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칭의 아이들 - 제1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김아나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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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았는 데 노벨문학상 수상작가가 발표되고 혼불문학상 또한 수상작이 발표되었는 데 작년에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을 수상하신 「1990XX」의 김아나작가님이셨고 제목은 「4인칭의 아이들」입니다.

이 소설은 외국국적을 가진 작문 지도 교사인 Q의 수업을 들으며 길에서 태어나 아빠라고 부르기도 뭣한 작자가 기차역 플랫폼에 버려져 있던 자신을 데리고 와 철저하게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였으며 또래에 비해 조숙한 외형으로 일진들에게 담배나 술을 사다주며 생활하던 구광지와 불법체류자 신분인 아빠와 같은 신분에 대마초를 피우는 엄마가 비닐하우스에서 낳았고 춤을 추며 아이돌을 꿈꾸었으나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 결국 아이돌이 되지 못한 김 오로라가 베스트셀러저자이자 P읍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제프리 양이 운영하는 행복한 아이들의 복지재단, 줄여서 행아복의 대안학교가 있는 울릉도 옆의 독도가 아닌 무인도에서 지내다가 P읍으로 돌아오게 된 이후 잠들고 싶지 않지만 잠들면 계속 꾸게 되는 악몽을 글로 쓰게 되며 이야기가 시작되고 여기에 행아복이나 노을보육원 출신은 아니지만 P읍 사람들이 마녀라고 불리는 갓구운 맛있는 빵 만드는 것이 취미인 용험한 예희와 함께 악몽을 파헤치면서 밝혀지는 충격적인 진실들이 놀라웠고 그것을 없었던 걸로 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 보다 자신들이 직접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돌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소설을 다 읽고 비록 김아나작가님이 겪으셨던 끔찍한 일이나 소설 속 인물들이 행아복의 무인도에서 겪은 말하기도 힘든 일들과는 고통의 강도나 차원이 다르지만 언젠가 반드시 만나게 되면 서로에게 인사를 하고 서로에게 가깝지만 너무 가깝지만은 않으며 떠날 때 인사하는 ‘우리들‘이 되어 서로를 감싸안고 서로의 근육을 섬세하고 만져주고 피부를, 근육을, 혈관을 흐르는 피의 순환을 감각하며 비록 이 자리에 없어 목소리가 들리지 않더라도 같은 꿈을 꾸는 이들과 함께라면 어둡고 거대하며 뾰족한 장애물들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게 되었습니다.
김아나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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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
천선란 지음 / 허블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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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해나작가님의「혼모노」, 이기호작가님의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에 이어 박정민배우의 추천사가 인상 깊은 천선란작가님의 연작소설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를 읽었습니다.

천선란작가님이 2019년에 발표하셨다가 새로 쓰다시피 하신 (제 목소리가 들리십니까)의 묵호를 위해 자신의 안전과 목숨까지도 기꺼이 버리려고 하는 옥주와 좀비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옥주를 끝까지 물어뜯지 않은 묵호, (제 목소리가 들리십니까)와 같이 2020년에 발표하신(제 숨소리를 기억하십니까)의 아직 돌아오지 않은 아빠 비둘기를 기다리며 숨소리로만 의사소통이 가능한 엄마를 보살피는 제비와 모든 것이 서툰 딸 노윤이와 함께 살지만 자신의 다리가 성하지 않은 은미, 은미의 윗층에 살며 이따금씩 손자가 찾아와 시끄럽게 굴지만 그때마다 아랫층인 은미의 집에 들러 노윤이 좋아하는 과자를 선물로 주며 마지막엔 자신의 보금자리를 은미와 노윤이에게 선뜻 내어주고 떠난 과학자였던 할머니, 그리고 최근에 쓰신 (우리를 아십니까)의 스스로 삶을 끝내려고 했지만 좀비에게 물려 의식불명상태인 자신을 보살피다 좀비가 된 아내를 카트에 싣고 바다거북이인 장풍을 바다로 보내기 위해 득실같이 달려오는 좀비들을 피해 헤쳐나가는 스스로 삶을 끝내려고 했으나 좀비에게 물렸지만 깨어나 아내가 남긴 녹음기의 음성을 듣는 주인공까지 이 세편의 연작소설을 읽으며 박정민배우의 추천사가 와닿았고 좀비가 되어 기억을 잃어가지만서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던지며 사랑하는 인물들과 제가 살고 있는 지구를 향해 다가오는 종말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천선란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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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편에서 이리가 오늘의 젊은 작가 53
윤강은 지음 / 민음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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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작가상이라고 하면 새로운 작가님의 새로운 작품들을 선볼 수 있어서 수상작품들을 기다리게 되는 재미가 있었는 데 몇 년 전부터는 이미 출간된 작품들 중에서 선정하거나 첫 작품을 내신 작가님들의 작품이 선정되는 등 한동안 헤메는 것 같다가 올해부터 다시 ‘오늘의 작가상‘에 걸맞게 돌아왔고 이번 48회 수상작은 윤강은작가님의 「저편에서 이리가」입니다.

