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린
민명기 지음 / 문예중앙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여름에 태어난 기린‘이라는 뜻의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여인의 험난한 삶의 여정을 그린 민명기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하린」을 무더운 여름 날에 읽었습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그다지 늦은 나이는 아니지만 15살에 처음 혼인을 약속하였으나 23살이 되도록 신랑 측에서 8년씩이나 계속 미루는 바람에 아직까지도 결혼하지 못한 채로 있던 하린이 참다 못해 신랑인 병수에게 편지를 보내고 가난한 삶에 치여서 결혼은 꿈도 꾸지 못하는 병수는 하린이 보낸 편지를 받고 난 뒤에 하린과의 혼인을 약속하고 결혼을 하여 ‘은기‘라는 딸을 낳았으나 얼마지나지 않아 차 사고로 병수가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하린의 기구한 운명이 이어지게 됩니다. 업친데 덮친격으로 6.25전쟁이 터지고 살길이 막막해 피난까지 하게 되어 대전으로 피난을 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는 데, 아직 곱디고운 나이의 하린에게 마음을 두게 된 이들이 없지 않은 데 시장에서 직접 만든 버선을 팔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준 카메라를 팔던 한기범 또한 그녀에게 마음을 뺏기게 됩니다.
솔직히 저 같으면 한 없이 잘해주는 한기범과 새로운 삶을 꾸려나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하린은 기범을 사모하지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병수와 시어머니, 그리고 무엇보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귀한 딸 은기가 있기 때문에 흔들리는 마음을 애써 잡아버리게 되지요.
어떻게 보면 「하린」은 한 소녀이자 여인이었으며 한 아이의 어머니이자 한 남자의 아내였던 ‘하린‘의 기구했던 삶의 여정을 그려내고 있지만 그런 ‘하린‘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해주고 시간이 많이 지나도 그 사랑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는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의 삶 속에 ‘은기‘가 관찰자이자 증인이 되어주는 것 같았습니다.
민명기작가님, 저는 사실 작가님의 이름만 보고 남성작가인 줄 알았는 데 여성작가님이시더군요.
뜨거운 사랑을 알게 된 것 같아서 매우 인상깊었던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호 : 1. 이 소설은 한 여자의 기구한 운명과 삶, 그리고 사랑을 담았으나 그런 여자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담겨져 있는 애절한 소설이 아닐까 싶어요.

불호 : 1. 이야기가 분량의 문제인지는 몰라도 좀 더 서로에 대한 애타는 감정이나 하린과 은기의 일상이 조금 더 구체적이게 그려졌으면 했는 데 그 부분이 함축된 것 같아 조금 아쉽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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