회에 대한 영향력가지는 기득권이고, 새로운 과학적 사실이 타당한가에 대한 논쟁이라기보다는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논쟁의 양상을 띄게 된다.

 

기존 주류학설과 배치되는 새로운 사실이 처음 학계에 발표되면 이성을 도구로 삼는 과학자들이 오히려 일반인들 보다 더 감정적이되고, 비이성적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논쟁들 덕분에 과학은 발전해 나간다는 것이리라.

새로운 사실이 기존 학계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더욱 빈틈없이 준비해야 할 것이며,

상대방의 비판이 날카로울수록 이론의 허점을 명확히 알게 되고, 계속해서 이론을 보완해 나가게 된다. 그리하여 이론이 완성되고, 처음에는 학계의 소수만 받아들이던 학설이 시간이 지남에따라 주류이론으로 자리를 잡아나가게 되는 것이다.

 

과학이 지루하다고 생각한다면 이책을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아주 재미있게 과학에 흥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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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 공감의 두 얼굴
프리츠 브라이트하우프트 지음, 두행숙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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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소소의 책 출판사에서 출간된 프리츠 브라이트하우프트 지음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서두에 이런 말을 한다. “인간적인 것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니고, 모든 형태의 공감이 환영할 만한 것도 아니다.” 이 말을 통해 이 책이 주장하는 바를 예상해 볼 수 있다.

이책은 공감이 인간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것이지만, 공감의 부정적 측면도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이책에서 공감이란 함께 체험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함께 체험한다는 것은 대개 상상으로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받아들이고, 그의 반응을 공유하여 그의 피부속으로 스며든다는 의미이다.

공감이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이 처한 상황, 즉 특수한 요구가 동반되는 특수한 상황속에서 자신을 체험하고, 또 누군가가 무엇을 해야 할지 혹은 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느낀다는 뜻이다. 쉽게 말하면, 상상속에서 다른 사람의 상황으로 들어가는 것이 공감이다.

 

저자는 공감의 어두운 측면으로 5가지를 얘기한다.

첫째 공감은 자아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공감은 흑백사고, 또는 친구 아니면 적이라는 사고방식을 강화시킨다는 것이다.

갈등은 공감하고 있음에도 커지는 것이아니라 공감하고 있어서 커지는 것이라고 한다.

일단 사람들은 어느 한쪽을 선택하고 자신이 선택한 편을 미화한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은 이것에 공감한다. 미화와 공감이 순환되므로써 갈등은 골은 깊어진다고 한다. 정치에서 이런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렇다고 공감이 갈등을 깊게만 만든다는 것은 아니다. 공감이 갈등을 완화시켜주는 예는 흔하다. 노예제도의 종말은 공감덕분이다.

 

셋째 사람들은 곤경에 처한 사람과 함께 느끼는 것이라기보다는 자신을 곤경에 처한 사람의 구원자, 또는 조력사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넷째 인간이 다른 사람의 고통을 즐기는 행태는 공감으로부터 유래한다고 한다.

사디스트는 자신의 희생자와동감하기 위해 그를 괴롭힌다. 그래야 괴롭힘당하는 사람을 이해하고 그와 함께 괴로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감적인 사디즘의 기본 형태는 누군가가 다른 사람 을 위험하거나 고통스러운 상황으로 끌어들이고그런 상황을 조장 하며그런 상황을 바라거나 참아내는 것이다. 모두 희생자에게 공감하기 위해서다.

공감이 상상속에서 다른 사람의 상황으로 들어가는 것이라는 점을 보면, 복수를 통해 쾌감을 느끼는 것도 사디즘과 유사한 형태라는 것이다.

 

다섯번째 다른 사람을 수단으로 삼아 자신의 체험을 넓히려고 하는 행위가 있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자신들이 이루지 못한 것을 아이들에게 투사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아이들을 가혹하게 하는 것이 그 예라고 한다.

 

공감의 이러한 부정적인 측면도 있음을 생각한다면, 공감이란 그자체로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고 한다. 그리고 공감의 부정적 측면을 얘기하는 것이 공감이 필요없다는 의미는 아니고, 공감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준다. 그동안 공감의 중요성만 강조되었기에 공감에 이런 역기능도 있다는 것을 생각함으로써 공감의 순기능을 강화할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공감이란 인간사회가 유지되는데 필수적인 것이라 할 것이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인 원승이와 유인원은 집단의 다른 구성원이 흥분하면 같이 흥분하고 무서워하거나 슬퍼 보이는 동료를 위로하면서 서로에게 애착을 보이며 감정을 공유한다. 영장류동물학자 프란스 드 발은 동물원 우리 안에 있는 연못에 빠진 동물에게 사슬을 던져주거나 혼자서는 물을 얻을 수 없는 동물에게 물을 가져다주는 침팬지 보노보의 사례를 언급한다. 협 력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공감은 생존의 비결인 것이다.

