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그땐 내가 미안했어
소피 퐁타넬 지음, 이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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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느 날, 엄마가 침대에서 미끄러졌고 혼자 힘으로 일어서지 못했다. 그토록 자유롭게 살던 여자가 어느 한순간에 엄마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 책은 여든여섯살의 엄마. 육체적으로 쇠약해질데로  쇠약해져버린 엄마의 노년과 함께 생활한 저자의 자신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기록한 에세이다. 평생 우아하고 세련된 모습이었던  엄마가 나이들어가면서 어린아이처럼 변하는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노후를 떠올리게 되었고 엄마가 늙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생각들과, 노년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자연스럽고 담담한 필체로 적어내려갔다.

 

엄마와 나를 옭아매는 적은 바로 '시간'이다. 시간은 매 순간 누군가를 저세상으로 데려가고 있다.(p.19)

 

모두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한없이 큰 존재일 것이다. 그런 엄마의 죽음을 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의 고통이 얼마나 클까? 우리들은 자신이 인식하지는 못하고 살고 있지만 모두 죽음을 앞두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누구나 자신의 삶과 죽음이 의미있기를 바란다. 삶이 무의미하다면 사람은 죽을 수 밖에 없다. 인간은 끊임없이 생과 사의 의미를 찾게된다. 무의미한 삶과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아무리 간절하게 삶에 매달려도 육신은 언젠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이성적으로는 알면서도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매우 드믈다. 프로이트의 말대로 죽음은 '생각 할 수 없는 사실'이며, 사람들은 마치 언제까지나 죽지 않을 것처럼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사람은 죽음앞의 사람들에게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다.  우리가 살면서 서로의 관계를 원만히 하고 삶을 편안하게 하는 강력한 도구의 역할을 하던 말이 죽음을 앞두고서도 역시 마찬가지가 되는 것이다. 용서하고 용서해 주세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그리고...... 잘가요. 죽음 앞에서 우리가 필요한 말은 아마도 이 네마디 말일것이다.

 

매년마다 되풀이되는 일이지만 년말년시가 되면 시간에 대해 또 한번 실감을 하게된다. 어쩌면 인생은 고독한 여행인지도 모른다. 또다시 새로운 한해가 다가왔다. 인간이 도저히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시간과의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새로운 시간에 대한 기대와 희망보다 이상하게 가슴이 짠 하고 ,아픔이 배어 나온다. 며칠 전 만난 친구의 말이 생각난다. 얼마전 어머니를 잃은 친구의 진심어린 충고였던  부모님 계실 때 잘하라는 말이 자꾸 귓전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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