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의 심장
김하서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2년 「레몽뚜 장의 상상 발전소」로 강렬한 인상을 주셨던 김하서작가님의 첫 소설집 「줄리의 심장」을 출간하셔서 읽어보았습니다.
첫번째로 실린 (앨리스의 도시 : 아마 등단작인 (앨리스를 아시나요)인 것 같아요.) 부터 「레몽뚜 장의 상상 발전소」와 비슷한 느낌을 주었는 데 교통사고로 심하게 일그러진 사내의 얼굴과 토끼가면, 아내가 교통사고로 위급한 상황의 모습이 교차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바로 뒤에 실린 (버드)는 누가 빼앗을 까 초조하면서도 치킨을 먹는 것을 멈추지 않던 뚱뚱보 여자아이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담배를 피우는 초췌한 사내, 그리고 확실히 문단속을 했음에도 집 안에 새가 3마리씩이나 죽어있는 기괴한 일이 뒤섞여져 있고 (유령 버니) 또한 사람들이 살지 않는 아파트에 살게 된 아내와 이혼한 남자가 토끼그림의 티셔츠를 입으며 매일 새벽마다 흐느끼는 여자와 옆집에 사는 의뭉스러운 노부부를 이웃으로 두고 있는 것과 머지않아 노부부는 이사를 가며 홀로 남겨져 쓸쓸하면서도 사실 노부부외에는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에 살짝 놀라기도 했고 (아메리칸 빌리지)도 이미 감정이 식어버린 남편이 아내를 죽이기 위해 오키나와로 계획적인 여행을 준비하고 아내를 죽이려고 총까지 준비했으나 일이 틀어져버리고 (파인애플 도둑)은 금은보화나 현금아닌 시큼한 파인애플을 무더기로 도둑맞고 파인애플껍질이 아무데나 버려져 있어 악취를 풍기고 있으며 그런 도둑을 잡기 위해 별 볼 일 없는 남자 두 명이 밤을 새면서까지 몰두하는 모습이 한심하면서도 점점 무서워졌습니다.
마지막에 실린 (디스코의 나날)은 비오는 날 아파트 옥상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친구를 불현듯 끊임없이 생각이 나는 여고생 윤과 뱃속의 아이를 지운 아내를 두고 병원을 나온 남편 태오가 월미도로 충동적인 드라이브를 하는 도중에 어린아이를 치고 죽게 만들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으며 각자 현실과 망상을 오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표제작이자 실제로 작가님이 오랜시간 키우던 푸들을 떠나보냈던 (줄리의 심장)도 오랫동안 같이 지낼던 푸들 줄리가 심장이 없어진 채로 처참한 몰골로 갑작스레 죽었으며 줄리가 죽었음에도 나몰라라 하며 밖으로 나돌던 아내가 괘씸하더군요.
아무튼 첫 장편소설에서 받았던 인상을 첫 소설집에서도 고스란히 받았던 것 같습니다.
저도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호 : 1. 김하서작가님의 첫 장편 「레몽뚜 장의 상상 발전소」에서 받은 느낌 그대로 첫 소설집 「줄리의 심장」에서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불호 : 1. 뭐랄까, 사실 첫 장편에서도 강렬한 느낌도 있었지만 조금은 난해하기도 했는 데 일부 단편에서도 약간의 난해함을 느꼈지만 그만큼 강렬하기도 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