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레지스탕스 - 저항하는 인간, 법체계를 전복하다 레지스탕스 총서 1
박경신 외 지음 / 해피스토리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저항하는 인간' 법체계를 전복하다 라는 부제가 무척 인상적으로 다가온 책이다.  이 책은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고 보다 나은 오늘을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됐다고 한다. 제 몫을 해내는 권력과 그렇지 못한 권력과의 차이는 크다. 특히 일반 사람들이 느끼는 차이는 더 클 것이다. 부당한 권력행사에, 잘못된 권력에, 압제에 저항하는 일이 부단히 일어났던 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일 것이다. 무언가 부당하다고 느낄 때, 국가권력이 상식에 반하는 짓을 할 때 사람들은 그에 저항한다.  이 책은  부당한 권력과 법의 민주화를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13개의 이야기의 공통된 내용이다. 저자들은 인간이 정치적 동물이라는 정의에 근거했을 때, 저항하지 않는 인간은 사회적 무생물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97년 외환이기 이후 본격적으로 침투한 신자유주의는 노동 유연성을 강조했다. 해고와 고용이 자유로워졌다. 2009년 비정규직 법안을 둘러쌓고 100만 실업자가 양산될지도 모른다는 주장은 한없이 떨어진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고용인원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50퍼센트가 넘으면서 노동자의 권리가 떨어진 것이현재의 상황이다. 엄연한 민주적인 합의 과정이 있는 현 시점에서 현 상황에 맞는 실천성 있는 대안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비정규직 철폐가 직접적 해결책이 되겠지만 현실적 설득력을 갖기 힘든 구조에 있다. 2009년 금융위기로 신자유주의 체제에 조금씩 균열이 일어나고 있지만 수출 위주의 노동유연성을 강조하는 산업구조로 놓여졌다.

현실적 상황에서 노동 문제를 일소에 해소하기 위해 단기적인 경제적 조정이 불가피한 비정규직 철폐를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전혀 급진적이라고 할 수 없는 미국의 건강보험법이 네오콘들을 중심으로 하는 보수 우파세력으로부터 사회주의 정책이라는 멍에를 얻었듯이 섣부른 노동 정책은 시작하기도 전에 이념의 굴레에 빠질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사회적 소수이자 약자들이다.그들이 부당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바로 서고자 분투하는 저항기를 담고 있다. 비정규직·도시빈민·농민·여성·미성년 학생 등 사회적 소수이자 약자들은‘저항'을 통해 현실을 개혁해왔다. 이들이 개혁한 현실은 곧 하나의‘제도'가 됐다. 그들은 부당한 현실과 그 상황을 지지하고 있는 법, 양쪽에 저항하며 마침내 새로운 법을 탄생시켰다. 이들의 분투가 '대강의 정의(rough justice)' 즉 상식적인 정의의 토대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다. 이념을 넘어 공통이 공유하고 있는 문제를 통해 해결책을 통해 후속조치를 통해 노동에 대한 불평등을 줄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신문지상을 떠들썩하게 달군 현대자동차의 비정규직 노조 파업 문제에서 비정규직 문제는 좌우를 뛰어넘어 악영향을 미친다. 생산라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조의 파업은 경제적 이윤추구 및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연대가 무엇보다 중요한 노동 운동에서도 노노 갈등을 낳는다. 따라서 좌우 진영 모두에 피해를 최소화 하면서 양측을 만족시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그 방법은 떨어진 노동자들의 권리를 되찾고 지속적인 성장이라는 큰 틀에 합의한 채 사측이나 노조 모두 일정정도의 지분을 양보하는 것이다. 먼저 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자라는 동류의식 속에서 일정정도의 임금삭감을 감수하고 사측은 정규직에 걸맞은 사원복지를 비정규직에 제공해야 한다. 노사 모두를 위한 비정규직 차별에 대한 논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면 더 일 진보한 노사문화를 기대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을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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