 

서로의 감정 을 이해하고 교감하는 행위는 공동체 생활과 사회관계를 뒷받침 한다. 이는 그저 중요한 인간 자질에 그치지 않는다. 많은 사회적 동물에게 공감이 존재하는 이 공감이 사회집단 내에서 관계를 유지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인간을 인간이 되게 한다. 공감은 공동체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공감의 부정적 측면도 있음을 주의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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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지만 쓸쓸하지 않아 - 함께 있을 때 더 외로운 당신에게
치데라 에그루 지음, 황금진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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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지만 쓸쓸하지 않아

 

 

이책의 저자 치데라 에그루는 슬럼플라워(slumnower),라는 블로거로 유명하다.

나이지리아 엄마를 둔 그녀는 강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다.

자신이 자란 사우스 런던의 페캄 거리에서 영감을 받아 지은 이름인 블로그 ‘슬럼플라워’는 자기 긍정, 페미니즘, 패션, 연애와 인간관계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일관된 메시지는 ‘나 자신을 첫 번째 판단 기준으로 삼으라'는 것이다.

이책 『혼자 있지만 쓸쓸하지 않아』(원제: what a time to be alone)는 그 핵심메시지를 정리한 책이다. 이 책에서 그녀는 스물세살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인생에 대한 통찰력과 위트를 보여준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명심해.

남한테 기대하면 실망하게 되어 있다는 걸.

너 자신에게만 기대하는 법을 배우면 네가 원할 때 네가 원하는 일로

얼마든지 기뻐할 수 있어.“

 

이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타인중심의 삶을 살기 쉬운 요즘, 그리하여 후회하고 고민하는 삶들에게 ‘자기 중심적’을 살라고 권한다. 세상에 기대하지 말고.

저자는 말한다. “넌 사랑받을 자격이 있으니까”

“남들의 인정은 그만기다리자. 너는 지금 충분히 멋진 존재이니까.”

“너를 바꿀 필요는 없어 . 우선순위만 재정비 하면돼.”

“좋은 사람되려고 셀프 고생하지 말자”

“혼자가 아니야. 너라는 가장 든든한 동지가 함께 있잖아.......너라는 사람안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길” 등

 

인간이란 말속에는 사람과 사람이라는 관계가 전제되어 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혼자서는 살아갈수 없는 운명을 타고 태어 났다.

송아지는 태어나면서 부터 뛰어다닐수 있지만 사람은 여느 동물과 달리 긴 보호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이 지난다음에야 홀로 움직이고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 밥을 먹을 수도 있다.

이처럼 사람은 태어나면서 부터 다른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살아 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자라면서 그 관계를 지나치게 중시한 나머지, 자신이라는 존재속에 온통 타인만 들어있고 자신이 들어갈자리가 없는 사람도 있다.

인간은 모두 자신의 주관적인 가치관에 따른 행복을 추구한다.

그러나 위 와 같은 사람들은 자기 속에 온통 타인만 가득 차있으므로 자신의 행복이란 있을 수 없게 된다.

타인이 어떻게 생각할까 노심초사하고, 어떤행동을 해도 후회하고.....


그런데 세상이 나없이 존재할  수 있을 까?

지금 내가 보는 세상이란  내감각을 통해 뇌에 전달된 정보를 뇌가 재구성하여 보여주는 것이다.

나에게 보이는 이세상은 나만이 만들어 낸 유일한 세상이다.

그래서 어느 철학자는 말했다. 세상은 사람의 수 만큼 존재한다고.

한사람이 죽을 때마다 하나의 세상이 사라진다고.

그래서 나라는 존재는 어떠한 존재보다 중요하다.

이책은 나를 잊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세사의 기준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이 책의 서술형식은 상큼 발랄체이다.

세상을 모두 아는 것처럼 명령조로 말을 하는데도 하나도 거슬리지 않고 웃음이 나오고, 곧 고개가 끄덕여 진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옮긴이의 말처럼 “나이와 지혜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말을 실감한다.

저자가 스물세살이지만 주장하는 바를 들어 보면 어느 철학자 못지않다. 내공이 깊다는 말이다. 세상에 기대하지 말라는 것은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도 주장했던 말이다.

어차피 세상은 고통이므로 기대하지 말자, 기대는 실망만 크게 할 뿐이므로.

 

이책은 모든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것이다.

특히 나와 같은 소심한 A형이라면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지나치게 타인을 의식하는 것으로 대표되는 A형류의 사람이라면 이 책은 어느 심리학책보다 효과가 클 것이다.

