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마리아 못된 마돈나
박초초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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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굉장히 두꺼운 책이었는데 재미있었어요.
일본인지만 조선에 호의적이면서 어릴때 함께 지내던 조선여인으로 추정되는 시라렌을 찾으러 조선까지 오게 된 다카오카 교이치와 명륜학원에서 유학을 가르치는 영방이 단아한 연혜와 배우 이혜련이자 가디스에서 여급으로 일하는 에렌으로 전혀다른 성품을 한 몸에 지닌 여자를 동시에 사랑한다는 것에 놀라웠어요.
사랑할 수도 있지만 각자 에렌과 연혜와 결혼하여 같이 살고 누군지도 모를 아이가 에렌과 연혜의 인격을 지닌 몸에서 자라는데도 분노하지 않고 공존하며 살아가는 모습에선 솔직히 저는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사랑까지는 그렇다쳐도 결혼을 하고 같은 공간에서 서로 살을 맞대고 심지어 아이가 생겨 뱃속에서 자라는 데도 여자가 수시로 인격이 바뀌며 두 남자를 오가는 것에서 아무리 인격이 바뀌어서 그 전의 기억을 잊어버려도 제가 남편이었으면 속이 좁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이해하기가 힘들었을 것 같아요. 게다가 영방에 입장에서는 아무리 조선에 호의적이라 해도 우리나라를 빼앗은 나라의 사람과 인격은 다르지만 한 몸인 아내를 공유해야 하는 것과 금방 의문이 풀리지만 또 다른 제 3의 인격인 김니나까지... 그저 영방이 요즘 말로 보살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네요. 어쨌든 아이를 낳게 되는 데 아미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그 전에 교이치의 사촌누이인 사치코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져 남자로 부터 버림받고 아이를 지우자고 교이치가 말했으나 사치코의 완강한 의지로 아이를 낳고 교이치가 영방에게 사치코의 아이를 맡기게 됩니다. 이 아이의 이름도 아미라 짓는 데요. 그리고 에렌과 연혜는 만주국 군부대 위문공연에 갔다가 홀연히 사라집니다. 두 남자에게 자신이 낳은 아이를 남겨둔체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그녀의 말 한마디에 잠시동안 충격을 받았어요.
그래도 그녀가 언젠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두 남자를 보며 마음이 아팠어요. 그리고 일본이 패망하자 교이치는 사치코의 아이인 다카오카 아미와 함께 일본으로 가고 영방은 오아미와 함께 부산에 남게 되면서 이야기가 끝나는데 과연 영방과 교이치에게 다시 왔을 까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자신이 낳은 오아미가 있는 영방에게로 갈 것 같지만 그냥 아무에게도 가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 것 같다는 생각도 안할 수가 없네요.
(이건 저의 개인적인 생각인데 박초초라는 이름이 본명일까하는 것과 보통 작가님들이 쓰는 주인공들이 작가님의 실제의 성품을 일부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여기에 나오는 연혜와 에렌도 작가님의 모습을 반반씩 가지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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