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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른 아버지
이주란 지음 / 민음사 / 2017년 9월
평점 :
새벽에 일하면서 보면 손님들이 소주, 맥주등을 많이 구매하시고 술에 취하신 손님들도 자주 보며 제가 술을 마시지 않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는 지 안 마시게 된지 얼마인 지 생각을 가끔씩 해보게 되는 데 오늘 읽은 이주란작가님의 첫 책이자 첫 소설집인 「모두 다른 아버지」에 실린 8편에서 한 편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술을 마시는 모습들을 보며 갑자기 아무런 이유없이 그냥 술이 마시고 싶어졌어요.
(윤희의 휴일)에서 전남편이 만든 빚을 갚아야 하고 아이도 키워야하는 윤희, 한 명의 아버지가 만들어낸
그 중에는 조인성과 이름이 같은 자식도 있고 조수연이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자식이 셋이나 있고 또 그 중 한명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체조선수(혹시 양학선님을 모티브로 하신 건가요?)가 된 배다른 자식들(모두 다른 아버지), 키우던 우유가 죽자 우유를 땅에 묻고 시장에 가서 까만색 우유를 사고 중국집에서 짬뽕을 먹고 술 마시는 아버지와 딸, 그리고 필리핀에서 온 이만(에듀케이션), 10살이나 많은 누나와 자고 싶어하지만 누나는 ‘시정마같은 새끼‘라며 단호하게 거절하고 입영통지서를 받아 군입대하기 이틀도 채 남지 않은 청년(누나에 따르면), 집을 나간 아버지와 불을 지르고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어머니 그리고 불길로 휩싸인 집에서 벗어나려다 한쪽 다리를 잃은 언니와 한 집에서 각자 돈을 나누며 술을 마시면서 사는 동생(선물), 아웃사이더였던 선배의 장례식장에 낮에 했던 생일파티 때 입던 옷으로 나타나 빈축을 샀으며 아직까지도 다른 선배 기억 속에 이미지로 남은 후배(몇 개의 선), 가족의 품에서 떠나 6마리의 개를 키우는 견사에서 생활하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는 것에 대한 확답을 받기 위해 자식들과 함께 온 어머니(우리가 이렇게 함께), 또 가족들에게 호주로 간다고 했으면서 파주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원 강사로 살아가는 7킬로그램이나 빠졌지만 여전히 뚱뚱한 주연이와 친구들과 시비 끝에 한 사람이 칼에 찔려 죽고 지뢰를 밟아 한쪽 발목을 잃고 친구를 죽인 죄로 조사를 받고 있는 아버지의 소식을 메일로 보낸 뱃속에서 아이가 자라고 있는 언니(참고인)까지
8편의 단편을 읽으면서 제가 살아왔고 살고 있으며 살아가야 할 제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고 생각하지 않고 싶어하며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게 된 것 같았습니다.
‘나이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하는 게 아니라 행동에 맞게 나이를 정했으면 좋겠다.‘ (참고인)
이 구절이 가장 인상 깊게 남고 저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이주란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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