 

이 책은 명령,명령,명령 그리고 또 명령한다.

중요한 말은 똑같은 문장으로 한 페이지를 채우기도 한다.

지루하지 않고, 웃으면서 읽어볼 수 있는 자기계발서라고 하겠다.

 

본문중 이 말이 내게로 왔다. “상황이 나아지는 게 아니야 네가 나아지는 거지

 

언젠가,끝내,넌 ‘극복’할거야. 완전히.

잠 못드는 밤도 없어질 거야. 공황발작도 이제 없을 테고.

내 뜻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구나 하는 생각도 이젠 안 들거야.

극복하고 나면 이젠 네 경험을 어떻게 해석할지도 네게 달려 있다는 깨달음을 얻을 거야. 변화가 초래하는 것은 오로지 한 가지, 더욱 많은 변화밖에 없다는 깨달음도 얻겠지.

자,이제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을 열어야 할 때야, 변화를 두려워하면 철이 늦게 들거든. 가끔은 안 좋은 일도 ‘당해봐야’ 지혜라는 귀중한 무기로 무장할 수 있게돼. 지혜는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없는 보물이고,

혼자 터득해야 하거든.

나쁜 일은 사는 동안 계속 일어날 거야. 삶이란 결국 어떤 식으로든 균형을 맞추려고 하니까. 그러니까 우리가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은,고통에서 뭔가 배울 수 있는 한 헛된 고통은 없다는 사고방식을 갖추는 것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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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 - 사회 밖으로 내몰린 사람들을 위한 빈곤의 인류학
조문영 엮음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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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 왔는가.

 

21세기출판사에서 출간된 ‘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 왔는가’는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교수인 조문영교수의 지도하에 40명의 대학교 학부생들이 가난하고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한 기록과 반빈곤활동가 10의 특별인터뷰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홈리스, 철거민, 복지수급자, 장애인, 노점상, 쪽방촌등 우리 사회의 숨겨진 그늘을 찾아 그들의 생활실태, 입장, 의견을 들어본다.

가장먼저 용산참사가 나온다. 용산참사 당일 망루의 불구덩이에서 경찰의 강제진압에 맞서던 가난한자들의 절규 “ 여기, 사람이 있다”는 여기 수록된 인터뷰와 책이 나오된 이유일 것이다. “여기, 사람이 있다.”

그래서 이책의 처음이 용산참사로 시작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용산참사는 이책의 제목처럼 우리가 가난을 어떻게 외면하는지, 더나아가서는 은폐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용산참사의 경과를 보면 이렇다.

 

“2007년 8월,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은 용산 국제업무지구 특별계획구역 개발 방안을 확정 발표한다. 곧 강제 철거가 시작되었고,용산 지역 철거민들은 이주 대책과 보상을 요구하며 2009년 1월 19일, 한강로 변 건물 옥상에 망루를 짓고 점거 농성을 시작한다. 망루 농성에는 용산 지역 철거민뿐만 아니라 전국 13개 재개발지역의 철거민들도 연대 참여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례적으로 농성 23시간 만에 경찰특공대를 투입, 강제 진압을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사망한다. 명확한 증거가 없음에도 검찰은 망루 화재 원인 을 화염병으로 단정하고, 농성 책임자 이충연 용산 4구역 철거민대책 위원장을 비롯, 망루에 남아 있던 모든 철거민을 공동정범으로 기소한다. 수감 4년 후인 2013년 1월 31 일, 철거민들은 모두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용산참사란 돈이 사람을 밀어낸 사건이고, 우리사회가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우이다. 공권력과 대기업의 논리를 대변하는 언론이 이 참사에서 취한 모습을 보면 우리 사회가 과연 인간을 목적으로 대우하는 사회인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국가는 재개발 사업의 이익에 눈이 멀어서, 마치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밀어버리듯 가난한 사람들을 밀어냈다.” 언론은 불순세력이 개입하여 시위양상이 변한 것처럼 보도하였다.

철거민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언론은 없다 시피했다.

소위 사회의 강자들은 가난한 자들을 이렇게 외면했던 것이다.

 

그들을 외면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그들과 같이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백인은 흑인이 받는 차별을 이해하려 해도 흑인이 되지 않는 한 이해 할 수 없다”라는 말을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다.

이말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이 되지 않는 한, 그들의 고통을 이해 할 수 없다”라고.

철거민들의 아픔은 철거를 당해 본 사람만 안다. 당시 불순세력이라고 지목받았던 사람들은 자신이 그러한 아픔을 겪어보았던 사람들이다.

자신이 그러한 고통을 겪어 보았기에, 그들과 연대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범죄자가 되었다. 그들의 죄는 고통을 겪는 자를 공감한 죄인 것이다.

