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E. W.
김사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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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소설집「더 나쁜 쪽으로」가 출간되고 약 1년여만에 6번째 장편소설 「N.E.W. 뉴」로 돌아오신 김사과작가님의 신작을 읽었을 때 원래 이런 느낌이었나 싶었어요.
김사과작가님의 작품을 민음경장편인「테러의 시」를 통해서 처음 접해보고 작년 이 맘때에 「더 나쁜 쪽으로」, 그리고 올해 「N.E.W. 뉴」 이렇게 3권을 읽으면서 자유분방한 작가님만의 매력이 있었는 데 여기에 정말 태어나서 눈을 떠 보니 부모님이 큰 기업의 회장이고 유명대학 교수인 그야말로 금수저라 불리는 상류층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렸더군요.
1991년생인 정지용. 저보다 1살 어린 친구가 기업의 오너인 아버지덕분에 풍족하게 생활하며 또 유명대학 교수의 딸인 최영주와 결혼하는 등 정말 누릴 것 누리고 살아가는 인물이 인터넷방송 BJ로 돈을 버는 이하나라는 인물에게 호기심을 가지게 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 데 하나와 만남을 가지고 있는 지용을 사설탐정을 붙여 감시하는 영주, 아름답지만 세련되지 못해 2%씩 부족해보이는 하나에게 조언을 하는 무허가 만둣국집 주인이자 한때 철학원을 운영했다 도박에 빠져 다 날려버린 성공자까지......
이런 다소 비현실적인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이 소설의 문장들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씁쓸했습니다.
‘어쩌면 이하나는 인생을 배워가고 있었다. 그 가르침은 꽤 가혹했다. 세상에는 왕자의 삶, 연예인의 삶이 있지만 그것을 위해서는 다른 한편에 재투성이 하녀의 삶, 언제나 홍해처럼 양옆으로 갈린 채 찌그러져야 하는 모욕적인 삶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가르침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다.‘(171쪽)
‘사람들이 구라를 믿는 건 구라의 내용 때문이 아니야. 얼마나 구라를 잘 만들었느냐가 아니고, 얼마나 구라를 힘 있게 까느냐도 아니고. 그럼 뭐냐? 파워. 힘. 권력.‘
(181쪽)
김사과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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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없도록 하자
염승숙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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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9월 초에 제일 먼저 펼쳤던 책은 염승숙작가님의 두 번째 장편소설인 「여기에 없도록 하자」였습니다.
제빙공장에서 대우받지 못하며 일하던 추,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추, 저처럼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추가 대학교 강의실에서 만난 약의 제안을 받고 사설게임장에서 수십, 수백억을 따고 잃는 사람들 속에서 그저 가만히 서서 자리를 지키기만 하면 되는 홀맨일을 하게 되는 데 물론 가만히 서있기만 하는 것은 아니고 돈을 잃어 화가나고 억울한 사람들의 화풀이, 분풀이를 온 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고통도 있지만 그만큼 두둑하게 받기 때문에 그 순간만큼은 아프더라도 참아내며 버텨내는 추라는 인물을 보며 마치 저를 보는 듯했어요.
‘햄‘이되지 않기 위해 악착같이 일하고 버텨내도 어쩔 수 없이 ‘햄‘이 되어버리는 청춘들의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한동안 책을 덮어버렸죠.
‘햄‘이라는 단어를 보며 약 20여일정도 일했던 무지개공단에 있는 파이프공장에서 저의 사수였던 6살 아래 동생이 저를 ‘햄(경상도 사투리로 형을 햄이라고 부른다는)!, 햄!‘으로 불렀던 게 생각납니다.
나이는 자꾸만 들어가고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하게 되었고 적응만 되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해버리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제 자신도 잘 알지 못하는 데 ‘가족이나 친구, 지인 간에 「친하다」는 표현은 서로 다정하며 친밀하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중략) 「잘 」안다,라고 쉽게 생각해버리면 더 위험합니다.
