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윤고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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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고은 작가님의 작품들을 보면 다양한 직업군을 가지고 다양한 주제, 다양한 장소를 바탕으로 진행되며 우리에게 친숙한 이야기를 다루거나 조금은 생소하고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곧 등장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데 정말 광범위하게 글을 쓰시는 것 같아 부럽습니다. [1인용 식탁], [알로하],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이 세편의 소설집에는 어느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정말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있으며 미모의 작가님과 더불어 소설집의 표지도 예뻐서 궁금했었는 데 이번에 나온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에서도 예쁜 표지와 함께 8편의 다양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떼인 돈을 받으려 했으나 무거운 된장 2통만 가지고 온 아버지, 다른 사람들은 조금씩 돈을 돌려받았으나 오히려 축의금으로 벌금으로 돈을 줘버리는 아버지를 대신하여 떼인 돈을 받을려다 받지 않고 된장 2통을 떼어 먹은 아버지보다 한 살 아래이자 회사동료를 찾아 준 남자에게 주고 남자도 웃으면서 받는 이야기(된장이 된)가 재미있었고 X-ray대신 Y-ray로 결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포착되는 것(Y-ray, 그런데 저는 X-ray로 제목을 처음에 봤었고 읽어보니까 제목이 Y-ray인 걸 알았습니다.)이나 넓은 마당과 정원이 있는 집의 주인이 `개`라는 것과 그림을 전시한 뒤에 예외없이 그림 그린 작가가 보는 앞에서 불태운다는 것(불타는 작품)도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의 저자인 박태원이 2010년대로 와 자신의 집이 있던 곳에서 소설가 박태원처럼 관광객들에게 안내하고 나중에는 「날개」를 쓴 이상이 되었다는 것(다옥정 7번지, 최근 6개월안에 이상과 관련된 소설을 많이 접한 것 같아요.)도 기억에 남지만 표제작인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가 인상적이었어요.
울룰루에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난 유명한 양말브랜드 홀튼의 사장을 만나러 약속된 차를 타고 떠나려했으나 잘못타게 되었었는 데 알고보니 목적지가 울룰루였고 가는 도중에 나이든 운전자가 연식이 오래된 차와 자신의 형에 관한 추억을 상기하고 얼떨결에 히치하이킹하게 된 그녀도 우연히 만난 룸메이트 위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데 마음이 아팠어요. 위키는 그녀를 보고 미용학원에 따라갔다가 같이 살게 되었는 데 허망하게 길거리에서 무리들에게 이유없이 맞고 죽게 되는 데 그의 생존가방에서 그녀와 찍은 사진과 가위가 있었다는 것이 슬펐어요. 그리고 스포일러지만 처음엔 울룰루에 연료가 없어 버려진 차를 찾으려 했다가 우연하게도 찾게 되었고 울룰루에 형을 묻어두고 와야했으며 살아남기위해 악착같이 노력해서 지금의 홀튼의 사장이 된 사람이 바로 그녀 옆자리에 운전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잘 된 것 같아 좋았어요. 그리고 작가님의 말씀처럼 저도 최근에 출근하려고 버스를 탔는 데 57번인 줄 알았고 57번전광판을 보고 탔는 데 상공회의소에서 꺽어서 돌아가야 되는 데 직진하시길래 이상하다 했는 데 알고보니 82번버스여서 내릴까하다 종점까지 갔는 데 정말 다행이었어요. 일하는 곳이 근처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밤에 종점이 동네 위에 있어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흥미로웠어요. 잘못 타지 않았으면 이런 구경도 못했을 텐데 말이에요. 작가님 덕분에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어요. 하지만 저는 작가님의 책을 잘못 골랐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어떤 내용이든 어떤 느낌이 들든 간에 무조건 읽어보고 싶고 당연히 읽어야하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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