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 문학동네 시인선 73
고영민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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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시인선 73번째.
고영민시인의 4번째 시집인 [구구]는 모든 시들이 그렇지만 비둘기가 등장하는 표제작인 「구구」외에 다양한 대상을 시로 표현한 것이 많았어요.
버스에 굴러다니는 다마신 박카스 병 「빈 박카스 병에 대한 명상」이나 식당에서 김치찌개를 먹다 우연히 발견한 돼지의 젖꼭지 「돼지고기일 뿐이다」같은 대상들을 시에 등장시키거나 심지어 시인의 이름이 제목인 시「고영민」도 있더군요. 제가 이번에 따라 적어 본 시는 「하모니카 음악학원」입니다.
이 시를 고른 이유는 이 시에서는 화자가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작은형에게 하모니카를 배우는 데요.
저는 형제가 없어서 하모니카를 가르쳐주는 사람 없이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음악 실기평가에 남들이 잘 안하던 하모니카로 「터」를 불러보려고 입술을 여러번 움직였던 기억이 나네요. 비록 떨려서 다 완주하진 못했지만 하모니카의 음계는/도레미파솔라시도가 아니라/도레미파솔라도시/연속 두 번 숨을 들이마셔야 하는 곳이 있다라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았다면 왼쪽에서 아홉번째 구멍이 도라는 걸/도미솔도는 불고/레파라시는 들이마신다는 걸을 알았더라면 남들이 보는 앞에서 더 능숙하게 불렀을 것이고 어쩜 이것만 알면/하모니카는 다 배운 것이겠죠. 그럼 악보를 보지 않고도/ 하모니카를 불 수 있고/작은형의 입술처럼 어떤 음도 더듬어/찾아갈 수 있겠죠. 아무튼 잊고 있던 추억을 떠올리게 되어 정말 시인에게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열심히 보고 적었는 데 좀 젖었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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