지금으로 부터 조금 멀지만 찾아올 지도 모르는 미래의 대한민국에 온실 마을, 한강 구역, 압록강 기지라는 세 개의 구역이 생기고 온실 마을에서 한강 구역과 압록강 기지에 썰매를 끌며 물품을 전달하는 유안과 한강 구역장의 신뢰와 총애를 받고 있는 화린, 압록강 기지에서 대륙군으로부터 기지를 지키기 위해 동지였으나 서로에게 칼을 겨누며 훈련하는 기주와 대륙군 출신이었으나 포로로 잡혀왔고 죽일 수도 있었지만 죽이지 않고 기주가 살려줘 기주와 함께 훈련하는 백건, 그리고 대륙으로 진입했으나 소식이 몇 년째 묘연한 태하 이렇게 다섯 청년의 생존을 향한 여정이 짧은 분량 속에서도 강렬하게 펼쳐지는 이 소설을 읽고 저 역시 머물며 항상 바라만 보던 같은 곳에서 정반대의 방향으로 그 곳에 이리같은 낯선 존재가 울부짖고 있어도, 그 다가올 미래에 제가 없더라도 저를 아는 어느 누군가가 미래에 살아 있다면 저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언젠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사라졌더라도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을 저 또한 믿으려고 하기에 화린과 유안처럼, 기주와 백건처럼, 그리고 태하처럼 끈질기게 앞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윤강은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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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타임 여행자
반수연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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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쩌면 인생이라는 곳을 평생 떠돌며 살아가기에 ‘풀 타임 여행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언젠가 한 줌의 흙이나 재가 되어 자연으로 돌아갈 것이기에 ‘파트타임 여행자‘일지도 모른다는 다소 억지스러울 수도 있지만 이번에 읽은 반수연작가님의 두번째 소설집 「파트타임 여행자」에 실린 7편의 단편을 읽고 들었던 무수한 생각들을 정리하면 그렇습니다.

(설탕 공장이 있던 자리)의 홈리스였고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홈리스들에게 김교수가 후원해 준 재료들로 음식을 만들고 김교수를 돌보며 틀니를 하게 되었고 아들이었던 찰리에게서 도망쳐나온 애나와 낯선 이국의 땅에서 유일하게 의존할 수 있었던 아버지 형국에게서부터 점점 몸과 마음이 멀어지며 치열한 세상 밖으로 나아가려는 (조각들)의 지나, 회계사라는 전문직임에도 불구하고 아내 진과 서로를 반씩 빼닮은 딸 엘사를 위해 칠흑같은 어둠 속을 포르쉐 911을 타고 만두 공장으로 돈 벌러 가는 (빅터 아일랜드)의 규, 한때는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좋았던 감정이 없었으나 이제는 그런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서서히 죽음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엄마에 대한 양가적인 감정이 드는 (화분의 시간)의 영희의 동생 정희같은 인물들을 보며 준비할 시간도 없이 도망치듯 벗어나버린 제 모습이 깨진 타일 조각들처럼 파편적으로 떠올랐습니다.

