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흉터의 꽃
김옥숙 지음 / 새움 / 2017년 5월
평점 :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일본인들은 물론 일본에게 나라를 빼잇겨 먹고 살기 위해서, 강제로 일본 히로시마에 있던 수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거나 피폭되어 서서히 죽어가고 또 2세들은 물론 2세들이 결혼하여 3세들까지도 영향을 미치게 하는 줄은 몰랐으며 사실 그런 것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 데 오늘 아침에 다 읽은 김옥숙작가님의 「흉터의 꽃」을 통해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새벽에 읽는 도중에 저와 카카오톡 친구이신 원래 에쎄클래식을 피우시다 지금은 에쎄수 0.1을 피우시는 할아버지(작년 오늘에 김금희작가님의 2번째 소설집「너무 한낮의 연애」리뷰를 쓸때 언급을 했습니다만, 이 소설의 제목을 보시고 박진영, 원더걸스 전 멤버인 선예가 함께 부른 「대 낮에 한 이별」이 떠오른다고 하셨습니다.)는 그래도 저보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와 3일 뒤 나가사키에도 원자폭탄 투하 사실을 정확하게 이야기하셨지만 (책을 읽음에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제가 부끄러웠어요.) 일본정부가 원자폭탄피폭피해자들에게 보상을 한 줄 알고 계시던군요. (사실 저도 크게 관심이 없었고 심지어 미국이 원자폭탄을 투하하여 그저 돈을 벌기 위해 강제로 끌려온 무고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희생당했기에 미국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는 것 조차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어쨌든 이 소설을 읽으며 김옥숙작가님의 고향이기도 한 합천이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며 합천에 원폭피해자복지회관이 있고 그 곳에서 원폭피해자인 어르신들이 남은 여생을 보내고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원폭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이 아무런 편견받지 않고 다른 이들과 똑같은 삶을 살아가며 차별없는 미래를 위해 어려운 용기를 내어 세상에 알리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소설이기에 어느정도의 허구가 있지만서도 읽는 내내 나라를 빼앗기고 원자폭탄에 피폭되어 몸과 마음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생긴 것도 모자라 자국민들만 위하는 일본과 방관하고 있는 미국, 그리고 그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힘없는 우리정부로 인해 피폭피해자들이 주위의 편견어린 시선과 자신으로 인해 자식들이 건강하지 못한 채 태어나거나 태어나도 얼마가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되는 그런 기구한 운명들이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솔직하게 제가 이 책을 읽고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정부의 무관심과 주위의 따가운 시선, 그리고 점점 숨통을 조여오는 죽음의 그림자 속에도 더 나은 삶을 자신들의 후손들에게 주기 위해 용기를 내며 세상에 알리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기억하는 것 밖에는 없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픕니다.
꼭, 기억하겠습니다.
(5월달부터 제 나름의 방식으로 호와 불호를 생각해서 리뷰에 남겼는 데 「흉터의 꽃」은 호불호를 떠나서 꼭 읽어봐야하는 소설이라고 생각하기에 생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