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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사로 본 중국왕조사 - 한 권으로 읽는 오천년 중국왕조사
이동연 지음 / 창해 / 2022년 11월
평점 :
사상사로 본 중국왕조사
동아시아 문화권을 유교문화권이라고 말할 정도로 동아시아의 문화는 중국문화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아왔습니다. 중국에서 발생한 사상은 당대 주변 여러 국가에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유교와 도교는 지금까지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과 인접한 국가들의 정신적 근원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이 중국사상사를 알아야 하는 하나의 이유가 될 것입니다.
이번에 까치 출판사에서 출간된 ‘사상사로 본 중국왕조사’는 중국 역사의 시작과 청나라 까지를 서술한 중국역사서입니다. 이 책은 삼황오제에서부터 청나라까지 중국의 역사를 이야기 하는데, 다른 중국역사서와 차별이 되는 특징은 과거 성립하고 소멸하기를 반복하였던 중국역사에 등장한 국가들을 사상사를 중심으로 설명한다는 것입니다.
중국 역사의 특징은 사상과 정치가 일치하는 경향을 드러내는 바, 이 책은 사상사를 중심에 놓고 중국역사의 흐름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사상과 정치가 일치하는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진나라인데 진나라는 법가사상을 채택하여 사상최초로 중국을 통일 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된 사상중 흥미로웠던 사상은 유가 출신인 묵자가 주장한 겸애사상과 도가 출신인 양주의 위아주의 였습니다.
묵가는 겸애를 주장하였습니다.
공자는 ‘인’을 중심으로 자신의 사상을 전개하였는데, ‘인’은 차별이 있는 사랑, 즉 혈연에 대한 사랑을 말합니다. 하지만 묵가의 겸애는 혈연관계를 초월한 모든 인간에 대한 평등한 사랑을 말합니다. 모든 인간을 사랑하여야 한다는 그의 생각은 당연히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것으로 생각이 이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인간의 역사에서 노예제도가 폐지된 것은 100여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2500여년 전에, 그것도 노예가 당연시되던 시절 모든 인간이 평등하고, 인간이라면 인간이라는 이유하나만으로 사랑받아야 한다는 사상을 전개 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묵가가 주장한 겸애에서 묵가의 인류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편, 양주는 ‘위아주의’ 즉, 자신만을 위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여 많은 비판을 받는데, 그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내 털 하나로 천하를 이롭게 한다 해도 뽑지 않겠다.”
이 말은 그의 사상을 명확히 드러 내고있습니다.
‘천하와 자신의 털’ 중에서 자신의 털이 더 소중하는 말인데, 이로써 그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극단적인 개인주의라고 비판받게 됩니다.
하지만 500여년간 끊이 없이 지속된 전쟁은 저마다 천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지속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모든 사람이 양주가 말한 것처럼 자신의 안위만 중시한다면 전쟁터에 나갈일 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전쟁도 일어나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전쟁중에 태어나 전쟁이 끝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죽기를 몇대가 지나야 500여년이란 세월이 흐를까요? 당시의 사람들은 끝없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모든 지혜를 집중하였습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양주의 개인주의가 비난받을 사상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 았습니다.
이책은 국가의 흥망과 사상의 흐름을 연결지어 읽어 볼 수있는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