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를 보다
이인휘 지음 / 실천문학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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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사회가 공평하지 않고 서로 잇속챙기기 바쁜 속에서 `갑`의 입장에 있는 사람이 `을`의 입장에 있는 힘없고 잘 모르는 사람들을 이용하고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것들을 보장해주지 않고 착취, 유린하는 모습들이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5편의 소설이 실린 [폐허를 보다]를 읽었는데 작가님의 아내분이 많이 편찮으셔서 아내를 지키기 위해 글쓰기를 중단하시고 소설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합판공장(공장의 불빛)과 핫도그를 만드는 식품공장(폐허를 보다)에 직접 일하시는 등 지극정성으로 보살피신 덕분에 지금은 건강이 좋아지셨다는 것에 제가 더 기쁘네요. 사실 이 작가님의 작품을 읽어본적이 없었고 이 소설이 [날개 달린 물고기]가 출간되고 10년만에 출간된 것이어서 저에겐 조금 생소한 작가님이었어요. 비정규직철폐를 외치며 분신한 이용석의 이야기를 소재로 소설을 쓰려 지내던 만해마을에서 만해 한용운에게 푹 빠져버리는 자신을 발견(알 수 없어요)하고 최집사가 자신을 내쫓으려는 사장에 맞서다 목을 메고(공장의 불빛) 군사독재에 맞서다 분신한 박영진과 온갖 고문을 받고 어린아이처럼 되어버린 윤세진을 자신이 죽게 만든 것 같아 자책하다 쓸쓸히 죽은 이강산(필명 강이산)이나 암으로 남편을 잃고 식품공장에서 일하다 굴뚝에 올라간 정희(폐허를 보다)등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세상과 사회에 맞서는 약자이자 `을`의 입장에 있는 인물들이 나오는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단편이 버스안내원, 전자공장에서 일하며 `을`의 입장에 있던 얼굴에 큰 점이 있던 여홍녀가 최승주를 만나 딸 최하늘을 낳고 살아가다 억대의 보험을 가입하고 죽게 되는 (그 여자의 세상)이었어요. 이 소설집을 관통하는 힘없고 그저 열심히 일한 것밖에 없던 노동자들이 `갑`인 회사와 공장 더 나아가 사회를 맞서 공평하고 깨끗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우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반면에 제가 (그 여자의 세상)에서 느꼈던 것은 태어날 때 부터 가족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 여홍녀가 가족에게 짐이 되기 싫어 다니게 된 공장과 회사에서 유린, 노동을 착취당하고 몸까지 팔게 되는 상황에서 자신을 사랑해주는 최승주를 만나 딸 최하늘을 낳고 딸에게 자신의 어두운 과거때문에 딸의 삶에 영향주기 싫어서 이사를 하고 자신도 술집을 정리하고 공장에 들어가 용접을 하고 용접기능사자격증도 따고 거액의 보험을 들어놓는등 남편과 딸을 많이 사랑하는 모습이 아름다웠어요. 어떻게보면 평범한 것이겠지만 제일 인상 깊었고 그런 딸과 남편을 두고 세상을 떠났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많은 여운이 남는 소설입니디. 아무쪼록 아내분이 많이 건강해져서 다행이고 더 많은 작품들로 만나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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