(중략) 인간에게 무지랄 게 있다면 바로 누군가와 친한 것을 두고 그 누군가를 안다고 여기는 상태를 뜻합니다.
친한 것은 친한 것이지 안다고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절대로요. 누구도요.(214~215쪽)‘ 와 같은 문장을 읽으면서 더 명징하게 가슴에 새겨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매일같이 감당 못할 빚과 불어나는 이자에 허덕이고, 생활비에 쪼들리고, 아무리 애를 쓰고 애태워도 결코 호락호락하게 길 터주지 않는 이 사회의 막다른 골목으로 내밀려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여기에 와 있는 우리를 아무도 주시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것처럼, 없는 것처럼, 누구나 우리를 방치하고 방관한다. 여기에 있지만 여기에 없다는 듯이 우리는 다만 감춰져 있는, 장벽 뒤의 무리들인 것만 같다. 그런 취급과 대우를 받아왔다.(275쪽)‘ 같은 문장들을 읽으면서도요.
염승숙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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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
윤성희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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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베개를 베다」를 읽고 리뷰를 남겼을 때에도 그랬지만 윤성희작가님의 작품들은 강렬하고 인상적인 사건이나 인물들이 등장하지 않아 읽고 난 후의 느낌을 표현하기가 어렵지만 읽고 나면 따스한 기운을 온 몸에 듬뿍 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제 무인세탁방에서 빨래와 건조를 시키는 동안 시원한 바깥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윤성희작가님의 「첫 문장」을 읽었습니다.
사실 9월 초에 염승숙작가님의 두 번째 장편소설 「여기에 없도록 하자」를 중간정도 읽고 너무 현실적이어서 더 이상 읽지 못했는 데 페이지도 길지 않았지만 「첫 문장」을 펼쳐서 읽어보니 끝까지 읽게 되었습니다.
그냥 다리 위에서 흔들다 떨어진 것 뿐이었는 데 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삼촌에게 오해를 받거나 하교하면서 교실 창밖으로 뛰어내리다 다치고 생일케이크를 사러가다가 간판이 바로 코 앞에서 떨어진 불행의 사나이인지 아니면 운이 좋아서 여러번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는 지 아무튼 이름을 개명을 한 40대 중후반의 남자가 사랑하는 열 일곱의 딸을 사고로 떠나보내고 함께 살았던 아내마저 떠난 후 홀로 집과 직장에서 삶을 살아가다 직장에서 사표를 쓰고 누나의 결혼식에 참석하다 누나의 집에 머물다가 집을 가려고 버스터미널에 욌지만 충동적으로 가장 빨리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횡성으로 경주로 부여로 창원을 가려다 거제에서 내리고 인천공항에 가서 이틀 동안 숙식하는 등 정차없이 이동하는 중년 남자의 로드무비를 보면서 저도 그냥 제일 가까운 정류장에 가서 가장 멀리 가는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 또 다른 버스를 타서 이리 저리 다녀보고 싶고 혹여나 여관방에 머물게 된다면 손이 더 가더라도 양념치킨을 시켜서 먹고 싶어졌습니다.
윤성희작가님, 그리고 해설을 해주신 황예인 문학평론가님.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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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마플이 울던 새벽
김살로메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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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작가님께서 책 보내주신다고 하셨지만 아무래도 한 권이라도 구매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차마 받을 수 없었던 김살로메작가님의 두 번째 책이자 첫 번째 에세이 「미스 마플이 울던 새벽」을 8월 초부터 아주 더디게 읽었습니다.
내용이 어려워서 더디게 읽은 것이 아니라 현재의 제 삶이 어려워서라고 이야기를 하면 의아해하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을 살아가는 것은 당연히 쉬운 일이 아닌데 말입니다.)
