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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1
한수산 지음 / 창비 / 2016년 5월
평점 :
작년 7월 유네스크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일본의 인공섬인 하시마섬에서 강제로 징용을 당해 미쯔비시 탄광에서 인권을 박탈당하고 이 지옥같은 세상에 이 지옥같은 곳에 기약할 수 없이 석탄을 캐내는 우리 젋고 젋은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 것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역사소설이지만 정말 `소설`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징병처럼 전쟁에 직접 참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쟁에 필요하는 석탄을 캐기 위해 빠져나올 수도 없는 이 지옥같은 군함도라 불리는 하시마, 그것도 심해보다도 더 깊고 아득한 700m아래의 가스누출과 붕괴위험이 도사리는 갱도에 잃어버린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을 위해 목숨을 걸고 일하는 우리 가엾은 청년들의 절규가 읽고 있는 저의 귀가 생생하게 울리고 있습니다.
제 발로 하시마에 온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꼬임에 빠져오거나 주인공 지상처럼 일본의 앞잡이노릇을 하던 집안에서도 징용을 당하고 아내 서형이 아이를 임신했으나 장남인 형을 대신하여 가게 되고 심지어 조선총독부의 반합법적이고 암묵적인 동의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끌고 가며 우리 청년들을 씨를 말리려고 작정했을 때에는 만약 해방이 되지 않았더라면...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이 끔찍할겁니다.
임급을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그나마 주더라도 전표라 불리는 종이쪼가리를 주고 일을 열심히 하지 않고 게으름 피우면 폭력과 욕설이 자동으로 튀어나오며 만약 하시마를 도망치다 잡혀오면 죽을정도로 맞거나 병신이 되어버리고 바다로 도망치다 죽은 형태를 가늠할 수 없이 불어버린 시체를 본보기로 삼아 썩게 놔두는 이런 잔인한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