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이 식사할 시간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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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가을, 신종 바이러스인 페인 플루에 감염되어 좀비가 되어버린 사람들과 그들로부터 자신과 가족들을 지켜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남았으며 그 당시에 제가 리뷰를 쓸 때 서커스의 ‘서‘자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썼던 「어두운 숲 속의 서커스」의 강지영작가님이 2017년 여름, 두 번째 소설집 「개들이 식사할 시간」을 출간하셔서 읽어봤는 데 해설을 쓰셨던 박인성문학평론가님처럼 장르문학과 순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어느 한 쪽에 국한되지 않고 써내려가는 타고 난 이야기꾼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제목에서부터 의미심장한 표제작 (개들이 식사할 시간)부터 남들이 보기에는 괴상망측한 부위에서 나오는 것으로 인해 마을주민들은 행복했으나 당사자인 소녀는 불행했으며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던 사람또한 마을주민들과 다를 바 없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소녀의 (눈물), 콜라에 살충제를 뿌려 빚 독촉하던 남자를 어설프게 죽이려고 했으나 정작 본인이 아무런 관계없던 남자에게 살해당했으며 남편에게 차마 말하지 못한 비밀을 끝내 말하지 못한 여자의 (거짓말), 언제든지 자신의 의지나 타인으로 인해 죽었다 되살아날 수 있는 그녀와 자신의 아버지에 이어 자신도 자신의 아들까지 그녀를 되물림 받을까봐 특단의 조치를 내리게 되는 남자의 이야기 (스틸레토),
시간 당 3만원의 고급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어 노파가 살고 있는 집에 찾아가 책을 읽어주게 되었는 데 그 책들이 죄다 야한 이야기였으며 아리따운 여자친구를 두고 점점 노파에게 빨려드는 청년의 (사향나무 로맨스), 동영상에서만 봤던 키시를 같은 반 소미에게서 느끼게 되는 꿈많은 고등학생의 (키시는 쏨이다), 술김에 자신보다 모든 면에서 우수하고 잘 나가는 후배에게 위험천만한 내기를 걸다 지게 되어 회사에서 반강제로 떠나게 되고 산 속에서 신선을 만나 알 까기를 하게 되는 중년의 이야기인 그야말로 (이상하고 아름다운) 단편과 줄여서 왕자라는 별명을 가진 추남과 사연이 많은 여인의 무미건조해보이나 애틋하기 짝이 없는 (허탕), 그야말로 발암덩어리인 남편을 둔 죄로 부모와 형제는 물론 하나뿐인 딸과 자신까지 불행해진 마지막 단편 (있던 자리)까지 한 권의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이 다양각색의 느낌을 주어 읽는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더 많은 이야기로 만나뵐 수 있기를 바라며 할머니도 만수무강하셨으면 합니다.

호 : 1. 타고난 이야기꾼인 강지영작가님의 진면목을 확인하실 수 있는 두 번째 소설집인 「개들이 식사할 시간」에서 다양각색의 느낌을 주는 9개의 단편들을 만나보시게 될 것입니다.

불호 : 1. 읽다 보면 마지막 단편인 (있던 자리)의 남편과 같은 몇몇 인물들로 인해 깊은 빡침(!)과 고구마를 허겁지겁 먹은 듯한 답답함을 느끼실 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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