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 있는 암자를 찾아서
이봉수 지음 / 자연과인문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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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저자가 서해의 최북단 백령도에 있는 연화정사로부터 국토의 최남단 마라도 기원정사, 동해의 외로운 섬 울릉도에 있는 성불사에 이르기까지 바다와 맞닿은 가파른 절벽 위에 암자에서 부터 토굴이라고밖에 부를수 없는 섬에 있는 조그만 암자까지를 직접 답사하고 쓴 모두 20곳의 섬에있는 사찰이 수록되어 있다. 권태와 피로, 정신적인 압박감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영혼의 청량제가 될 아름다운  사찰에서 엮은 인연의 이야기외에서 저자가 직접촬영한 사진들이 같이 실려 있어 한권의 사진집을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섬 여행은 일반여행과 비교해 열악한 환경에서 하게 되는데 그 특성상 철저히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며 날이 저물면 잠자리가 문제다. 작은 섬에는 숙박시설이 없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가 택한 곳이 문명의 이기를 모두 거부하고 자급자족으로 살아가는 섬에 있는 암자를 택하게 된것이며 이런 인연으로 불광신문사에 기고 했던 내용을 묶어 책으로 발간한 것이 이 책이다.

 

저자는  이순신 장군의 흔적, 그 흔적과 사적을 찾아 섬들을 여행한 것이 벌써 10년째인데, 이순신 장군이 승리한 해전 현장을 발로 밟아 보지 않고는 아무런 글도 쓸 수 없다는 신념으로 장군의 행적을 더듬어 동쪽으로 부산에서부터, 서쪽으로 목포와 영광까지, 수많은 해안 포구와 이름 없는 섬들을 모두 답사해 보면 어느 한 곳도 이순신 장군의 숨결이 어리지 않은 곳은 없다고 이야기 했다.  골방에 앉아 먼지 묻은 옛날 기록만 들여다보아서는 장군이 승리한 해전의 진면목을 알 수 없어 장군을 알려면 현장에 가 봐야 한다는 신념으로 저자는 현장을 택했다고 한다.

 

“그림자를 벗 삼아 철저히 홀로 다녔던 여정은 어쩌면 구도의 길이었다. 구도의 길에 서 있는 방랑자는 스스로 시인이 되기도 하는 것일까. 섬에 가면 그 감흥을 누를 길 없어 간간히 써 두었던 시를 여기 함께 싣는다. 오늘도 그 섬에 가고 싶다......”

 

절을 찾는 가장 중요한 뜻은 마음을 다스리는 ‘고요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물며 섬에 있는 절이란 그 고요함이 극치에 이룰것 같다. 푸른 바닷가를 마당으로 두고 고즈넉이 앉아 있는 암자는 더 이상 어머니도 아니요, 아름다운 마음속 고향도 아닌 번뇌로 가득 찬 마음을 씻고 닦고 매만지고 어우르는 수행처와 같다. 그곳에 발을 딛는 순간 탐욕, 성냄, 어리석음의 삼독을 지울 수 있는 부처의 진정한 깨달음과 만날 수 있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이런 그의  섬 여행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  "섬은 기댈 수 있는 마지막 언덕"이라는 말하는 저자는 섬이 "고립"이 아니라 "큰 자유를 얻는 것"임을 강조하며 "홀로 다녔던 여정은 어쩌면 구도의 길이었다"고 고백한다. 사람들은 한평생 엉킨 그물 같은 삶을 풀어내기 위해 안간힘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람을 넉넉하게 내려다볼 줄 아는 나이가 되면 새삼스러울게 없는 모양이다. 저자는 이 섬여행을 자신의 삶에서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저자가 그토록 찾아 다녔던 이순신장군의 자취를 찾아가는 작업에서 얻게된 섬기행 칼럼니스트가된  저자는 타고난 방랑자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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