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가들
정영수 지음 / 창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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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레바논의 밤)으로 등단하신 정영수작가님의 첫 소설집 「애호가들」을 읽으며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실 뿐만 아니라 소설 속에서도 ‘미친 사람‘, ‘미쳐가고 있는 사람‘, ‘미쳐버릴 것 같은 사람‘이 등장한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레바논의 밤)에서 장이 도서관 자료실 서가에 숨겨놓은 시체(등단작부터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요. 아무리 규모가 작은도서관이라도 어떻게 시체를 도서관 서가에 숨길 생각을 했는 지......)를 장의 전 여자친구와 함께 암매장을 하기 위해 삽을 땅을 파내는 주인공부터 표제작인 (애호가들)의 안정적이지 않는 시간강사일에 지쳐있으며 스페인에서 1~2년간 번역일을 하며 자신의 삶에 새로운 변화를 주려 했으나 뜻하지 않게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하나의 미래)에서는 아예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가 없고 또 살아가기 힘든 외주편집자가 고전소설읽기 모임에서 만난 고등학생 오하나에게 약을 건내주게 되면서 곧 다가올 ‘하나의 미래‘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하게 되고 (여름의 궤적)에서는 20대에 일찍 결혼했으나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혼을 하고 약 20년간 연락조차 하지 않았던 이들이 일본 아케부꾸로에 있는 서점에서 우연히 뜻하지 않게 재회를 하며 다른 단편과 달리 매우 짧은 (음악의 즐거움)에서는 기타를 배우고 밴드를 결성하고 곡을 썼으나 끝장나는 곡이 아니어서 끝장나는 공연을 하지 못하고 유명해지지 않아 ‘록큰롤 스타‘가 되지 못한 채 전립선암을 진단받고 얼마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난 현수와 남겨진 ‘나‘가 전립선암의 위험성을 실감하게 되는 이야기이며 (특히나 영원에 가까운 것들)에서 무기력하고 지루한 하루를 비극을 암송하면서 스위치를 딸깍거리는 일을 반복해서 하는 노동자가 암송했던 비극들을 번역한 이제는 노인이 되어버린 이를 만나러 가고 (북방계 호랑이의 행동반경)에서는 서울에는 없는 서울동물원에서 북방계호랑이이자 아무르호랑이인 5살 ‘로스토프‘가 탈출을 하여 고양이탐정과 함께 포획하기 위해 산에 오르고 (지평선의 닿기)에서는 정말로 어쩌면 사소한 계기일지도 모르는 엄마의 부름으로 인해 인생이 달라져버린 동생 서지연의 싦을 살던 언니 서주연과 같은 핏줄이었으나 사고만 치고 다닌 형과 달리 올바르게 살면서 지긋지긋한 가족에서의 영원한 독립을 꿈꾸었던 동생이 형이 사고를 쳐 교도소에서 실형을 살게 되고 정작 자신이 아닌 서지연의 삶을 살던 서주연이 가족으로 부터의 영원한 해방을 하게 되는 등 정말 정상적이라 볼 수 없는 인물들 천지인 정영수작가님의 첫 소설집 「애호가들」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미친 사람‘, ‘미쳐가고 있는 사람‘, ‘미칠 것 같은 사람‘이 소설 속에서도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레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정영수작가님.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호: 1. 정말이지 일상이 지긋지긋하고 따분할 때 읽으시면 꼭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에 위안을 받을 지도 모르겠어요.
2. 고풍스러운 표지를 디자인하신 윤정우님의 안목.

불호: 1. 현실에서도 ‘미친 사람‘, ‘미쳐가는 사람‘, ‘미칠 것 같은 사람‘이 넘쳐나는 데 소설까지 ‘미쳐있는 사람‘들이 등장하기에 읽게 되시면 우울해질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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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5-24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문단 나누기 좀..

물고구마 2017-05-24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바일로 입력한 것이라 그런지 너무 길었나봅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