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김혜나 지음 / 광화문글방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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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서 전부였거나 전부인 것은 무었이었는 지를 잠시나마 생각하게 해주었던 김혜나작가님의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를 읽어보았습니다.
소설가를 꿈꾸며 소설에 자신의 전부를 걸고 소설이 자신의 전부였던 파란만장한 삶을 살던 25살의 혜정이 대학교 연구보조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 데 그 곳에서 작동조차 될 지 의문이 가는 골드스타,이른바 빨간색 금성전화기를 사용하게 됨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어보게 되는 데요. 고등학교를 3번이나 옮기게 되는 파란만장한 학창시절과 부모님의 별거, 밤늦게 아버지의 눈을 피해 사서함을 만들어 보이지 않는 남학생과 목소리로 대화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추억이나 소설을 쓰기 위해 와인바나 패스트푸드점,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과 배낭여행을 떠났던 기억을 떠올리고 소재가 색달라야 심사위원이 한번이라도 눈길을 준다는 말에 인형 만드는 유난히 굼뜨고 말 느리며 아이라고 부르며 인형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힌 인형사에게 인형제작방법이나 인형을 입양하는 사람들의 특징 같은 것을 물어보려고 했었으나 소설이 써지기는 커녕 소설을 마지막으로 읽어 본 게 언제인지 조차 떠오르지 않는 데 소설이 나의 인생의 전부였고 소설을 쓰지 않으면 살아 갈 수 없다고 여겼는 데 어느 순간 소설가가 되지 않더라도 살 수 있으며 소설을 쓰지 않고 다른 일을 할 수 있고 당분간은 아무런 일을 하지 않아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에는 제가 허무해졌어요.
한때는 저도 작가가 되고 싶어서 글을 조금씩 쓰긴 했는 데 읽어보면 책에서 읽어 봤거나 영화에서 본 내용이나 대사를 일부 가져오는 게 많았고 돈이 안되고 등단하기가 매우 힘들다도 있겠지만 결정적으로 단편이나 장편소설의 길이 만큼 쓰지를 못해 포기하게 되었어요. 또 생각해보니 꼭 작가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무언가 되고 싶었고 그 무언가가 내 인생의 전부이자 내 삶을 조금 더 윤택하게 해줄 것이라 생각하여 무언가에 미친듯이 빠져있다가 어느 순간 알게 되어 포기하게 되는 것이 많았어요. 잠시 후회하기도 했지만 그 뿐이었어요.
저도 사서함 같은 것을 만들어서 상대가 이성이 아니어도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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