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한 폭력의 시대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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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기록자 정이현작가님의 9년만에 3번째 소설집인
「상냥한 폭력의 시대」를 출간하셔서 바로 읽어보았습니다.
예전에 도서관에서 빌려본 적은 있으나 읽어 본 적은 없던 첫 소설집 「낭만적 사랑과 사회」, SBS에서 드라마로 방송되기도 했던 첫 장편소설「달콤한 나의 도시」, 고등학생이던 시절 같은 반이었던 나의 앞 번호였고 잊어버리지 않을 이름을 바꿨던 동창의 사물함에서 보던 두번째 소설집 「오늘의 거짓말」, 그리고 두번째 장편소설 「너는 모른다」까지
저는 이름과 작품만 들었을 뿐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었고 2013년 여름에 나왔던 세번째 장편소설 「안녕, 내 모든 것」이 공식적으로 정이현작가와 만난 첫 소설이었습니다. 그리고 짧은 소설 형식인 「말하자면 좋은 사람」은 다른 소설들에 밀려 보지 않았습니다. 사실, 작년부터 정이현작가님의 소설집이 출간예정이라는 소식을 신문기사로 접했으나 출간되지는 않았는 데 이번에 출간 되어 소설집으로는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조은자씨의 알다브라코끼리거북인 바위와 절대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항상 있어주는 고양이인형 샥샥이 그들 사이에서 조금씩 조금씩 늙어가는 나(미스조와 거북이와 나)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홈쇼핑에서 할인행사로 구매한 프라이팬의 뚜껑이 폭발하고 그의 아들이 여자친구를 임신시키고 그 여자친구가 아이를 낳았으나 너무 빨리 태어나버린 탓에 위급한 상태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녀들(아무 것도 아닌 나), 이복형의 은밀한 제안에 휘말리게 되어 결국 망가져가는 그녀(우리 안의 천사),
재일교포인 그녀가 20여년전의 영어를 못하였으나 한국말을 잘하고 공기놀이를 잘하던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Korea 국적의 소녀(영영, 여름)를 추억하고 새롭게 이사장이 된 그에 대한 미묘한 감정을 갖고 한때 사랑이었던 사람의 부고를 듣는 25년 근속 중인 고등학교 교사(밤의 대관람차), 시세보다 매우 저렴한 집에 이사를 가게 되었으나 전에 살던 사람이 집에서 죽었으며 쓰레기, 악취투성이었던 집에서 평생토록 살아야 할 부부(서랍 속의 집), 스포츠댄스동아리에서 만났던 생기넘쳤으며 언니라고 부르던 그녀의 아이가 다니고 있는 유치원의 보조교사(안나)까지 일곱 편의 단편 속에 있는 인물들이 표지에 나와있던 다세대주택 혹은 아파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웃들이어서 친숙하면서도 그 이웃들의 생활이나 상황들을 한집씩 의도치않고 은밀하게 엿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이현작가님의 작품을 많이 접해본 것이 아니어서 사실 읽기는 어렵지 않았는 데 막상 묶어서 이야기하려고 하니 쉽지가 않았습니다. 다른 북플지기님처럼 세련되면서도 냉소적인 면도 느꼈습니다. 앞으로 자주 접해보고 싶습니다.
지금, 여기,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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