어떻게보면 아직은 제게 오려면 먼 것 같으나 곧 찾아올 (파트타임 여행자)의 오랜 시간동안 꿈꿔왔지만 막상 사랑했던 사람들을 떠나며 홀로 여행 중인 민과 클로디아, 목사였던 남편에게 자신을 맞추면서 살다가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요양원으로 들어가 한 번 뿐인 인생을 즐기며 그곳에서 만난 정목수와 이따금 춤을 추며 사랑하는 (춤을 춰도 될까요)의 수전과 중증 시설로 떠나가며 이제 다시 살아선 볼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결혼식을 올리고 서로에게 입맞춤하며 곧 보자고 말하는 패트릭과 미셸, 그리고 함께 떠난 유럽 여행에서 일련의 일들을 겪고 그들에게서 떨어져나와 홀로 몽생미셸로 떠나며 몇년 째 방문을 나서지 않는 윤수에게 보낸 카톡에서 1이 사라지고 이번에 출간된 「파트타임 여행자」의 표지처럼 출판사로부터 새 소설의 표지시안을 확인하는 (프레살레)의 수정과 같은 인생의 순간들을 저만의 속도를 유지하며 맞이하고 싶습니다.
반수연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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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카프카
김살로메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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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첫 소설집 「라요하네의 우산」이후로 9년만에 두번째 소설집을 내신 김살로메작가님의 신작 제목은 「뜻밖의 카프카」입니다.

(헬리아데스 콤플렉스)
문화강좌에서 만나 인연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거리낌없이 흡연하며 자신이 우선인 도금과 정반대인 자신보다 타인을 살뜰히 돌아보며 그야말로 천사나 다름없는 유리, 그 두사람 사이에서 거닐고 있는 지수와 ‘세상엔 관계를 확장하려는 사람은 많아도, 똑 부러지게 단절하려는 이는 드물었다. (중략) 아픔을 겪으면서도, 부당함을 마주하면서도 견뎌보는 게 일반적인 관계 맺음의 방식이다. 관계를 정리한다는 건, 짧거나 긴 추억의 궤짝에 톱날을 들이대는 일과 같아서, 대개는 그 문 앞에서 망설이다 제풀에 지쳐가곤 했다. 미련 때문이 아니었다. 자책과 두려움 때문이었다. 특히 사람들은 혼자 남겨진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못 견뎌 했다. 그래서 맘에도 없는 적재적소의 사회적 아바타를 만들어 관계 유지나 그것의 확장을 도모하는 데에 바쁘게 동참했다. 모든 게 허깨비 놀음이라는 건 시간이 지나거나 파국을 맞은 뒤에야 알 것이었다.(30~31쪽)‘ 같은 문장을 읽으면서 제 마음 속에서 어떤 알 수 없는 감정이 솟구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내 모자를 두고 왔다)
교도소에 수감된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독서와 글쓰기를 통한 심신을 다독여주던 외부 강사가 3년 동안 방송통신대학교 수업을 들으며 글을 써오던 마린이라는 재소자의 부탁을 받아 시드니에서 유명한 시인의 작품을 구하려고 수소문하는 내용인 데 단편들의 제목을 감싸는 카프카일 것이 분명한 형형한 눈빛을 지닌 남자의 이미지를 글로 형상화한다면 마린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뜻밖의 카프카)
첫사랑이었던 해도와는 오해로 인해 결별하게 되었고 남을 칭송하기 위해 주변인인 자신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하는 군소와 결혼생활을 유지하던 로사가 10만 유튜버가 된 해도의 유튜브채널을 방문하다가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사실의 배후가 다름 아닌 자신의 절친이자 자신을 시녀처럼 부리는 미희에게 있음을 알게되며 마침내 결심을 하여 행하는 로사의 모습니 인상깊었습니다.

