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의 목소리 문학동네 시인선 71
최문자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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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시인선 71번째. 최문자시인의 [파의 목소리]는 표지색부터 파를 연상시키는 진한 녹색이라 아주 알싸할 것 같았어요. 표제를 연상시키는 「파밭」과「사과처럼」, 「사과꽃」, 「사과보다 더 많아」, 「해바라기」처럼 식물을 소재로 하는 시들도 좋았지만 제가 선택하는 시는 「2013년」이라는 시입니다. 이 시는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로 구성되어 있고 (봄)의 수없이 아파서 수없이 고쳤다 한 번도 부르짖지 못하고 고치기만 했다/ (여름)의 잃어버리기만 했다 ••• 매일 푹 잤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겨울)의 기어이 내게서 하차하려는 그들에게 안녕을 연습했다등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어요. (가을)의 절뚝거리다 까르르까르르 넘어간 풍뎅이 한 마리와 교회 간 사이 어제로 까르르까르르 넘어가버린 남편등 (봄)에 폐를 잘라내고 (여름)에 2400만원을 보이스피싱에게 사기당하고 (겨울)에 나에게서 떠나가는 존재들에게 미리 안녕하는 것을 연습하는 그녀가 마음이 아팠어요. 나에게 2013년은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을지 생각해보게 되는 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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