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간다
이인휘 지음 / 창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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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에 이인휘작가님의 소설집 「폐허를 보다」를 읽었는 데 이 작품으로 만해문학상을 받으신 거 늦었지만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번에 새로운 장편소설「건너간다」가 출간되어서 읽어봤는 데 비정규, 계약직 노동자들의 인권이 유린당하고 소중한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모습이 여과되지 읺은 채로 등장하여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남의 일 같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도 먹고 살기 위해서 아니라는 것은 잘 알지만 어쩔수없이 묵묵하게 일을 하시는 분들, 부당한 대우에 맞서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 싸우고 있을 사람들, 물론 좋으신 분들도 있지만 노동을 제공하는 노동자들의 인권을 무시하고 충분히 누려야할 권리를 누리지 못하게 하는 악덕 사장들이 없어지지 않고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참담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태어나기 훨신 전인 1980년대, 제가 태어나고 한참 자라던 1990년대, 그리고 6일 전까지 우리나라의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플래카드를 들고 부당하고 참담한 현실에 맞서 싸우고 있을 때 저는 그저 분명히 현재의 모습이 한참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내가 먹고 살기 힘들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잘 모른다는 핑계거리를 삼아 마치 나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일인 것처럼 외면하였다는 것이 너무 부끄러웠어요.
아내가 아파 병원에서 오랜시간 치료를 받고 기적적으로 건강을 되찾고 그 걸로 인한 빚을 갚기 위해 호떡과 핫도그를 만드는 공장에서 일을 하는 작가님이자 「건너간다」에서는 정해운이 깨끗하지 않은 환경을 지닌 공장에서 충분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들을 지키지 않는 사장때문에 고통을 받고 국정원에 불려갔다는 이유만으로 간첩으로 오인받아 해고위기에 놓여있는 모습이 차라리 이 것이 소설이었으면 100% 작가님이 만들어내신 허구였으면 바랬습니다.
「건너간다」를 읽으면서 지금도 비정규직이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제 모습을 마주봤어요.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은 4대보험도 적용되고 시급도 최저임금에 가깝게 주시던데 제가 2008년 여름에 1달 반동안 제주도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S호텔에서 실습을 받으며 일을 할때 실습생이라는 명목으로 하루에 1만원씩 받았고 일하던 도중에 제가 내향성발톱으로 고생할 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으며 오히려 저를 짐짝 취급했던 것이 생각이 났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구두를 잘못 고른 제 잘못도 있었고 같이 일하던 친구들에 비해 유난히 못했던 것도 있었지만) 너무 힘들고 억울해서 노동청에 제 사연을 올릴까도 했었지만(그 것을 본 친구의 만류로)못했고 실습이 종료되기 전에 진단서를 제출할 때 조차 그런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가웠습니다. 그리고 실습이 끝나고 학교생활을 할 때에도 저의 행동이 아주 잘못된 행동이라도 된 양 저를 질타하고 무시하던 친구들의 눈빛과 말들이 저를 힘들게 했었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딴 곳으로 새어나갔네요.
한 나라의 대표였던 사람이 불명예스럽게 떠난 지금, 아직 끝이 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 실감나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왔듯이 지금 이 어두운 현실에서 다가올 빛으로 가득할 내일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건너간다‘는 것이겠지요.
저 역시 건너가고 있습니다.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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