 

인간에 대해 존엄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은 로마시대 ‘의무론’의 저자 키케로이다. 이때 사용한 ‘존엄’이란, 사회적인 명망이 있거나 지위를 가진 사람을 일컫는 말이었다.

즉, 존엄이란 특정부류의 사람들만 가진 속성이었고, 모든 사람이 가진 속성이 아니었다. ‘존엄’이 오늘날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 것은 독일의 철학자 칸트이후 부터이다.

그 철학자 이후 모든 인간은 존엄한 존재로 인식된다.

이후 세계각국의 법체계는 인간의 존엄성실현을 최고이념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용산참사를 통해서 본다면, 우리 사회가 과연, 가난한 사람들은 존엄성이 있는 존재로 대우하는지 의문이 든다. 우리사회에서 사용되는 ‘인간의 존엄성’은 특정부류의 사람들에게만 사용되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우리가 가난을 외면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책은 어떠한 언론도 대변해주지 않는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는 의미에서 소중하다. 그들과 그리고 인간으로서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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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 문방구
GB 편집부 지음, 박제이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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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 문방구

12세기북스에서 나온 ‘무인양품문방구’는 문방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 책이다. 나도 문방구를 좋아하기에, 문방구에 관한 책이 나왔다고 하길래 구해서 읽게 되었다.

‘무인양품 문방구’라고 하니 우리나라의 노브랜드를 표방하는 제품으로 가격이 낮고 질이 좋은 문방구를 소개하는 것으로 알았다.

물론 책 내용은 무인양품이란 이름 그대로 아무런 장식도 없고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좋은 제품에 관해 얘기한다.

그런데 이책을 보고 ‘무인양품’이란 것이 실은 회사명이란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1980년에 일본에서 탄생한 회사라는 것을 말이다.

책내용은 먼저 1장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무인양품의 문구 20점을 선정하여 개발담당자가 탄생비화와 각별히 신경쓴 부분에 관해 얘기한다.

겉은 아무런 장식이 없는 무지이지만, 숨겨진 설계상의 디테일은 사용자의 편리성의 최대한으로 고려하였다.

자는 딱 필요한 눈금과 숫자만 그려져 있다. 노트는 줄만 있다. 그러나 그 눈금과 숫자, 그리고 두께 등 사용자의 입장에서 고려하지 않고 대충 만든 부분은 없다. 노트는 줄만 있지만 간격과 줄의 진하기 까지 사용자를 배려 하였다.

난 그중 북마크 씰 5색세트가 가장 갖고 싶었다.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은근히 책을 읽다가 이런 것이 있었으면 할 때 가 많았다.

책을 아끼는 편이라 책을 접기는 싫고, 게을러서 항상 책갈피를 챙기는 것도 귀찮기 때문이다.

2장에서는 무인양품을 즐겨쓰는 사용자, 즉 무지러들에게 자기들만의 사용방법과 비결을 들어본다. 무인양품의 문구는 아무런 장식이 없기 때문에 구매후 문구의 디자인을 자신이 모두 할 수있다는 장점이있다.

무지러들이 사용한 다이어리등을 보니 나도 아무것도 장식되어 있지 않은 다이어리를 한권사서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다이어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지러들의 다이어리는 너무나도 이쁘고, 아기자기 한다.

이런 것을 보면 사용자들이 무인양품을 고집하는 이유를 알것만 같았다.

3장에서는 문구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수납한는 것들에 관하여 얘기한다.

데스크탑용 수납용품을 소재별로 설명한다.

그리고 마지막 4장에서는 문구에 대해 알면알수록 더욱재미 있고 좋아하게 될 것이란 생각에서, 문구의 개발과정이나 디자인, 소재, 크기에 관하여 알려준다.

무인양품의 문구는 말그대로 아무런 장식이없다. 심지어 무인양품이란 로고 조차 없다.

이것이 무인양품문구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무런 글씨나 그림이 들어가지 않은 볼펜을 본것은 이책에서 처음이다.

그렇다고 무인양품문구가 아무런 장식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즉 겉모양만 보고 기능도 별로 일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책을 보면 잘못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무인양품은 보기에 좋게 만들기 보다가는 쓰기에 좋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보기에 좋게 만드는 것에 쓸 노력을, 사용하기에 좋도록 만드는데 쓰는 노력에 더하여 만들어지는 것이 무인양품문구이다. 기본에 충실하다고 하겠다.

저렴한 가격, 제기능에 충실한 제품, 구매후에는 나의 문구를 만드는 재미.

이런 것이 무인양품 문구를 사람들이 찾는 이유인 것 같다.

나도 빨리 갖고 싶다. 무인양품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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