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우르르 꿀꿀 문학과지성 시인선 502
장수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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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 시인선 502번째이자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신 장수진시인의 첫번째 시집 「사랑은 우르르 꿀꿀」을 훑어봤는 데, 연극을 전공하셔서 그런지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것같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시집이었어요.
읽은 소설이나 그림의 제목에서 시작된 시들.
장 주네 소설 「도둑 일기」에서 영향을 받은 (거기에 인조 포도송이를 달고 다니는 사내), 연극 「청춘예찬」의 대사를 인용한 (간질녀에 대하여)같은 시나 한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사랑, 셋), (2016년 여름, 연우소극장), (신경증자들의 대화) 같은 시를 눈으로 훑어볼 때마다 ‘시‘라는 자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시를 자주 접해보지 않아 음율이 있고 형식이 있는 것만 시라고 인식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처음 시집 제목이 「사랑은 우르르 꿀꿀」이라 음율도 느껴지고 재밌을 것 같아 시집 목차를 보니 그런 제목을 가진 시는 없더군요. 그래서 찾아봤는 데 5부에 있는 (힌트는 마녀 - 시 제목만 보고 2011년에 출간된 백가흠작가님의 세번째 소설집 「힌트는 도련님」이 생각났어요.) 에 ‘사랑은 천둥 속의 돼지로다 / 사랑은 우르르 꿀꿀‘ 여기서 제목이 나왔네요.
제가 이 시집에 손으로 써 본 시는 첫번째로 훑어볼 때에는 눈이 가지 않았는 데 두번째 훑어보고 나서 눈이 가게 된 (서울의 혜영이들)이라는 시입니다.
김혜영, 이혜영, 박혜영, 서혜영, 오혜영, 정혜영, 임혜영, 나혜영, 마혜영 등등......
서울엔 혜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요가 강사, 연극 배우, 백화점에서 일하는 유부남과 연애 중이며 수도세를 내지 않고, 예쁘지만 도벽이 있는 누구의 이복동생, 또 옛날 선배의 여자친구까지......
나열된 혜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만 해도 6명인 데 서울에 살고 있는 혜영이는 더 나아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혜영이는 심지어 해외에서 잠시 살고 있거나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들 중에 혜영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거나 가졌던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시를 손으로 따라 쓰며 생각해봅니다.
부산에 정민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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