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내성적인
최정화 지음 / 창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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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전에 받아서 바로 읽었어요. 2012년에 (팜비치)로 등단하신 최정화작가님의 첫 소설집인데 총 10편이 실렸어요. (그런데 10편들이 제가 읽었던 단편치고는 조금 짧은 편이어서 그런지 300쪽을 넘을 줄 알았는데 275쪽 정도 되네요. 하지만 손홍규작가님의 [그 남자의 가출]에서 봤지만 이 작품에도 책의 디자인이 참신해서 좋았어요. 단편마다 그에 걸맞는 이미지를 채택하셔서 좋았어요.) 읽고나서 초록창으로 검색해보니 눈 가리고 책 읽는 당 2기에 선정되어 미리 읽어보셨던 분들이 계셨더군요. 뭐랄까 이 소설집에 나오는 인물들이 집착을 하거나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는 평도 있었고 10편의 단편의 편차가 좀 있다는 평도 있었는데 읽은 저 역시 몇몇 주인공은 조금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였고 작품 자체가 수준이 낮거나 별로라기보다는 조금낯선 느낌이 드는 작품들이 있더군요.
처음에 실렸던 (구두)는 3주동안 아내대신 가사도우미를 하려고 면접보러 온 남편을 잃은 여자를 아내가 자기 자리를 빼앗을까 의심하고 (오가닉 코튼 베이브)는 건강보조식품을 자주 사던 약국의 약사와 결혼하고 요가와 유기농에 관심을 갖고 그 것에 미친 사람처럼 열심히 하다 후꾸시마(창비는 외래어표기가 유독 다른 출판사에 비해 발음에 유의하여 표시하더군요. 처음엔 당혹스럽기도 했는데 이제는 이 표시가 창비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것 같아 책을 펼쳐보면 그 표시부터 찾게 되더군요.)에서 만든 인형에 손대지도 않은 여자가 등장하고 교통사고로 앞니 6개가 빠져 틀니를 하게 된 남편이 틀니때문에 성격이 변하고 술을 자주 마시고 틀니를 빼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될 예정이고(틀니) 소설가가 자신의 집에 잠시 머무는데 소설을 보여주고 품평하는 등 친밀해졌다고 생각했으나 배신감을 느껴 싸인회를 하는 곳에서 소설가에게 소설가의 책과 소설가가 남기고 간 종이칼을 내밀지 고민하는 여자(지극히 내성적인 살인의 경우)는 조금 무서웠어요. 부인도 아닌 돈 받고 같이 사는 여자가 거짓말에 뒤늦게 눈을 뜨기 시작해 끝없이 거짓말을 늘어놓거나(홍로) 여자를 돈보고 만나는 남자가 여자의 가족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언니의 대머리를 보고 밑도 끝도 없이 웃어버리는등(대머리) 정말 아름답지 못한 관계를 가진 인물들도 나옵니다. 솔직히 상어튜브를 가지러 가는 남편이 나오는 작가님의 등단작인 (팜비치)는 읽었는데 낯선 느낌이 들었고 체육시간에 뜀틀을 넘다 다쳤는데 알고보니 임신한 딸과 기자인 아빠가 나오는 (타투)는 결말이 의아했고 하이데거의 파란색 5cm두께를 지닌 책을 장식용으로 구매하다 다른 사람과 달라보인다는 말에 읽게되는 현존재라는 닉네임가진 여상나온 아내(파란 책)의 이야기는 다른 단편보다 유독 짧은 것 같았어요. 그리고 가면 갈수록 집이 넓어지는 다세대 주택(집이 넓어지고 있어)의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실었어요. 작가님의 책을 읽은 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은 무엇이 크게 균열이 일어나고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결코 작가님이 실패하신것은 아니라는 것만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런데, 제가 쓰는 글이 조금 이상하게 보여지기 시작한 것은 왜 그런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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