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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바바리맨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3
유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5월
평점 :
첫 작품「오즈의 의류수거함」으로 제 머리 속에 인상깊게 남았으며 제 3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받으신 유영민작가님의 신작 「헬로 바바리맨」을 며칠 전부터 읽어보려고 했었는 데 읽기 시작하기가 어려웠었는 데 오늘 아침에 책의 첫 장을 펼치면서 읽어보니 역시 금방 100페이지를 읽고 오늘 오전 중으로 다 읽게 되었습니다.
‘바바리맨‘이라는 바바리코트를 입은 사내가 여자 특히 여중고생앞에 나타나 코트를 활짝 열면서 알몸을 보여주고 당황한 여중고생의 표정을 보며 잽싸게 도망치는 뭐 그럼 ‘억압된 성적 욕망‘을 분출하는 부정적인 시선이 앞서게 되는 데 이 소설에 나오는 초등학교 6학년(제 주변에 초등학교 고학년 친구가 없는 지는 몰라도 너무 현실적인 것 같아요. 꿈이 건물주라니...)인 동현이의 아버지도 두부 사업이 망하여 지금은 동네 동현슈퍼에서 카운터를 보고 있으며 무협지를 주로 보는 힘없는 가장이었으나 어느 날부터 속옷을 입은 채로 바바리코트를 입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고시 준비를 몇년 째 하던 백수이자 그냥 ‘개‘인 삼촌이 갖고 있던 콧수염가면을 얼굴에 쓰고 지나가는 여고생 앞에 나타나 알몸을 본의아니게 보여주게 되면서 동현이에게 충격을 주게 되는 데 이 것을 계기로 아버지가 재미들려서 틈만 날때마다 가면을 쓰고 바바리코트를 입고 가게를 나서게 되는 데 여고생에게 집적거리는 불량한 건달을 호신용 스프레이지만 응징하기도 했고 비오는 날 목발 집고 학교에 등교하는 여고생을 업어주면서 같이 학교까지 가주기도 하는 등 선행을 일삼으면서 점점 ‘바바리맨‘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모습을 동현이 보지만 이해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긴 합니다.
이 소설에는 제목처럼 ‘바바리맨‘이 주된 소재이긴 하지만 종민이의 아버지처럼 나훈아짝퉁 즉 나훈아 모창가수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로 인해 ‘짜가‘라고 손가락질받으며 학교에서 왕따인 종민이의 이야기나 재건축으로 인해 정들었던 생활의 터전을 강제로 떠나야하는 사람들이 철거용역들과 맞써 싸우는 모습도 등장하는 등 한번 깊게 생각해보게 되는 소설이 아닌 가 싶습니다.
저도 초등학교 6학년 때에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장래희망이었고 소설 속 동현이와는 아마도 세월의 간극이 없지 않아 있지만 생각해보니 마냥 살았던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합니다.
작가님덕분에 또 한번 과거 속에 나를 만나보게 되었던 것 같았고 저 역시 빚진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작가님!
호 : 1. 「오즈의 의류수거함」의 유영민작가님의 신작 「헬로 바바리맨」은 ‘바바리맨‘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결코 이상한 변태아저씨가 아닙니다! 안심하세요!
2. 가볍게 읽을 수는 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소설이 아닐까 싶어요.
불호 : 1. 부정적인 이미지의 ‘바바리맨‘ 이랄지도 계속 동네를 지켜주셨으면 하는 제 욕심이 지나친 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