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 욥기 43장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
이기호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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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문학상을 수상받은 (한정희와 나)가 수록된 이기호작가님의 네번째 소설집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오빠 강민호」를 읽으면서 이번 동인문학상 최종심후보에 들어갈 것 같은 강한 예감이 든다고 했었는 데 실제로 최종후보에 포함이 되었군요.
같이 올라온 책이 정한아작가님의 「친밀한 이방인」(장편), 최시한작가님의 「간사지 이야기」(연작), 김숨작가님의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소설집), 김종광작가님의 「놀러 가자고요」(소설집) 이렇게 총 5편인 데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후보작들을 다 읽어 본 저로서는 김숨, 이기호작가님 중 한 분이 받으실 것 같은 강력한 예감이 듭니다.
특히 이기호작가님의 이번 소설집에 실린 수록작 모두가 문학상을 수상했거나 수상후보여서 저는 소설집이 출간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소설집에 실린 7편의 단편을 확실하게 알 수가 있었습니다.
서론이 길었지만 이기호작가님의 재치가 가득한 소설이 또 출간되었는 데 바로 현대문학 핀(PIN)시리즈 5번째인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 욥기 43장」이라는 제목만 들어도 궁금증을 유발할 수 밖에 없는 소설이었습니다.
화재는 커녕 강력사건도 일어날까 말까한 목양면 교회지하에서 화재가 일어나 4~5층 건물을 모두 불태워 교회 목사인 최요한을 포함하여 총 5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부상자도 여러명 발생한 목양면 역사상 가장 크고 끔찍한 사건의 원인 제공자가 누구인지를 당시에 관련이 있었던 인물들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며 각각의 인물들이 다 개성강한 인물들이어서 좋았습니다.
작가님이 더위먹으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이 소설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기호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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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E. W.
김사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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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소설집「더 나쁜 쪽으로」가 출간되고 약 1년여만에 6번째 장편소설 「N.E.W. 뉴」로 돌아오신 김사과작가님의 신작을 읽었을 때 원래 이런 느낌이었나 싶었어요.
김사과작가님의 작품을 민음경장편인「테러의 시」를 통해서 처음 접해보고 작년 이 맘때에 「더 나쁜 쪽으로」, 그리고 올해 「N.E.W. 뉴」 이렇게 3권을 읽으면서 자유분방한 작가님만의 매력이 있었는 데 여기에 정말 태어나서 눈을 떠 보니 부모님이 큰 기업의 회장이고 유명대학 교수인 그야말로 금수저라 불리는 상류층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렸더군요.
1991년생인 정지용. 저보다 1살 어린 친구가 기업의 오너인 아버지덕분에 풍족하게 생활하며 또 유명대학 교수의 딸인 최영주와 결혼하는 등 정말 누릴 것 누리고 살아가는 인물이 인터넷방송 BJ로 돈을 버는 이하나라는 인물에게 호기심을 가지게 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 데 하나와 만남을 가지고 있는 지용을 사설탐정을 붙여 감시하는 영주, 아름답지만 세련되지 못해 2%씩 부족해보이는 하나에게 조언을 하는 무허가 만둣국집 주인이자 한때 철학원을 운영했다 도박에 빠져 다 날려버린 성공자까지......
이런 다소 비현실적인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이 소설의 문장들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씁쓸했습니다.
‘어쩌면 이하나는 인생을 배워가고 있었다. 그 가르침은 꽤 가혹했다. 세상에는 왕자의 삶, 연예인의 삶이 있지만 그것을 위해서는 다른 한편에 재투성이 하녀의 삶, 언제나 홍해처럼 양옆으로 갈린 채 찌그러져야 하는 모욕적인 삶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가르침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다.‘(171쪽)
‘사람들이 구라를 믿는 건 구라의 내용 때문이 아니야. 얼마나 구라를 잘 만들었느냐가 아니고, 얼마나 구라를 힘 있게 까느냐도 아니고. 그럼 뭐냐? 파워. 힘. 권력.‘
(181쪽)
김사과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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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없도록 하자
염승숙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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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9월 초에 제일 먼저 펼쳤던 책은 염승숙작가님의 두 번째 장편소설인 「여기에 없도록 하자」였습니다.
제빙공장에서 대우받지 못하며 일하던 추,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추, 저처럼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추가 대학교 강의실에서 만난 약의 제안을 받고 사설게임장에서 수십, 수백억을 따고 잃는 사람들 속에서 그저 가만히 서서 자리를 지키기만 하면 되는 홀맨일을 하게 되는 데 물론 가만히 서있기만 하는 것은 아니고 돈을 잃어 화가나고 억울한 사람들의 화풀이, 분풀이를 온 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고통도 있지만 그만큼 두둑하게 받기 때문에 그 순간만큼은 아프더라도 참아내며 버텨내는 추라는 인물을 보며 마치 저를 보는 듯했어요.
‘햄‘이되지 않기 위해 악착같이 일하고 버텨내도 어쩔 수 없이 ‘햄‘이 되어버리는 청춘들의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한동안 책을 덮어버렸죠.
‘햄‘이라는 단어를 보며 약 20여일정도 일했던 무지개공단에 있는 파이프공장에서 저의 사수였던 6살 아래 동생이 저를 ‘햄(경상도 사투리로 형을 햄이라고 부른다는)!, 햄!‘으로 불렀던 게 생각납니다.