사실 예전에도 제가 리뷰를 쓰면서 언급했지만 저는 주로 소설만 읽어서 그런지 에세이를 읽을 때에는 어렵지가 않은 데 막상 읽고 난 후의 느낌을 표현하기가 어려운 데 아마도 소설에서는 어떠한 큰 줄거리가 있는 방면에 에세이나 수필은 여러가지 에피소드나 감명깊게 본 영화나 책, 음식등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이어지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최근까지 읽었는 데 생각나는 것은 딸과 함께 미용실을 갔는 데 우연히 TV에서 나온 영어방송을 보고 작가님은 젊은 부부가 급하게 공부한다고 생각했고 또 미용사 부부는 딸아이가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영어방송을 틀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배려를 한 것이었는 데 알고 보니 정말 우연히 TV 리모컨을 눌렀더니 영어방송채널이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안네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 데 안네가 작가님의 딸이라면 감당하지 못하겠다는 내용만 생각납니다.
사실 진작에 읽었어야 했는 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습니다.
작가님, 책드린다고 하셨는 데 거절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너무 늦게 읽어서 죄송합니다.
참, 그러고보니 2년전에 읽었던 「꽃섬」의 박종규작가님이 소설을 쓰신다고 하셨는 데 드디어 그 소설이 나왔네요. 제목은 「해리」!
이 소설의 추천사를 쓰신 걸로 알고 있는 데 「해리」뒷 표지에 쓰여있을 작가님의 추천사를 눈으로 읽어보고 싶습니다.
김살로메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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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플라이트 오늘의 젊은 작가 20
박민정 지음 / 민음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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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들의 학교」이후 약 1년만에 만나보는 박민정작가님의 첫 장편소설이자 오늘의 젊은작가 시리즈 20번째로 「미스 플라이트」가 출간되었고 구매하여 택배를 받자마자 읽었습니다.
승무원인 유나가 차를 타고 저수지로 돌진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며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이유가 회사에 있으며 부기장인 영훈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챈 불명예스러운 전역을 하게 된 전직 군인이자 유나의 아버지이며 유나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아내인 지숙과 사실상 이혼상태로 지내다 유나가 떠나자 비로소 유나의 아버지노릇을 하려는 것이 아닐까 주변에서 수근대며 불명예러운 전역 후 10년간 꼼짝없이 경비실에 앉아 ‘KF-16 태스크포스 출범 기념‘이 새겨진 괘종시계를 강제로 응시해야 했던 정근이 유나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려고 하는 데 한편 부기장인 영훈에게는 뺑소니사고로 10년이나 의식불명상태에 있는 아내 혜진이 있으며 쉬쉬하고 묻힐 뻔한 진실을 밝힌 이유로 무기한 정직 처분을 받고 있는 데 과거 유나의 가족의 운전병으로 복무했으나 정작 정근이 영훈과 대면할 때에는 영훈을 알아보지 못한 게 조금 씁쓸해지더군요.
왜 유나가 이런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 지, 사실 저도 잘 모르지만 이게 꼭 승무원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라 직장이나 학교 더 나아가 사회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며 그 것을 조용히 은폐하려는 입장과 그 것을 밝히려는 입장, 또 그 것을 그냥 방관하는 입장 중 과연 나는 어느 쪽이었고 어느 쪽이며 또 어느 쪽이 될지 곰곰하게 생각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읽으면서 눈길이 가던 문장들이 있었는 데
‘작은 조각이 모여 멋진 우주선이 되듯 노력하고 또 노력하면 원래 알던 못난 내가 아닌 새로운 내가 될 수 있지 않을까?‘(76쪽)
‘언제나 의미 있는 일에만 인원수를 채워 주자고. 가령 정족수를 채워 주는 일 같은 것. 나라도 없으면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 곳에서.‘(48쪽)
이 문장들을 소리내어 읽어봅니다.
그리고 파란새로 검색해보니 「미스 플라이트」표지 상단에 앉은 소녀의 모습과 자신의 작품과 비슷하다고 글올린 분이 계셨는 데 원만하게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박민정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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