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렛게임
윤성호 지음 / 문학수첩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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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보통은 남녀간의 교감이나 뭐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남녀를 막론하고 한 대상에 대해 호감을 갖거나 존경하는 것으로도 사랑이라 할 수 있겠죠.
이제 정말 서른을 앞두고 있기는 하지만 저는 아직 사랑이 무엇인 지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사랑이 무엇인 지도 잘 모르는 제가 이런 이야기로 시작한 것은 바로 오늘 읽은 윤성호작가님의 첫 소설집 「룰렛게임」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사랑‘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 까 싶습니다.
‘사랑‘을 소재로 하고 ‘사랑‘을 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소설들을 많이 읽어 보았고 아니 대부분의 소설에서 ‘사랑‘이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 데 「룰렛게임」도 다른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인물들로 가득찬 데 사랑하면 행복해야되는 거 아닌가요? 정말 그래야되는 건데 이 소설집에 보여지는 사랑들은 왜 이렇게 힘들고 불행한 것일까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나보다 능력있는 친구와 결혼하기로 한 그녀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690M 굴뚝에서 뛰어내리며 50%확률에 선택을 하려는 (룰렛게임)의 남자, 사랑을 해봤을 수도 있지만 혼자가 되어버린 강과 결혼을 했었지만 이제는 그 기억도 희미해져버린 선영, 그 사이에서 시한부가 되어버린 현이(낙원 휴게텔), 남편과 멀리 떨어져 생활하고 있어 곧 같이 살겠지만 앞날을 알 수 없는 체 마트에서 진열사원으로 일하는 재영(벚꽃 엔딩), 강아지와 달리는 것을 우연히 본 뒤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CCTV라는 총천연색 식인 꽃으로 확인하며 하루를 버텨가는 진호(슈퍼문super moon), 머지 않아 영원히 이별을 해야 할 지도 모르는 그의 모든 것을 기억하고 싶은 그녀(봉곡사), 떠나버릴 지도 모르는 그를 빨리 만나고 싶어서 도로를 질주하지만 여러가지 장애물들로 인해 만나지 못할까 봐 다급해지는 그녀(바리게이트), 부모도 자신을 유일하게 이해해주던 노 할배조차 떠나버린 곳에 홀로 덩그러니 남겨진 슬기(독살- 여기서는 남녀간의 사랑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그리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모와 카페남자의 사랑도 있지만서도.), 자신을 유일하게 알아봐주고 말 걸어주던 레커 차 남자에게 그저 욕정을 푸는 상대로 밖에 되지 못했던 외로운 존재 신자(양배추 꽃), 지하철 승강장에서 떨어지려고 하는 그녀를 잡은 뒤로 그녀를 찾게 되는 전직 기관사(장 르노와 노란 잠수함)까지 그들은 만나 서로 사랑하여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아름답고 동화같은 사랑이 아닌 헤어지고 또 버림받고 사랑하더라도 아름다운 미래가 보이지 않으며 이렇게 될 줄 알았고 다 알고 있으면서도 사랑(바리케이트)하는 모습을 보면서 도대체 왜 이렇게 되어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모든 것. 피부, 머리카락, 눈동자, 목소리, 냄새, 내 것으로 하고 싶었던 욕망과 당신의 꿈(봉곡사)까지도 기억하는 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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