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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령 ㅣ 노란잠수함 클래식 우리 소설
이순원 지음 / 노란잠수함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작년 「삿포로의 여인」(이 장편소설로 동리문학상을 수상하셨죠. 너무 늦었지만 수상하신 것 축하드립니다.)을 통해 만나본 적이 있는 이순원작가님의 너무나도 유명한 「은비령」을 저는 약 20년만에 노란잠수함출판사에서 새로운 옷을 입은 책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1997년에 중편 (은비령)으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셨고 그 해 10월에 (말을 찾아서)와 함께 문이당에서 「말을 찾아서」라는 세번째 소설집을 내셨죠.
그래서인지 소설을 읽어보니 옛날 감성이 묻어나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 실린 (은비령)은 두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유명한 중편소설이죠. 이 단편으로 인해 없던 은비령이라는 지명이 실제로 생겨버렸는 데 저는 아직도 가보지는 않았지만 그 곳에 가면 왠지 시간이 0:00로 멈추어질 것 같아요. 지금은 별보기 힘든 도시에 살아가고 있지만 그 곳에서는 밤에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2천 5백만년이 흘러가도 말이에요.
두 번째로 실린 (수색, 그 물빛무늬를 찾아서)는 작가님의 연대기를 보니 수색이라는 이름을 가진 단편소설들이 많던 데 이 단편에서는 아내와 아이를 두고 하숙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남편과 그 남편에게 여자가 있다고 의심하는 어머니와 친정어머니의 이야기인 데 아내와 아이를 강릉에 내려오게 하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옛날 아버지의 첩이 생각나는 남편이 과연 깨끗하게 마음을 정리했는 지 궁금했었습니다.
마지막 (말을 찾아서)는 새해에 말이 나오는 꿈을 꾸고 기분이 좋지 않은 남편인 작가가 소설 청탁을 받았으나 계속 신경쓰여 거절했으나 결국 친한 후배여서 받아들이고 글을 쓰게 되며 유년 시절을 회상하는 이야기인 데 어린 시절 아이가 없는 노새의 양자로 살게 되는 운명을 거부하려는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소설을 읽는 중간에 국민학교라는 제겐 조금 생소한(제가 입학할 때 이미 초등학교라는 단어로 변경되었죠.)단어가 나와서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표지가 예뻐서 마음에 드는 「은비령」을 쓰신 이순원작가님의 신작을 빨리 보고 싶습니다.
(연대기를 보니 2011년 이후 쓰신 단편이 많던 데 이왕이면 소설집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호 : 1. 말이 필요없는 이순원작가님의 「은비령」입니다. 새롭게 개정판이 출간되어도 그 감성이 사라지지 않지요.
불호 : 1. 그런데 너무 개정판이 자주 나온 것(물론 출판사의 사정도 있겠지만)이 안타깝기는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