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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 고요히
김이설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평점 :
김이설작가님의 첫 소설집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의 수록된 단편의 제목과 같은 2번째 소설집인 [오늘처럼 고요히]를 읽어봤습니다. 제가 김이설작가님의 소설을 읽어본 건 2011년 6월 자음과모음에서 출간한 경장편소설 [환영]인데요. 이 소설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단편이 같은해 겨울 같은 출판사 계간지에 발표한 첫번째로 실린 (미끼)입니다. (미끼)는 아버지가 여성들을 가두면서 폭력하는 모습을 아들이 보고 묶여있는 여성들에게 폭력을 대물림받는 데 송유영이라는 여성PD가 등장하여 아버지를 정확히는 아버지가 아들도 모르게 만드는 미끼(사실 읽으면서 갇혀있던 여성들이 사라지는데 잡은 고기를 절대로 놔두지 않고 먹거나 풀숲에 던져 살지 못하게 하는 아버지의 성향으로 보아 아마 여성들을 죽이고 분쇄기에 갈아서 미끼로 쓰는 것 같아요.)의 비법이 궁금하여 촬영하고 싶다고 아들과 아버지에게 설득하는데요. 심지어 비법을 알기 위해 아버지와의 거래를 하고 아들이 격분하여 아버지처럼 폭력하고 분쇄기에 갈려고 하는 모습에서 2009년에 홀로 영화관에서 봤던 [실종]이 생각났었어요. 그리고 [환영]에서도 강가에 있던 백숙집이 (미끼)에서도 등장하네요. 그리고 이 소설집에서는 여성이 남자에게 성폭력을 당하거나 사랑했으나 버림받는 상황이 많았어요. (부고)의 은희도 생물학적엄마가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받고 장례식장에 가는 데 같이 동거했던 성준이 떠나고 길러준 엄마의 아들에게 성폭행를 당하고 아버지는 그 사실을 부끄러워 함구하고 (폭염)의 화물트럭을 모는 여자와 그의 딸도 만났던 남자의 아이를 가졌으나 남자의 가족들에게서 멸시를 받고 아이를 지우고 (흉몽)의 여자또한 잡화점주인의 아들과 관계를 맺은 것을 들켜 주인에게 얻어맞고 심지어는 아버지에게도 얻어맞는 모녀(한파 특보)등 여성들이 남성에게 폭력을 당하고 버림받는 상황이 많이 등장하더군요. 그리고 남편이 출처도 모르는 돈을 가지고 와서는 정신을 놓거나(흉몽) 사랑보다는 단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차원적인 `필요`로 인해 결혼했다 다른 여자의 아이를 갖게 만들어 헤어지자고 요구하고(비밀들) 자신이 아내를 다치게 했다는 죄책감을 가지며 그저 책임을 져야한다는 마음으로 살다 아내가 자살하게 되고(복기) 혼자 책임을 떠안고 자식들과 아내와 늙은 어머니를 두고 혼자 자유의 몸이 된 남편, 그 남편이 떠나자 모든 것을 내려놓은 어머니 그리고 두 딸 사이에 홀로 남겨진 아내가 극단적인 선택(아름다운 것들)을 하는 건 당연한 거겠지요. 마지막에 실린 (빈집)도 새 집을 그 것도 대출을 포함하여 샀지만 오롯이 자신의 집을 아름답고 새련되게 유지하기 위해 인테리어에 집착하는 아내가 동의도 없이 들여 온 자신의 집의 분위기하고는 전혀 딴판인 엔티크풍의 스피커와 남편의 당당한 태도에 격분하는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제가 사랑하는 여자와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여 같은 공간에 살을 맞대고 눈을 맞추며 살아간다고 생각을 했을때 이 소설 속에 나오는 남편들처럼 무신경하고 그저 책임감만 가지고 살지는 않을까 (빈집)의 남편처럼 되지 않을까 무서워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