나이는 자꾸만 들어가고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하게 되었고 적응만 되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해버리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제 자신도 잘 알지 못하는 데 ‘가족이나 친구, 지인 간에 「친하다」는 표현은 서로 다정하며 친밀하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중략) 「잘 」안다,라고 쉽게 생각해버리면 더 위험합니다.
(중략) 인간에게 무지랄 게 있다면 바로 누군가와 친한 것을 두고 그 누군가를 안다고 여기는 상태를 뜻합니다.
친한 것은 친한 것이지 안다고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절대로요. 누구도요.(214~215쪽)‘ 와 같은 문장을 읽으면서 더 명징하게 가슴에 새겨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매일같이 감당 못할 빚과 불어나는 이자에 허덕이고, 생활비에 쪼들리고, 아무리 애를 쓰고 애태워도 결코 호락호락하게 길 터주지 않는 이 사회의 막다른 골목으로 내밀려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여기에 와 있는 우리를 아무도 주시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것처럼, 없는 것처럼, 누구나 우리를 방치하고 방관한다. 여기에 있지만 여기에 없다는 듯이 우리는 다만 감춰져 있는, 장벽 뒤의 무리들인 것만 같다. 그런 취급과 대우를 받아왔다.(275쪽)‘ 같은 문장들을 읽으면서도요.
염승숙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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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
윤성희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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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베개를 베다」를 읽고 리뷰를 남겼을 때에도 그랬지만 윤성희작가님의 작품들은 강렬하고 인상적인 사건이나 인물들이 등장하지 않아 읽고 난 후의 느낌을 표현하기가 어렵지만 읽고 나면 따스한 기운을 온 몸에 듬뿍 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제 무인세탁방에서 빨래와 건조를 시키는 동안 시원한 바깥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윤성희작가님의 「첫 문장」을 읽었습니다.
사실 9월 초에 염승숙작가님의 두 번째 장편소설 「여기에 없도록 하자」를 중간정도 읽고 너무 현실적이어서 더 이상 읽지 못했는 데 페이지도 길지 않았지만 「첫 문장」을 펼쳐서 읽어보니 끝까지 읽게 되었습니다.
그냥 다리 위에서 흔들다 떨어진 것 뿐이었는 데 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삼촌에게 오해를 받거나 하교하면서 교실 창밖으로 뛰어내리다 다치고 생일케이크를 사러가다가 간판이 바로 코 앞에서 떨어진 불행의 사나이인지 아니면 운이 좋아서 여러번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는 지 아무튼 이름을 개명을 한 40대 중후반의 남자가 사랑하는 열 일곱의 딸을 사고로 떠나보내고 함께 살았던 아내마저 떠난 후 홀로 집과 직장에서 삶을 살아가다 직장에서 사표를 쓰고 누나의 결혼식에 참석하다 누나의 집에 머물다가 집을 가려고 버스터미널에 욌지만 충동적으로 가장 빨리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횡성으로 경주로 부여로 창원을 가려다 거제에서 내리고 인천공항에 가서 이틀 동안 숙식하는 등 정차없이 이동하는 중년 남자의 로드무비를 보면서 저도 그냥 제일 가까운 정류장에 가서 가장 멀리 가는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 또 다른 버스를 타서 이리 저리 다녀보고 싶고 혹여나 여관방에 머물게 된다면 손이 더 가더라도 양념치킨을 시켜서 먹고 싶어졌습니다.
윤성희작가님, 그리고 해설을 해주신 황예인 문학평론가님.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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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마플이 울던 새벽
김살로메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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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작가님께서 책 보내주신다고 하셨지만 아무래도 한 권이라도 구매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차마 받을 수 없었던 김살로메작가님의 두 번째 책이자 첫 번째 에세이 「미스 마플이 울던 새벽」을 8월 초부터 아주 더디게 읽었습니다.
내용이 어려워서 더디게 읽은 것이 아니라 현재의 제 삶이 어려워서라고 이야기를 하면 의아해하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을 살아가는 것은 당연히 쉬운 일이 아닌데 말입니다.)
사실 예전에도 제가 리뷰를 쓰면서 언급했지만 저는 주로 소설만 읽어서 그런지 에세이를 읽을 때에는 어렵지가 않은 데 막상 읽고 난 후의 느낌을 표현하기가 어려운 데 아마도 소설에서는 어떠한 큰 줄거리가 있는 방면에 에세이나 수필은 여러가지 에피소드나 감명깊게 본 영화나 책, 음식등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이어지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최근까지 읽었는 데 생각나는 것은 딸과 함께 미용실을 갔는 데 우연히 TV에서 나온 영어방송을 보고 작가님은 젊은 부부가 급하게 공부한다고 생각했고 또 미용사 부부는 딸아이가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영어방송을 틀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배려를 한 것이었는 데 알고 보니 정말 우연히 TV 리모컨을 눌렀더니 영어방송채널이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안네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 데 안네가 작가님의 딸이라면 감당하지 못하겠다는 내용만 생각납니다.
사실 진작에 읽었어야 했는 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습니다.
작가님, 책드린다고 하셨는 데 거절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너무 늦게 읽어서 죄송합니다.
참, 그러고보니 2년전에 읽었던 「꽃섬」의 박종규작가님이 소설을 쓰신다고 하셨는 데 드디어 그 소설이 나왔네요. 제목은 「해리」!
이 소설의 추천사를 쓰신 걸로 알고 있는 데 「해리」뒷 표지에 쓰여있을 작가님의 추천사를 눈으로 읽어보고 싶습니다.
김살로메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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