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사 기담
양진채 지음 / 강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첫 소설집「푸른 유리 심장」을 내신 양진채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변사 기담」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오로지 영상만 있는 무성영화의 연행을 하며 영화의 소리를 입힌 변사 윤기담이 변사가 없이도 소리가 나오는 발성영화가 외국에서 처음 등장하고 마침내 국내에서도 발성영화가 나오면서 자신의 입지가 점차 줄어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한탄도 하고 또 수긍을 하며 변사로 살아갔던 삶을 그려나가지 않을까 했었는 데
사실 그러한 모습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타의로 인해 변사로서의 삶을 더이상 이어나기지 못하고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었는 데 자신이 거둬들인 딸 선혜(사실 홍란과 기철사이에서 낳은 딸이었으나 워낙 몸이 약해서 기담이 키우고 있었고 기담의 호적에 올린 것.)의 셋째아들의 아들이자 증손자인 영화를 만든다는 정환이 기담이 사는 집에 와서 아예 눌러 앉을 때부터 아니, 더 정확하게는 정말 잊은 줄 알았고 죽을 때까지 절대 생각나지 않을 것 같던 자신의 인생을 바꿔버린 정애이자 묘화인 그녀로부터 온 편지로 인해 변사로 살아가던 자신의 모습을 회상하게 되는 데 그저 시골에 살며 배운 것이 없어 예술이나 문학, 심지어 일본의 식민지인 우리나라르 되찾겠다는 마음도 크게 두지 않고 오로지 목소리로 여러사람이나 상황을 흉내내던 기담이 어린 시절 물속에 빠졌을 때 구해주던 묘화로 인해 가슴이 뛰고 그 묘화를 위해 어쩌면 위험하고도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뒤바뀔 수도 있는 일을 하게 되고 그 결과로 변사로서의 삶을 포기해야했지만 그래도 묘화이자 정애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기담이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여전히 사랑해주는 기담을 역시 사랑하지만 자신으로 인해 변사로서의 삶을 포기해야하는 기담을 끌어들인 죄책감으로 떠날 수 밖에 없는 정애도 안타까웠습니다.
만약에 기담이 정애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있더라면
정애를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더 나아가 정애와 만나지 않고 계속 변사일을 했더라면 마침내 소리가 나와 굳이 무언가를 계속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발성영화가 보급화되는 과정에서 점차 입지가 줄어들고 그 과정을 안타까워하고 한창 잘나갔던 변사로서의 삶을 추억하는 기담의 모습을 보겠지요.
시간을 계속 흐르고 모든 것이 빠르게 사라지거나 시간의 흐름에 맞게 변하거나 또 새로 생길테니까요.
아무 것도 모르며 그저 순리에 살고 있는 제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그 사람으로 인해 내 삶이 송두리째 뒤바뀌고 어떠한 결과를 얻을 지는 알 수 없겠지만 만약 그런 사람이 제 곁에 온다면 저는 어떻게 해야할지 또 그 사람을 제가 알아볼 수 있을지
「변사 기담」을 읽고 잠시나마 생각을 해봤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