(물어본다)
자신의 남동생이자 10살같지 않게 능구렁이같은 김민수를 편애하는 엄마를 신랄하게 비난하는 맏딸 김민지의 시선으로 그려진 작품이며 구수한 사투리와 찰진 욕설이 난무하는 소설의 분위기가 싫지만은 않았습니다.

(안개 기둥)
처음에 실린 (헬리아데스 콤플렉스)의 유리처럼 캄란콩으로 불리는 오갈데도 없던 이욱해를 무조건적으로 거둬들이던 월산아재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는 일에 캄란콩이 연관 있다는 것을 목격했음에도 월산아재의 딸이자 자신을 괴롭히던 순경이에 대한 원망에 눈이 멀어 입을 꾹 다물고 합리화하던 인물이 평생 죄책감을 느끼며 살아가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이 풍화되고 왜곡된 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을 제기하며 캄란콩을 만나야겠다는 다짐이 뇌리에 남고 과연 캄란콩이라 불리던 이욱해는 어떤 대답을 내놓을 지 궁금합니다.

(따뜻한 컵 프로젝트)
제목이 독특해서 뭔가 특별한 이야기겠거니 싶었는 데 열심히 자료조사하던 양난이의 공로를 가로채 늦게 들어왔지만 팀장으로 승진한 기찬세의 팽팽한 대립과 대비되는 집도 차도 화려한 옷도 없지만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유유자적하며 살아가는 견우옹과 수로부인의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니암카가 오신다)
‘니암카‘가 누구길래 니암카(알고 보니 Main Character를 거꾸로 하여 그것을 줄이면 니암카가 된다고 하네요.)가 머무는 10분남짓한 시간에 목숨을 걸고 니암카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말도 안되는 일들을 실행하는 탁 트인 협력단의 직원이자 평소엔 불의를 보면 꾹 참던 인물이 갑자기 무슨 마음으로 그렇게 했는 지 의구심이 들었고 오히려 호기롭게 했던 그 알량한 행동으로 인해 상황이 복잡하지만 모욕이 덮쳐도 견뎌낼 수 있다고 자조하는 모습에 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무거운 사과)
사랑은 교통사고와 같아서 갑자기 자신의 삶에 출현한 C를 사랑하지만 좀처럼 표현하지 않는 C때문에 마음이 고통스러운 중환자실 병동 간호사인 그녀에게 C와 동갑이지만 그녀와 학번이 같던 선재가 고백을 하지만 이미 C를 사랑하기에 거절하였고 이후 C와 선재, 그녀 셋이서 산행을 하게 되는 데 거기서 그녀가 가방에 챙겨온 무거운 사과와 과도가 생뚱맞지만 강렬하게 이미지에 남았습니다.

2020년 포토에세이「엄마의 뜰」이후 따로 심리학을 공부하신 것이 아닐까정도로 이번 작품에서 인간심리에 관한 내용이 전반적으로 퍼져있어서 그 내용을 곱씹으면서 단순히 문학을 감상하고 작품을 읽는 것을 넘어 제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는 유익한 시간이었고 우리나라와 정반대인 완연한 봄이 찾아온 시드니와 같은 선선한 11월에 2020년 이후 북플에 이렇다할 소식이 없으셨던 김살로메작가님이 제게 이처럼 ‘내 모자를 거기 두고 왔습니다‘같은 신호같은 소식을 전해주신 것이라 여겨지고 그 답례로 제가 ‘혼자 탈 수 있습니다‘라는 정해진 암호대신 작가님에게 건낼 수 있는 대답을 생각하려 합니다.
김살로메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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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8 10: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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